미 대선 후보들 이색 선거용품
힐러리, 마크 제이콥스 손잡고
한정판 고급 티셔츠도 출시
수익금은 선거자금으로 쓰여
트럼프표 '강아지 옷', 크루즈표 '폰 케이스', 힐러리표 '요리용 뒤집개', 샌더스표 '아기 탁받이'...
올해 미국 대선 후보들이 내놓은 독특한 선거용품이 주목받고 있다.
후보 이름과 사진을 대문짝한 하게 새긴 멋 없는 티셔츠는 사라졌다.
디자인과 실용성을 겸비한 생활용품으로 유권자를 공략하고 있다.
유세장 전용의 '응원 도구'보다 훨씬 호옵 효과가 크다는 판단에서다.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가장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의류, 머그잔부터 주방용품(앞치마와 두집개 등), 인테리어 소품(쿠션과 액자등) 까지 가장 다양한 상품을 판매중이다.
디자인에도 각별히 신경을 쓴다.
힐러리의 이니셜 'H'를 넣은 상품들은 언뜻 봐선 '선거용'이란 느낌이 들지 않을 정도로 세련됐다.
캔을 차겁게 해주는 홀더에는 'Chillary(차가운 이라는 뜻의 Chilly+Hillary) 클린턴',
열쇠고리엔 'Hil16ry(Hillary+2016)'라는 문구를 넣는 등 재치도 돋보인다.
지난달 중순엔 유명브랜드 '마크 제이콥스' '토리버치'와 각각 손잡고 한정판의 고급 티셔츠도 출시했다.
자신의 취약점인 젊은 층에 어필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공화당 테드 크루즈 후보는 자신의 로고(불꽃)가 들어간 와인잔과 티셔츠 모양의 맥주병 홀더,
휴대폰 케이스 등을 여러 버전으로 판매하고 있다.
샌더스는 최근 연설 도중 새가 연단에 날아들었을 때 상황을 멋지게 활용한 경험을 선거 상품으로 바꿔 내 놓았다.
희망의 상징 파랑새에 자신의 얼굴을 합성한 스티커 'Bridie(Bird+Bernie)를 새롭게 공개한 것이다.
조지타운대 맥더너 비즈니스스쿨의 매를린 교수는 '독특한 선거용품은 지지자의 열정을 높이는 데 유용하다'고 했다.
우리나라는 공직 선거 후보의 얼굴, 이름이 들어간 상품을 금지하고 있지만,
미국은 상대 후보를 비방하는 내용이 아닌 이상 각 캠프가 자유롭게 만들어 팔 수 있다.
수익금은 소액 후원금으로 분류돼 선거 자금으로 쓰인다.
2008년 대선 떄 오바마 대통령은 선거용품 판매로만 4000만달러 수익을 올렸다.
믈품 거래를 통해 지지자들 정보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선거용품을 구매할 경우 후원금을 기부할 확률이 25% 증가한다는 광고전문협회(ASI) 연구결과도 있다.
선거용품 판매 1위는 역시 트럼프다.
미국 최대 홍보물 판매 업체 '카페프레스'의 집계(지난 27일까지 누적) 에 따르면, 트럼프는 5만2566개를 팔아
샌더스(4만6856개), 힐라리(3만4669개), 크루즈(1만8000개)도 나머지 후보를 전부 합친 양의 2배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광고전문협회는 2012년 8억7000만달러였던
미국 선거용품 시장 규모가 올해 10억달러로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화제를 뿌리는 바람에 관광객들까지 구입 행렬에 동참하고 있는 데다,
트럼프 반대자들이 사용하는 등 수요 증가 요인이 많기 때문이다. 워싱턴 김은정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