菜根譚 道心篇 18
魚網之設, 鴻則罹其中, 蟷螂之貪, 雀又乘其後,
機裡藏機, 變外生變, 智巧 何足恃哉?
고기잡이 그물을 쳐 놓으니, 기러기가 곧 그 중에 걸리고,
범아재비가 먹이를 노리니, 참새가 그 뒤를 노린다.
계략속에 계략이 숨겨져 있고, 이변(異變) 밖에 또 이변이 있으니,
지혜와 계교를 어찌 족히 믿으리오?
(要旨) 고기잡이 그물에 기러기가 걸리고, 사마귀가 매미를 탐내는데, 뒤에 새가 있음을 모른다.
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고, 뜻밖에 이변이 생기니 인간의 지혜로는 알기 어렵다.
(해설) 첫 구절은 <시경(詩經)> 패풍(邶風) 신대편(新臺篇)에서 따온 말이다.
「고기 그물 쳐 놓으니 기러기가 걸렸네」(魚網之設 鴻則離之.)
離는 罹와 통자(通字), 이변(異變)이 생겼음을 뜻한다.
둘째 구절은 <장자(莊子)> 산목편(山木篇)과 <설원(說苑)> 정간편(正諫篇)에서 인용한 것이다.
「동산 안에 나무가 있고 그 위에 매미가 있어, 높은 나무가지에서 슬피 울다가 이슬을 마시는데,
사마귀가 뒤에서 노리고 있는 것을 알지 못한다.
사마귀는 몸을 구부리고 매미를 잡으려 하는데, 참새(또는 까치)가 자기 곁에 있는 것을 알지 못한다.」
이익을 추구하느라고 재앙이 제 몸에 닥침을 알지 못한다는 뜻이다.
사람이 만물의 영장(靈長)이라 하지만, 자연의 신비와 변화를 예측할 수 없다.
그래서 경거망동하지 말고, 천성을 다하여 충실하라는 내용이다.
◇ 罹 (리) : 걸리다.
◇ 蟷 (당) : 사마귀.
◇ 螂 (랑) : 사마귀.
◇ 雀 (작) : 참새
◇ 恃 (시) : 믿다.
◇ 蟷螂 : 범아재비. 사마귀.
◇ 機 : 계략.
◇ 智巧 : 지혜와 계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