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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리통으로 고생하는 여성들은 진통제에 의존하면서도 몸에 해롭지 않은지 고민스럽다. 진통제는 별다른 부작용이 없지만 복용 횟수가 늘어나면 자궁내 다른 질환을 의심해야 한다. |
| '앗! 그날이네, 약국이 어디 있지'.
30대 여성 김모씨는 매달 생리 때만 되면 약국을 찾아 헤맨다. 극심한 하복부 통증과 구토증이 동반되고 식은 땀이 줄줄 흐른다. 하지만 진통제를 복용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말짱한 게 신기하다. 그는 하루 세 번, 연이틀 진통제를 복용하면 무사히 한달을 넘겼다는 생각에 안도한다.
김씨처럼 여성들은 생리통으로 진통제를 복용할 때마다 '몸에 좋지 않을텐데'라며 불안해 한다. 하지만 억지로 참기에는 그 고통이 너무 심하다. 생리통과 진통제와의 관계를 알아봤다.
#생리통은 과도한 자궁수축이 원인= 극심한 하복부 통증과 구토, 설사, 변비 등이 생리통의 대표적 증상이다. 진찰 결과 몸에 아무 이상이 없는데도 생리통이 있는 경우가 많다. 이를 '원발성 생리통'이라 부른다.
원발성 생리통은 자궁수축과 관계가 있다. 생리 시작과 함께 '프로스타글란딘'이라는 물질이 분비돼 자궁수축을 유발한다. 수정란 착상을 위해 두꺼워진 자궁내막이 떨어져 나오는 것이 생리. 이 때 과도한 자궁수축이 통증을 유발한다.
생리통이 있는 여성의 프로스타글란딘 농도는 생리통이 없는 여성보다 5~10배 정도 더 높다. 이 물질은 대개 생리 초기에 분비되고 시간이 흐를수록 양이 줄어든다. 생리 첫날이나 이튿날 하복부 통증이 생기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진통제 복용할까, 말까= 그날이 되면 여성들은 진통제를 복용할지 여부를 두고 고민한다. 약을 복용하면 진통은 줄일 수 있지만 '혹여 중독 되지는 않을까'하는 우려에서다.
진통제에는 '프로스타글란딘'의 과잉분비를 억제하는 성분이 들어 있다. 간혹 시야가 흐려지고 두통이나 현기증, 위장 장애를 유발하기도 한다. 이런 이유로 몸에 해로울 것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부작용은 거의 없다.
산부인과 의사들은 생리통이 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라면 진통제 복용을 권한다. 약 복용은 통증이 나타나기 직전이나 시작할 때가 좋고, 주기는 6~8시간이 적당하다.
그러나 진통제를 한가지 종류만 계속 복용하면 인체에 내성이 생길 우려가 있다. 본 메디케어 여성병원 강설미 원장은 "처음에는 한두 알로 통증이 없어졌다가 내성이 생겨 약의 개수가 점점 늘어 나기도 한다. 가급적 4~6개월 간격으로 약의 종류를 바꾸고 용량도 조절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또 위장이 쓰리다고 약을 우유와 함께 복용하는 것은 금물이다. 우유는 약의 흡수를 방해한다. 약을 먹은 후 30분 뒤에 우유를 마시는 것이 좋다.
#"생리통에 적합한 약, 주세요"= 다양한 종류의 약 가운데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할까. 광고에서 흔히 접하는 진통제들은 대부분 두통, 치통, 생리통에 좋다고 알려진 종류들이다.
진통제는 소염 및 진통의 역할을 하지만 체질에 따라 효능이 달라질 수 있다. 생리통에 특정 약이 잘 듣기도 하지만 안 듣기도 한다. 따라서 자신의 몸에 맞는 약을 선택해야 한다.
대부분의 여성들은 약사에게 생리통이라고 말하기를 꺼린다. 그래서 약의 명칭만을 말해 진통제를 구매한다. 하지만 이렇게 말하는 것보다 부끄럽더라도 생리통에 알맞는 약을 달라고 주문하는 것이 좋다.
#결혼하면 낫는다(?)= 생리통을 겪는 여성들에게 어른들이 잘 하는 말이다. 엄밀한 의미에서 생리통은 결혼이 아니라 출산과 관련이 있다.
출산을 하게 되면 아무래도 자궁이나 자궁 입구가 느슨해지게 된다. 따라서 자궁의 수축력이 줄어 들면서 통증 역시 완화되게 된다. 하지만 이는 일반적 가설일 뿐, 현재 의학적으로 증명된 것은 없다.
이와 반대로 나이가 들거나 출산 후에 오히려 생리통이 생기는 여성들도 있다. 갑자기 생리통이 생길 때는 자궁내 질환을 의심해야 한다. 여성의 20~30%가 지니고 있는 '자궁근종'의 가능성이 높다. 이런 경우 진통제보다 원인 제거를 먼저 해야 한다.
일신기독병원 산부인과 설현주 과장은 "진통제를 복용하는 횟수가 늘어나면 자궁내 다른 질환을 의심해야 한다. 병원에서 검사를 해 이상 여부를 체크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