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어고와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입시 관련 유명 사교육업체인 ㈜하늘교육이 "수학능력시험 관련 자료를 불법 입수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하늘교육은 "수능 원자료를 받은 곳은 언론사"라고 밝혀 논란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99년 창립한 하늘교육은 일부 신문방송사들과 손을 잡고 경시대회를 여는 한편, 국제중·자사고·외고 설명회 등을 공동 개최해오며 기자들에게도 초중고 입시와 대학입시 자료를 제공해온 사교육업체다.
"학교서열화 수능자료, 사교육업체가 반복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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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일 오전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의 |
ⓒ 윤근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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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없세)은 18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하늘교육이 언론에 제공한 수능 관련 통계들은 국책연구기관에서 취득한 정보를 부당하게 활용한 의혹이 있다"면서 "교육관련기관의정보공개에관한특례법(교육정보공개법) 위반 가능성에 대해 조사하라"고 교육부와 서울시교육청에 촉구했다.
사없세에 따르면 언론들은 지난 해 1월 1일부터 올해 4월 4일까지 교육문제를 보도하면서 하늘교육이 분석한 자료를 181차례 인용했다. 이 가운데 이 업체가 제공한 수능 분석결과를 활용해 고교 등수를 매긴 보도 등은 모두 54건이었다.
송인수 사없세 공동대표는 "하늘교육은 전국 2303개 고교의 2010∼212년 수능 점수 자료 등을 분석해 언론에 무차별 발표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그 결과 학교를 서열화하는 등 비교육적 행위를 반복하고 있어 2달 전부터 실태를 파악해 불법 의혹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현행 교육정보공개법과 한국교육과정평가원 규정에 따르면 수능 정보를 부정사용하거나 제공받은 자료를 사교육업체 등 제3자에게 제공하면 안 된다.
이와 관련 임 아무개 하늘교육 대표는 기자와 한 전화통화에서 "수능 원 자료에 대한 언론사의 의뢰를 받고 분석을 해줬다. 원 자료는 언론사에서 건네받았다"면서 "수능 자료는 사실 공공연하게 돌고 있는 자료였다"고 말했다.
수능 자료 제공받은 이는 모두 18명, 누가 빼줬을까?반면, 교육당국은 "수능 원 자료를 언론사에 제공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교육당국에 따르면 지난 해 교과부로부터 수능 자료를 건네받은 국회의원은 13명이며, 연구자는 5명이었다. 이런 점에 비춰보면 이 18명 가운데 몇몇이 법규를 위반해 언론사에 제공한 자료가 임 대표에게 흘러들어갔을 가능성이 있다.
윤지희 사없세 공동대표는 "수능 원 자료 유출에 대해 교육부가 불법적 행위가 있었는지 의혹을 조사하고 법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면서 "언론들도 사교육업체의 검증되지 않은 자료를 인용하는 것은 자제해야 하며 앞으로 언론사에 이 같은 뜻을 공식 전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