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마을 환경정리 울력, 명이나물 씨앗 파종
2023년 9월 2일 토요일
음력 癸卯年 칠월 열여드렛날
오늘도 일교차가 꽤나 심할 모양이다.
연일 기록을 갱신하는 이른 아침 기온이다.
어제보다 더 낮은 13도에 머문 산골이다.
안개가 자욱하여 조금 과장되게 표현하자만
한 치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이다. 아침 안개가
심하게 끼면 한낮엔 햇볕이 좋고 더울 것이라는
징조라고 했다. 과학적인 근거가 있는 것인지는
모른다. 옛부터 어른들께서 하시는 말을 들었던
촌부의 기억일 뿐인데 그 현상이 맞는 것 같다.
어찌되었거나 이제 아침으론 이슬이 비가 내린
듯하게 촉촉하다. 계절은 날마다 조금씩 가을을
향해 다가가는 것을 눈으로, 피부로 느끼게 된다.
어제는 아침나절에 마을의 모든 주민들이 나와
진입로 주변의 잡초, 잡목을 베어내고 잘라내어
정리하고, 지나다니는 행인들이나 관광객들이
무단투기로 버리고 간 쓰레기를 치워 정리하는
공동작업을 했다. 이렇게 함께 모여서 하는 일을
울력이라고 했던가? 일년에 두어 차례 실시하는
울력이지만 나오는 집이 거의 정해져 있다. 같은
골짜기에 살아도 얼굴도 모르는 사람이 꽤 많다.
우리 마을은 네 군데의 골짜기가 모여 한 마을을
이루고 있다. 그 중에 도시에서 이주해온 집들이
거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이곳은 설다목이다.
원주민 두 집, 우리처럼 20년이 넘은 집이 서너
집이고 나머지 15~6가구는 최근에 들어와 사는
집들이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에 따르라!' 라는
말을 모르는 것 같다. 마을 일에 협조가 미흡해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사람들이 꽤 많아 협조를
잘하는 몇 집만 모여 마을 일을 하게 된다. 늘상
독려를 하며 부탁까지 해봐도 소용이 없으니 원~
이제는 그들을 비방하고 싶은 생각도 없어졌다.
엔진톱을 들고, 예초기를 짊어지고, 장대톱으로
우리 두 동서는 묵묵히 마을 환경정화를 위하여
열심히 노력을 했다. 우리가 나서서 일하는 것이
차라리 속이 편하니까...
어제 저녁무렵 새로 일궈놓은 밭뙈기에 명이나물
씨앗을 뿌려놓았다. 조금 넓게 네 이랑을 나눠서
평평하게 흙을 고른 다음 흩뿌리기로 씨앗을 뿌려
갈고리로 살살 흙을 덮어주었다. 명이나물은 모든
생육과정이 좀 특별한 식물이다. 다른 작물들과는
달리 씨앗을 받은 즉시 재배를 원하는 밭에 뿌려
놓아야 한단다. 대부분 봄에 씨앗을 뿌리는 것과
다른 것이다. 늦여름, 가을, 겨울을 거치며 씨앗이
단련되어야 다음해 봄날에 싹이 트게 된다고 한다.
지난달인가? 이곳 봉평에서 태어나 지금껏 살고
있는 전기검침원 아우가 명이나물 씨앗 받아놓은
것을 보고는 어서 밭에 뿌리라고 신신당부를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물어봤더니 그 아우 하는 말은
씨앗이 땅속에서 여름날 뜨거운 햇볕을 받으면서
열을 받아야 다음해 봄에 싹을 틔우게 된다고...
어찌되었거나 새롭게 명이나물 밭뙈기 하나를 또
마련했다. 지금 밭에 씨앗을 뿌린 명이나물을 뜯어
먹으려면 최소한 3년은 기다려야만 한다. 이러니
명이나물이 특이하다는 것이다.
첫댓글 땅한뼘만 주세유.
나도 실습좀하게유 화이팅 건강이최고 복된오늘이 되길 ~
공운님!
땅뙈기를
갖고 가실 수 있으시면
잘라 가이소~ㅎㅎ
감사합니다.^^
공동으로 마을
정화 작업을 하셔서
보람있는 주말
되셨겠어요.
덕분에,
처음 들어보는
울력이라는 말도
알게되었네요.
마을 길목을 보니
작업하느라
힘드셨겠어요.
편한 쉬임하세요.
일년에 두어 번을 하는
마을 공동작업입니다.
모두가 참석하면 좋겠지만
안나오는 집이 더 많아서
좀 속은 상하지만 그러려니 하죠.
깔끔하게 치워놓으면
우리도 좋고 지나다니는
많은 분들도 느낌이 좋을겁니다.
감사합니다.^^
근정님!
감사합니다.^^
편안한 저녁시간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