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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미플루와 환각증세간의 상관관계가 입증되었다. 설에 의한 것이 아닌, 23만 6천여명에 대한 환자-교차 연구(case-crossover study) 설계를 적용해 타미플루 복용에 따른 신경정신과적 이상반응(neuropsychiatric adverse events, NPAE) 위험을 평가하고 결론을 내린 것이기에 논란을 잠재우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타미플루 복용 후 환각증세를 보인 후 추락사한 부산의 여중생에 대한 기사가 나온 후, 타미플루와 환각에 대한 상관관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하지만, 일본 후생노동성 보고를 보면, 타미플루 복용과 환각 증세는 상관관계가 있지 않아 보인다. 이상행동자 273명 중 타미플루를 복용한 사람이 27%, 다른 약을 복용한 사람은 33%, 그리고 아예 독감약을 복용하지 않은 사람이 40%의 환각 증세를 보이는 것으로 보고되었기 때문이다.(주1) 따라서 타미플루 복용시 환각을 일으킨다는 말을 하는 것이 근거가 없어보였다.
하지만, 우리나라를 포함한 많은 전세계적인 사례들이 기사화되고 있다. 2018년 12월 22일, 부산에 사는 여중생이 타미플루의 부작용에 의한 것으로 의심되는 추락사 사고가 발생했다. 비슷한 시기에 타미플루를 복용했던 남학생도 환각 증상을 보이다가 7층에서 추락해 부상을 당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식약처에 따르면 2014년부터 환각과 관련된 부작용이 12건이 신고됐었다. 2009년에는 14세 중학생이 타미플루를 복용한 후 “가슴이 뛰고 환청이 들린다”고 호소하다가 아파트 6층에서 뛰어내린 사례가 있다.(주2) 여기에 16개월 된 아이가 타미플루를 복용하고 머리와 얼굴을 잡아 뜯고, 온몸이 활처럼 꺾여서 온 방을 괴로운 듯이 돌아다니면서 악을 쓰는 부작용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주3)
또한, 해외에서도 여러 건의 사례가 보고됐다. 미국 CBS방송에 따르면, 2018년 2월, 미식축구 선수였던 16살의 미국 남자 고등학생이 타미플루를 복용한 뒤 환각 상태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주4) 미국 텍사스에 거주하던 6살짜리 여자 아이도 타미플루를 복용한 뒤 환각을 느껴 창문 밖으로 뛰어내리려 했다는 내용이 보도되기도 했다.(주5) 일본에서도 타미플루를 복용한 아이 12명이 환각과 이상행동과 같은 부작용으로 숨졌다는 사실이 2005년 FDA 보고서를 통해 공개됐다. FDA는 이 보고서에서 “타미플루를 복용한 아이들이 2층 집의 창문에서 뛰어내렸다”며 “다른 한 소년은 타미플루를 처음 복용하고 느낀 환각에 두려움을 느껴 집을 뛰쳐나가 3시간 후에 집에 돌아왔다”고 밝혔다. 부작용 피해는 어린이와 청소년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 국제학술지 ‘임상정신약물학 및 신경과학’은 2015년 사례연구에서 22살 남성이 타미플루를 복용한 뒤 자살충동과 환각, 불면증을 겪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이 문제에 대한 의사와 학자들의 연구가 있지 않을까 찾아보았다. 옳커니. 있었네. 그것도 한국의 학자들이 연구한 결과이다. 2018년 11월 12월에 발표된 논문이니 따끈따근하다.
타미플루가 신경정신과적 증상 위험을 높이는지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는 가운데 타미플루를 복용한 한국인에서 환각 등 신경정신과적 이상반응(neuropsychiatric adverse events, NPAE) 위험이 높은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예상된다.
성균관약대 신주영 교수(약물역학교실)·명지병원 김우정 교수(정신건강의학과)팀이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NPAE를 진단받은 환자군 중 이틀 이내에 타미플루를 복용한 경우 비복용기간과 비교해 NPAE 발생 위험이 1.9배 높았다.
게다가 이러한 위험은 10~19세의 소아·청소년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나 임상에서는 타미플루 처방 시 상당한 주의가 요구된다.
연구팀은 2009~2013년 국민건강보험 표본코호트DB(NHIS-NSC)를 통해 NPAE를 처음 진단받은 23만 6348명 환자 데이터를 확인했다.
NPAE는 최근 문제가 된 환각 증세를 포함해, 편집증, 조현병, 불안, 우울증, 조울증, 자살 생각, 경련 등 주요 신경정신과적 증상으로 정의했다.
NPAE 진단 전 최소 1회 이상 타미플루를 복용한 환자 5322명의 데이터가 최종 분석에 포함됐다. 0~9세는 15.25%, 10~19세는 20.61%, 20~64세는 53.63%를 차지했다.
연구팀은 환자-교차 연구(case-crossover study) 설계를 적용해 타미플루 복용에 따른 NPAE 위험을 평가했다.
환자-교차 연구는 환자-대조군 연구와 달리 동일한 환자에서 치료 전·후의 상태를 비교하는 연구로, 일정 시간만큼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치료 여부에 따른 정보를 얻는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하지 않는 요인들을 완벽하게 보정할 수 있으며 연구에 참여하는 환자 수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를 통해 특별한 외부적 요인이 질병 발병을 유발한 요인인지 판단 가능하다.
이번 연구에서는 NPAE를 처음 진단받은 시점으로 2, 7, 14, 28, 56일 전에 타미플루를 복용했을 때 NPAE 발생 위험을 세 개의 대조기간과 비교했다.
대조기간은 타미플루 복용한 시기를 기준으로 휴약기(washout, 2, 7, 14, 28. 56일)를 가진 뒤 2, 7, 14, 28, 56일 이전으로 설정했다. 아울러 시간 변화에 따른 독감 진단 여부 및 병용 약물 등을 보정해 타미플루와 NPAE와의 연관성을 평가했다.
최종 결과, NPAE 진단 2일 전에 타미플루를 복용한 환자군에서 대조기간 대비 NPAE 발생 위험이 1.9배 높았다(aOR 1.90; 95% CI 1.29~2.81).
이러한 위험은 타미플루 복용을 시작한 시기가 오래된 환자일수록 낮아졌다.
시간에 따른 NPAE 위험은 대조기간과 비교해
△7일 전 복용군 1.32배(aOR 1.32; 95% CI 1.00~1.74)
△14일 전 복용군 1.28배(aOR 1.28; 95% CI 1.03~1.60)
△28일 전 복용군 1.25배(aOR 1.25; 95% CI 1.06~1.47)
△56일 전 복용군 1.13배(aOR 1.13; 95% CI 0.99~1.29) 높았다.
즉 가장 최근에 타미플루를 복용한 환자일수록 NPAE 위험이 높았던 것이다.
타미플루의 NPAE 위험은 연령에 따라서도 차이를 보였다. 가장 위험이 높았던 연령군은 10~19세의 소아·청소년으로, NPAE 진단 14일 전 타미플루를 복용한 군에서 NPAE 위험이 2.27배 상승했다(aOR 2.27; 95% CI 1.22~4.22).
이와 달리 0~9세, 20~64세, 65세 이상 연령군의 NPAE 위험은 각각 1.25배(aOR 1.25; 95% CI 0.78~1.99), 1.13배(aOR 1.13; 95% CI 0.82~1.54), 1.38배(aOR 1.38; 95% CI 0.77~2.47) 높았으나 통계적인 유의성은 없었다.
연구를 진행한 신 교수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NPAE 진단 범위를 광범위하게 설정해 분석한 결과, 타미플루를 최근에 복용했을 때 NPAE 위험이 높아지는 것을 확인했다"며 "타미플루가 NPAE를 유발하는 요인임이 확실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독감 환자는 치료를 위해 타미플루를 복용해야 한다. 타미플루의 양면적인 부분이 있는 만큼 타미플루 치료 후 신경정신과적 문제가 나타난다면 입원하거나 보호자의 철저한 감독이 이뤄져야 한다"면서 "과격한 행동이 나타난다면 다른 약제를 투약하는 등의 방법을 시행해야 한다. 조금 더 강력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Although the potential risk of neuropsychiatric adverse events (NPAEs) upon administration of oseltamivir has been raised in case reports, the association between the use of oseltamivir and the risk of NPAEs is unclear.
We aimed to evaluate whether the use of oseltamivir triggers NPAEs.
We conducted a population-based case-crossover study using the National Sample Cohort data from the National Health Insurance Service in South Korea. From a total of 236 348 incident patients with NPAEs as either a primary or secondary diagnosis, our final case series included 5322 patients with a prior prescription for oseltamivir between 2009 and 2013. Exposure to oseltamivir was assessed during 2, 7, 14, 28 and 56 day hazard periods prior to each patient’s NPAE. Three pre-consecutive control periods were matched using the same time windows. Conditional logistic regression analysis was used to estimate adjusted ORs (aORs), adjusting for time-variant diagnosis of influenza and concomitant medications.
Matched analyses found a consistently increased risk of NPAEs associated with the use of oseltamivir in the 2 day (aOR 1.90, 95% CI 1.29–2.81), 7 day (aOR 1.32, 95% CI 1.00–1.74), 14 day (aOR 1.28, 95% CI 1.03–1.60), 28 day (aOR 1.25, 95% CI 1.06–1.47) and 56 day (aOR 1.13, 95% CI 0.99–1.29) hazard periods compared with use in the three control periods.
This study found that the short-term use of oseltamivir triggers the incidence of NPAEs. Early monitoring of NPAEs may be required when prescribing oseltamivir with careful consideration of the risk–benefit balance of oseltamivir.
출처:
http://www.mo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23567
주1) [팩트체크] 일본에선 금지 약품?…'타미플루 포비아' 어디까지 사실일까 http://news.jtbc.joins.com/html/199/NB11747199.html
주2) "4살 아이 먹였더니 헛소리…" 타미플루 부작용 '공포' http://news.hankyung.com/article/2018122481677
주3) 16개월 아기도 '이상행동'…'타미플루 부작용' 증언 잇따라 http://news.jtbc.joins.com/article/article.aspx?news_id=NB11749000&pDate=20181230
주4) Families raise concern about Tamiflu side effects https://www.cbsnews.com/news/tamiflu-side-effects-in-kids-families-worried/
주5) Girl, 6, Suffers Frightening Side Effects After Taking Tamiflu https://dfw.cbslocal.com/2018/01/12/unexpected-side-effects-tamifl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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