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908 '김현지 뒷배'까지 용혜인 논란… 환영→고심?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논란의 용혜인 성평등가족부장관 후보자 처리 문제로 시험대에 올라서는 분위기다. 당정청 원팀을 내세운 김민석 대표가 선제적으로 용혜인 후보자 지명 철회 촉구를 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부동산 민심 등으로 악화된 여론이 용혜인 후보자 논란으로 업친 데 덮친 격이 될 수 있어서다. 최근에는 관련 논란이 이재명 대통령 측근인 김현지 청와대 제1부속실장으로까지 학산되면서 불길이 번지는 모양새다.
9월 6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이 용혜인 후보자를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로 지명한지 이날로 일주일이 됐다. 용혜인 후보자에 대한 김민석 대표의 판단은 일주일 새 빠르게 변화했다. 지명 당일 김민석 대표는 자신의 SNS에 “역량과 젊음, 진보·개혁 연대의 강화로 상징될 개각을 환영한다”면서 “(이번 개각은) 민생·실용 확장의 당 기조와도 전면 부합한다”고 밝혔다.
김민석 대표는 그러나 지난 9월 3일 당 공식 유튜브 ‘민주당TV’의 ‘민티07’에 나와 용 후보자를 두고 “많은 우려와 비판을 듣고 깊이 생각하고 있다”면서 “이번에 문제가 되는 것은 청문회를 하지 않아도 드러나 있던 사실에 대한 판단의 문제로 통상의 경우와 다른 것 같다”고 했다. 지명 나흘만에 입장이 ‘환영’에서 ‘고심’으로 바뀐 것이다.
김민석 대표 입장이 선회한 것은 여당 중진을 중심으로 한 당내는 물론 진보 진영에서도 용 후보자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비판의 핵심은 용혜인 후보자가 위성정당 편법을 통해 2번이나 움겨쥔 비례대표를 내려놓지 못하고 있다는 데 있다. 송영길 의원은 9월 2일 라디오 방송에서 “장관을 시키는데 국회의원까지 계속하겠다는 것은 누가 보더라도 욕심”이라고 했고, 이광재 의원도 방송에서 “장관을 하고 싶으면 국회의원직을 사퇴하는 게 낫다”고 결단을 촉구했다.
그에 앞선 장혜영 전 정의당 의원은 9월 1일 라디오에서 “반칙해서 얻게 된 페널티를 국민들이 좀 이해해 줬으면 좋겠다? 이게 무슨 궤변인가”라고 직격했다. 문제는 당정청 원팀을 내세운 김민석 대표가 청와대에 용혜인 후보자 지명 철회를 요청하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김민석 대표가 ‘용혜인 손절’을 공개적으로 요구할 경우 엇박자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그렇다고 지지율 하락을 가속화할 수 있는 용혜인 후보자 거취 문제를 오래 끌고갈 수도 없다는 지적이다. 민주당 지도부 한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정치에선 국민이 어떻게 바로보느냐가 매우 중요하다”며 “이런 분위기로 너무 오래가면 당 지지율에도 걱정이 되는 부분이 있다. 청년들의 공정 문제로 튀면 안된다”고 말했다. 민심은 사나워지고 있다.
한국갤럽이 9월 1일 ∼ 9월 3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40%로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20대 지지율은 25%로 첫 20%대로 떨어졌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야권은 전선을 이재명 대툥령 측근인 김현지 청와대 제1부속실장으로까지 넓히고 있다.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김현지 실장이 사실상 V0라는 세간의 인식, 용혜인 뒷배라는 의혹을 아무리 손바닥으로 가리려 해도 다 가릴 수 있겠느냐”고 날을 세웠다.
민주당 상근부대변인 출신 서용주 맥정치사회연구소장이 지난 4일 한 유투브에서 “인사라인이 김현지잖아”라고 말한 것을 두고 국민의힘이 공세에 나서자 민주당이 ‘망상’이라고 일축한 것을 재반박한 셈이다. 서용주 소장은 해당 발언을 농담이라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은 용 후보자 청문회 일정을 추석 직전으로 최대한 늦춰 추석 밥상에 ‘용혜인 문제’를 올리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김민석 대표가 민심의 목소리를 전달해야 한다는 데 무게를 둿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장관 후보자에 대한 사항은)대통령 임명권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에 실제적으로 당 대표라도 할 일이 많지 않다”라면서도 “다만, 당 입장을 간접적으로 청와대에 전달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봤다. 홍성걸 국민대 행정학과 명예교수는 “결국은 청와대가 결정할 문제이지만, 용혜인 카드를 밀어붙일수록 대통령과 민주당에 좋을 게 하나도 없다”라며 “김민석 대표가 어떤 형태로든지 대통령을 설득해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100만명 왔다간 불꽃축제의 씁쓸한 뒷모습
화려한 불꽃이 밤하늘을 수놓았던 '2026 서울세계불꽃축제'가 끝난 다음 날인 9월 6일 오전 8시께.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강공원은 전날의 열기 뒤로 씁쓸한 풍경만 남아 있었다. 이른 새벽부터 환경미화원이 투입돼 주요 보행로의 쓰레기는 정리됐지만 공원 산책로 곳곳에는 짐만 정리된 채 덩그러니 남겨진 텐트와 겹겹이 쌓인 돗자리들이 널브러져 있었다.
한강공원 산책로에 걸린 불법 노점상 영업 제재 등을 알리는 현수막도 무색했다. 일부 텐트 전면에는 '불법 하천점용에 대한 계고통지서'가 부착돼 있었고 취재진이 머무는 동안 한 텐트 주인이 물건을 챙겨 조용히 사라지는 모습도 목격됐다. 개인의 상업적 이익을 위해 공공장소를 선점하고 판매하는 불법 자리 매매의 흔적이다.
축제가 끝난 뒤 한강을 찾은 시민들은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경기 군포시에서 온 곽모씨(42)는 "공공의 공간을 개인의 상업적 이익을 위해 판매하는 건 부적절하다"며 "피해는 불꽃놀이를 보러 온 또 다른 시민들이 고스란히 받는다"고 꼬집었다. 인근 주민 이모씨(38)는 "자리를 판매하는 게 상식적으로 납득되지 않는다"면서도 "틈새시장을 노리는 행위를 강제로 완전히 막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씁쓸해했다.
무료 공공장소에서 열리는 대형 행사의 명당자리 불법 매매와 무단 점유 행위가 끊이질 않고 있다. 현행법상 한계로 처벌이 사실상 어려워 실효성 있는 법적·제도적 제재 수단을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일대에서 열린 '2026 서울세계불꽃축제'에는 경찰 추산 53만명의 인파가 몰렸다. 2000년을 시작으로 올해 22회째를 맞은 이번 행사에 경찰은 지난 9월 4일부터 이틀간 서울 전역에 경찰 인력 4600명을 배치했다.
주최 측인 한화는 임직원 봉사단 등 5000여명의 안전 관리 및 질서유지 인력을 투입했다. 올해 불꽃축제에서 가장 뜨거운 논란은 명당자리 선점과 이를 둘러싼 불법 거래였다. 행사 전부터 온라인 중고 거래 플랫폼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명당자리 판매합니다' '불꽃축제 돗자리 판매합니다' '명당 주차권 판매합니다' 등의 글이 올라오며 수십만원 선의 웃돈이 붙었다.
서울시가 돗자리 일괄 회수 방침을 밝히고 플랫폼 측에 차단 공문을 보냈지만 변칙 거래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문제는 이 같은 자리 거래와 무단 점유 행위를 현행법으로 처벌하거나 제재하기가 까다롭다는 점이다. 지난달 8월 28일부터 암표 판매를 금지하는 개정 공연법 및 국민체육진흥법이 시행됐지만 여의도 불꽃축제는 현행 공연법이 규정하는 공연 범주에 포함되지 않는다.
무료로 개방된 공공장소에서 열리는 행사인데다 자리 선점을 위해 입장권이 발급되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에 암표 관련 법령을 적용할 수 없다. 호텔 숙박권 매매 행위 역시 공연법상 규제 대상에서 벗어나 있다. 현장 단속 역시 법 적용 기준의 모호함 탓에 한계가 명확하다. 하천법상 한강공원 내 무단 상행위와 점유는 금지되고 있지만 24시간 개방된 공공장소 특성상 하루 이틀 돗자리나 텐트를 쳐놓은 행위를 무단 점유로 규정할 기준이 없어서다.
또 무단 상행위를 입증하려면 현장에서 실제로 계좌이체나 현금이 오간 거래 증거를 직접 포착해야만 처벌할 수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한강공원에서 돈을 받고 자리를 파는 행위를 무단 상행위로 보고 과태료를 부과하는 방안이 존재하지만 적발은 불가능에 가깝다"며 "결국 현수막을 걸고 도덕성에 호소하는 계도 캠페인 외에는 실효성 있는 제재 수단이 없다"고 전했다.
현장에서 만난 한강보안관은 "개인 소유물이기 때문에 무단으로 즉시 수거할 수 없어 계고통지서를 부착하고 사진을 남기는 선에서 조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공공장소에서의 무단 상행위를 막기 위해 법적·제도적 사각지대를 메워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명예교수는 "현행 공연법상 암표 규제 대상은 입장권을 발행하는 공연에 한정되고 경범죄처벌법은 오프라인 위주라 법적 사각지대가 크다"며 "지방자치단체 조례를 마련해 단속 근거를 세우는 등 실효성 있는 방지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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