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대

억새

갈대와 억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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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요일 모처럼 집사람과 양평 나들이를 했습니다. 애초의 행선지는 개성집이라는 兩水里의 소박한 맛집이었습니다. 집사람이 『수요미식회』라는 TV 프로그램을 보고 알게 된 모양입니다. 허름한 낡은 집의 밖에는 번호표를 받은 사람들이 가득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푸짐한 도토리 묵과 만두국을 뚝딱 해치우고 난 후, 기왕 먼 걸음을 한 김에 인근 두물머리까지 둘러봤습니다.
두물머리는 兩水里의 순 우리말로 北漢江과 南漢江이 합류해 漢江을 이루는 곳입니다. 北漢江은 金剛山에서 발원하여 철원, 화천을 지나 南으로 흐르는 강이고, 南漢江은 강원도 삼척시 大德山에서 시작해서 영월, 단양, 충주, 여주를 거쳐, 北西로 흐르는데, 바로 두물머리에서 두 江이 만나 漢江을 이룹니다.
과거 양수리 나루터는 남한강 최 상류의 물길이 있던 강원도 정선과 단양, 그리고 물길의 종착지인 뚝섬과 마포나루를 이어주던 마지막 정착지인 탓에 매우 번창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1973년에 팔당 댐이 완공되고 육로가 신설되면서 양수리 일대는 그린벨트로 지정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어로행위와 선박의 건조가 금지되었고, 그 결과 양수리는 나루터로서의 기능을 상실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두물머리의 상징인 400년 되었다는 장대한 느티나무가 저희를 맞아 주었습니다. 한 낮임에도 불구하고 멀리 겹겹이 아스라하게 겹친 산들의 모습이 동양화의 한 폭처럼 다가 와 자연의 운치를 더하고 있었습니다. 이른 아침 물안개 피는 모습은 더욱 장관이어서 영화, 드라마, CF의 촬영지로 각광받고 있다고 합니다.
인근 주차장에서 두물머리를 오가는 강가는 무성한 갈대밭이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문득 평소에 품고 있었던 궁금증이 고개를 들었습니다. “갈대와 억새는 정확히 어떻게 다른 것일까?”
겉 모습은 비슷하지만 억새와 갈대는 전혀 다른 풀이라고 합니다. 『억새』는 마른 땅에 주로 서식하기 때문에 산에 많고, 『갈대』는 습한 곳에서 살기 때문에 냇가에 많은 것이 가장 두드러진 특징입니다.
『억새』의 『억』은 『억세다』는 뜻이고, 『새』는 풀을 의미합니다. 즉, 『억센 풀』이라는 뜻입니다. 반면 『갈대』는 줄여서 『갈』이라고 하는데, 한자로는 노(蘆) 또는 위(葦)라고 합니다. 『작은 대나무』라고 이해하면 될 듯 합니다.
억새와 갈대는 기본적으로 볏과의 여러해살이 식물이지만 다음과 같은 차이가 있습니다. 갈대는 키가 2~3m로 1~2m인 억새보다 훨씬 큽니다. 또한 갈대의 잎은 억새보다 약간 넓고 깁니다. 갈대는 대가 튼튼해서 사람들의 생활용품을 만드는 데 사용되지만, 대가 약한 억새는 잎을 베어 지붕을 잇는 용도로 사용되거나 말이나 소의 먹이로 이용됩니다.
늦가을 골프장을 수놓은 억새의 은빛 물결을 볼 때마다 궁금해서 알아봐야지 했다가 번번히 깜빡 잊어버리곤 했던 억새와 갈대의 차이점이 이제야 비로소 정리된 것 같습니다.
내친 김에 10월 초에서 11월에 걸쳐 전국 각 지에서 열리고 있는 갈대 축제 및 억새 축제를 정리해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