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태풍’ 마와르가 태평양의 섬 ‘괌’을 강타하면서 현지 공항이 폐쇄되는 등 항공 여행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현재 괌을 오가는 항공이 모두 결항됐고 여행 상품도 전면 취소됐다. 무엇보다 괌을 찾은 한국인 관광객 3200여 명의 발이 묶여 큰 피해를 겪고 있다.
26일(현지시간) 업계에 따르면 태풍이 지나간 뒤 현지 당국이 시설 복구에 나섰지만 공항 복구와 운항 재개는 오는 6월 1일 전까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대한공항은 괌 활주로 폐쇄 공지에 따라 괌 왕복 항공편에 대한 결항 조치를 단행했다. 하루 2차례 괌을 오가는 대한항공은 지난 25일부터 26일과 27일까지 3일간 일단 6회 운항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이후 항공편 상황은 괌 공항 상황을 지켜본 뒤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나투어 관계자도 “괌 공항 패쇄조치에 따라 6월 1일까지 괌 여행은 전면 취소된 상태”라면서 “6월1일전 괌 여행 예약 고객들에게는 개별적으로 안내를 마쳤고 현지 상황을 계속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괌 당국은 전날 오후 홈페이지에 “항공편은 현재 운항하지 않는다”며 “괌 국제공항은 비상 조정 센터를 가동하고 복구 작업을 진행 중이며 미 연방항공청(FAA) 교통관제탑과 협력해 현재 인도주의적 지원·화물 항공편은 수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태풍은 괌을 휩쓸고 완전히 지나갔지만 현지 공항이 언제 다시 열릴 지는 확신하기 어렵다. 현재 괌에 묶인 3200여 명의 한국인 여행객들의 경우 오는 6월1일 공항이 열린다고 해도 5일 이상 더 체류해야 한다.
당장 한국인 여행객들은 단전·단수는 물론 호텔이용에 큰 불편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국내 유명 괌 여행 인터넷 카페에는 일부 호텔이 숙박 연장을 거부해 호텔 로비나 연회실에서 하룻밤을 보낸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태풍으로 주택이 부서지는 등 피해를 본 현지 주민들이 호텔로 들어와 숙박하면서 객실이 꽉 차 호텔 측이 기존 숙박객의 체류를 연장해주지 않는다는 전언도 있다.
한 여행객은 “욕조에 물을 받아 놓긴 했는데 물이 안 나오니 세수도 못 하고 너무 답답하다”며 “어제 받아놓은 물은 다 흙탕물”이라고 단수 피해 상황을 전했다.
또 현지 식당이나 상점들이 대부분 문을 닫는 바람에 아이들에게 먹일 음식 등을 구하기 위해 어느 한인 마트가 영업 중인지 등을 묻는 글도 잇따르고 있다.
지병이 있는 모친과 함께 왔다는 한 여행객은 어머니가 상시 복용해야 하는 약이 다 떨어졌다면서 이 약을 어디서 구할 수 있는지 묻기도 했다.
한편 지난 24∼25일 괌을 강타한 태풍 마와르는 4등급(카테고리 4) ‘슈퍼 태풍’으로, 괌에 접근한 태풍 중 수십 년 만에 가장 강한 태풍으로 기록됐다.
시속 241㎞ 이상의 돌풍이 몰아치면서 전신주가 쓰러지고 전선이 끊어져 광범위한 지역에서 정전이 발생했으며 단전으로 인해 상하수도 설비도 작동을 멈춰 다수의 주거지와 호텔 등에 물 공급이 끊긴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