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저녁시간 늦은 퇴근을 하고 아무 생각없이 리모콘을 들고 TV를 켜면 언제나 위대한 탄생이 나타난다.
그럴때 마다 아하, 오늘이 그날이구나.... 하면서도 정확한 요일을 기억하지 못한 내게
방송을 놓치지 않고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김이 감사하다.
어젯밤에도 그랬다.
왠만해서는 전화기를 들고 시청자 투표니 뭐니 하는 적극성이 도무지 없는 내게 손진영은 특별함이 있었다.
나는 어제, 담담하고 담백하게 노래를 부르는 그의 행복한 얼굴을 보면서 감동을 경험했다.
시청자 투표나, 시청자 참여에 관한 안내를 받을 때 마다 저렇게 부지런한 분들도 많구나.... 했었는데
그의 낮은 점수를 보며 안타까운 마음에 전화기를 들고 시청자투표를 하려해도
잘못 된 번호라는 안내만 나오고 결국 투표 참여자도 되지 못했다.
시청자 투표라는 것이 안내 된 번호대로 해도 안되던데 다른분들은 어떻게 그렇게 잘 하는지 모르겠다.
나는 그의 드라마틱하지 않은 편안한 노래를 통해 왠지 기분좋은 메시지를 받는 느낌이었다.
엄청난 가창력을 자랑하는 선곡도 아니었고, 뭔가 기교를 있는대로 보여줄만한 노래도 아닌 듯 했지만
나는 그의 그 편안하고 듣기 좋은 노래가 좋았다.
'사랑해 그리고 기억해'라는 GOD의 노래를 불렀다고 하는데
원곡을 알지 못하는 내게 손진영은 그렇게 달콤하고 감미로운 사랑노래가 있음을 알려 주었다.
그의 노래를 들으면서 참 오랫만에 가슴이 설레임을 경험했다.
이전에 그가 보여주던 모습은 눈물을 참 잘 흘리는 청년의 모습이었다.
그가 비록 심사위원들에게는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지만 나는 그에게 가장 높은 점수를 주고 싶었다.
많은 시청자의 생각도 나와 같았을까?
그는 심사위원들이 준 낮은 점수에도 불구하고 또 하나의 넘어야 할 고비를 거뜬히 넘은 것이다.
아침에 그의 노래를 다시 한 번 듣기 위해 찾아보지만 아직은 그부분의 동영상이 보이질 않는다.
위대한 탄생에는 여러사람의 전문심사위원이 있다.
그 중에서 유독 내 시선을 끈 사람이 김태원이다.
예전에는 그분에 대해 별로 아는 것이 없었으며 그를 제대로 알게 된 것이 지난해 가을부터인 것 같다.
부활이라는 그룹에 대해서도 나는 잘 몰랐으며 특히 차림새부터 특이한 그가 내겐 별로 시선을 끌지 못했다.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했다는 '남자의 자격'도 한번도 보지 못해서 박칼린도 뒤늦게야 알게 될 정도였으니....
그런데, 뒤늦게 알게 된 김태원이라는 분의 이야기는 들을수록 가슴에 와 닿을 때가 많다.
아들의 말에 의하면 그의 기타와 음악 사랑은 정말 대단하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가보다..... 했었는데......
그가 자신의 멘티들에게 하는 말은 늘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그의 말들은 길고 진한 인생역정을 거쳐 온 사람처럼 조용한 힘이 있다.
그는 무한신뢰가 담긴 담백한 사랑고백을 통해
어린 멘티들에게 가능성과 자신감을 심어준 듯 하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자신의 모자라는 부분과 아쉬운 부분, 치명적인 단점이 되는 부분까지.....
대부분의 경우, 자신의 약점은 스스로가 가장 잘 아는 경우가 많다.
누군가가 아프고 따거운 지적을 하지 않아도 이미 스스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정말 몰라서 오류를 범하는 경우의 잘못은 극복하기가 좀 더 쉬울 수도 있지만
알고도 제대로 그 문제를 극복하지 못하는 경우가 더 사람을 힘들게 하기도 한다.
그런 맥락에서 본다면 김태원은 자신의 멘티들에게 질책 보다는 깊은 신뢰와 사랑을 먼저 느끼게 한 후
그 힘과 그 격려로 그들이 스스로의 단점을 딛고 일어설 수 있도록 힘을 실어 준
지혜로고 인간적인, 무한 신뢰를 보여주는 절묘한 멘토의 모습을 보인 것이 아닌가 싶다.
가끔 그가 던지는 말들은 늘 따뜻했다.
독설가도 때로는 필요하지만 그보다 더 힘이 되는 것은 따뜻함이 아닐까 싶다.
가슴 밑바닥에서 새싹을 움트게 하기 위해 긴 겨울을 보내는 씨앗 하나처럼
우리들의 가능성 또한 발아하기 위한 긴 세월이 필요하리라.
움을 틔우고 싹을 틔게 하는 것은 현실적이고 사실적인 독설이나 무서운 지적이 아니라
따뜻한 온기를 느끼게 하고 그 온기가 씨앗의 결정적인 부분에 전달된다면 어느 새 두꺼운 껍질을 열고
그 힘으로 새싹은 돋아나는 것이 아닐까 싶다.
나는 손진영의 어제 그 노래를 다시 한 번 더 듣고 싶다.
자꾸만 잠이 쏟아지는 순간들을 극복하며 그가 탈락하지 않기를 바란 나의 기도가 통한 어젯밤...
기분 좋은 시간들이었다.
세상이 따뜻하구나 싶을 때, 나는 왠지 행복해진다.
그 행복감은 나만의 것이 아니고
외롭고 고독한 삶을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의 작은 소망이 아닐까 싶다.
따뜻한 격려와 신뢰가 담긴 사랑,
그것이 가장 위대한 힘이 되고 위대한 탄생을 이루는 근간이 되는 것이리라.
첫댓글 세상에 '노래'라는 언어가 있어서 행복합니다.
아이들에게 가끔 만류에도 아유에도 불구하고 저는 온갖 장르의 노래를 불러줍니다.ㅎㅎ
그런데 아들은 가수는 별로 안 좋아하는데 노래를 좋아한다고 뭔가 앞뒤가 안 맞는 말을 하는데...
그래도 노래를 듣는 것은 좋은 거 같아요...그 늠의 바싹한 가슴을 조금은 적셔주는 거 같아서요..
저도 전에 손진영 노래 들었는데 제일 감동적이었어요. 그런데, 성적이 부진해서... 이해가 되질 않았죠!^^
음악,미술 이런거 정말 영혼을 흔들어 놓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