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인상씨는 수정벌과 다양한 미생물, 난황유 등을 활용한 친환경농법으로 토마토를 재배해 연간 3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지역에서 처음으로 친환경을 시도했고, 올해로 14회째를 맞는 ‘퇴촌 토마토 축제’ 역시 그의 구상에서 출발했다. 광주시 친환경연합회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1만6528㎡(5000평) 규모의 하우스에서 토마토 2기작으로 연 매출을 3억원 가까이 올리는 비법을 묻자 그는 역시 ‘친환경’이라고 답했다.
“소비자들 사이에 ‘퇴촌 토마토’ 하면 ‘친환경’이라는 인식이 형성됐다는 것이 가장 큰 수확입니다. 시장 가격의 2배 이상을 주고서라도 퇴촌 토마토만 찾는 소비자들이 있는 것도 그 때문이죠.”
그에게 친환경이란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는 장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상자에 ‘벌이 만든’이라고 써붙여 홍보할 정도로 자랑거리인 수정벌 이용은 과실을 더욱 단단하게 하고 장기간 저장이 가능하게 만드는 장점도 있다. 호르몬 처리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람이 직접 꽃가루받이(수분) 작업을 하지 않아 일손도 절감되고, 경영비도 줄일 수 있다”는 것이 안씨의 설명이다.
수정벌을 이용하면 인공수분보다 결실률이 떨어지지 않느냐고 묻자 “벌이 왕성하게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면 된다”고 조언했다. 벌은 너무 덥거나 추운 환경에서는 활동률이 떨어지는 만큼 기온이 적당한 봄철, 적정 시간대를 지켜 하우스 내에 수정벌을 투입한다는 것.
친환경토마토 재배를 위해 다양한 미생물을 사용하는 것 역시 안씨의 자랑이다. 연작장해를 줄이고 토마토에 많이 생기는 곰팡이류 병해를 방제하는 등 미생물 사용법은 무궁무진하다.
그는 광주시에서 무료로 보급해주는 6가지 미생물(효모균·광합성균·고초균·KM제·KV제·혼합균) 외에도 착색을 좋게 하는 미생물제도 따로 구입해 사용할 정도로 열정을 보인다. 안씨는 “물을 줄 때 함께 관주하기만 해도 돼 사용도 편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당도 높은 고품질 토마토 생산을 위해 물은 7~10일에 한번, 15분 정도 주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이때 착색용 미생물제는 990㎡(300평)당 5ℓ를 관주한다.
친환경농가의 가장 큰 고민거리인 병충해 방제는 난황유로 해결했다. 양계장에서 깨진 달걀을 저렴한 가격에 사와 한 판당(30개·노른자만 사용) 식용유 1.8ℓ, 물 600ℓ의 비율로 혼합한다. 여기에 안씨만의 비법인 식소다(20g)도 첨가한다. 그는 “이렇게 하면 특히 균에 의한 병해를 막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귀띔했다.
이밖에도 병해 예방을 위해 검증된 모종을 구입해 재배하고 있다.
토양관리도 빼놓을 수 없다. 목초탄을 이용해 토양에 미네랄을 공급해주는 것. 밑거름으로 이용하는 목초탄은 660㎡(200평)당 70㎏을 고루 흩어 뿌려준다. 목초탄은 연작장해를 막고 토양을 개선하는 데 뛰어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친환경자재다.
지역농업을 이끌어온 선도농가인 안씨는 “토마토 재배농가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이대로 안주해서는 안 된다”면서 “홍수출하 때를 대비해 막걸리 제조업체와 ‘퇴촌 토마토 막걸리’ 제조를 위한 수매 관련 업무협약을 했다”고 밝혔다. 또 앞으로 토마토 가루 제품을 상품화할 계획이다. 그는 “건조·저장한 토마토를 가루로 만들게 되면 각종 요리에 널리 사용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출처 농민신문 광주=김다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