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ㅡ 식물도 말을 한다
이상헌ㅡ 방송작가/칼럼니스트/시인
서울시 용산구에 있는 세계일보 강당 뒤쪽에 큰 화분 2개에 2m가 넘는 행운목이 심어져
있었다. 그런데 하나는 상태가 비교적 괜찮았고 또 하나는 죽은 것 같아 전문가에게
물어보니 하나는 죽었고 하나는 살아있다고 했다. 그러나 내 느낌에는
한겨울에 관리가 잘 안 되었던 것이지 죽은 것은 아니어서 사랑을 주면 살아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어려서부터 의사가 포기한 25가지 병과 동고동락(同苦同樂)하며 살아왔기에
병든 사람이나 약한 동물을 보면 남처럼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자주 만나는
차준영(현재 부사장) 씨에게 "누가 화분을 관리 해주었으면 좋겠다."고 하니
편집국장 기사가 상주하니까 부탁하겠다고 했다. 기사는 수시로 물을 주고 영양제도
주어 화초 살리기에 동참했지만 5월이 되고 6월이 되었는데도 전혀 반응이 없자
모두 포기하라고 했다. 그러나 나는, 끈기를 가지고 정성을 다해 달라고 부탁했는데
7월이 되자 싹이 조금씩 나기 시작하더니 8월이 되자 힘차게 잎이 자라나기 시작했다.
그러나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이것이 아니다. 그동안 멀쩡하다고 생각되었던
다른 화분은 무관심 속에 죽어 버렸고, 죽었다고 했던 것이 살아난 것이다.
하찮은 식물도 사랑을 필요로 한다는 것을 행운목이 말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에서 있었던 얘기다.
외딴집에 살인강도가 들어와 노파를 살해하고 귀중품과 돈을 가져갔다.
그런데 목격자가 없고 그 방에 선인장이 있었는데 화분이 부서져 있었다.
용의자를 잡아 심문해도 자백을 하지 않아 목격자를 찾다가 담당 형사가 무릎을 쳤다.
'목격자는 선인장이다. 선인장에 거짓말 탐지기를 붙여 놓고 용의자를 보여 보자.'
처음에 몇 명의 용의자를 보여도 반응이 없었는데 나중에 한 용의자가 들어오자
바늘이 심하게 요동쳤다. 선인장은 범인을 알아본 것이다.
결국, 용의자는 순순히 자백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지난 칼럼에 등장했던 서양화가 채희철 씨는 사고로 한쪽 팔을 잃었지만 남은 팔로
붓 대신 나이프로 그림을 그리는데 아주 잘 그린다. 그는 골목에 남들이 죽었다고
내다 버린 화분을 모두 주어다가 화실에 두고 살리는 것으로 유명하다.
분갈이하고 때에 맞춰 물을 주며 좋은 음악을 들려주면서 끊임없이 대화하는 데,
영이 맑은 그는 화초의 말을 알아 듣는다. "화초도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 듣고 반응합니다. 꽃이나 사람이나, 사랑은 중요한 요소지요."
그의 화실에는 무성하게 자란 화초가 가득하다. 그는 누구를 비판하거나 원망하지도
않고 욕도 하지 않는다. 누가 남을 욕하거나 비난하면 알아듣게 주의를 준다.
언어 생활은 100% 순수 그 자체다. "좋은 말에서는 좋은 파장이 나오고
악한 말에는 악한 파장이 나오지요. 남을 욕하고 비난하면 제일 먼저 자기가
영향을 받습니다. 그것을 모르는 사람은 바보짓을 하고 있지요."
요즘 화초와 대화하는 사람이 늘어나는 데, 사랑하는 마음으로 감정을 표현하면
놀랍게도 반응한다. 내가 자주 만나는 칼럼니스트 육혜숙 교수도 그 중 한사람이다.
원래 화초가 잘 죽어 키우기 어려웠는데, 내 얘기를 듣고 사랑하는 마음을 화초에
전달했더니 무럭무럭 자랐다고 사진을 찍어 보내왔다. 그 뿐이 아니다.
한동안 남편의 사업이 힘들어 고전했는데 꽃이 잘 자라면서 사업에도 기적처럼
놀라운 변화가 나타났다는 것이다. 식물이라고 단순한 생명이 아니다.
인간처럼 교감하고 협조하는 위대한 생명이다.
사은(四恩) ---15p
"세상에는 네가지 은혜가 있다. 이것을 아는 자를 인륜(사람의 도리를
아는 인간)이라 이름하고 모르는 자를 축생이라고 한다." (어서 491쪽,통해)
은혜를 알고, 은혜를 갚는 것이 인간의 도리입니다.
<2010년 1월 19일, 전국각부협의회>
은혜를 아는 것은 우리가 무엇을 위해 살아가고 어떤 가치를 창조하느냐를
결정하는 빼놓을 수 없는 요건이다. 은혜를 어떻게 갚으며 행동하는가.
여기에 보은하는 길, 인간다운 증거가 있다.
사은(四恩)에 관해서는 여러 설이 있지만 <심지관경>에는 '부모의 은혜,
일체중생의 은혜, 국왕의 은혜, 삼보(부처·법·승)의 은혜'라고 씌어 있다.
니치렌대성인(日蓮大聖人)은 자신의 스승인 도젠보를 추선하고자
<보은초>를 쓰셨다. <보은초>에는 일체중생의 은혜를 대신해
스승의 은혜를 예로 들고, 자신이 투쟁하는 목적이 "부모의 은혜, 사장(師匠)의
은혜, 삼보의 은혜, 국은(國恩)을 보답하기 위해" (어서 323쪽)라고 씌어 있다.
우리가 지금 이렇게 '생(生)'을 구가할 수 있는 것도 다양한 은혜를 입으며
수호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중에서 가장 큰 은혜는 인간다운 도리,
불법자(佛法者)다운 삶의 자세를 가르치고 이끄는 스승의 은혜다.
스승이 있기에, 거센 파도가 소용돌이치는 현실사회에서도 한치도 어긋나지 않고
전진할 수 있고, 또 스스로 정하고 맹세한 사명을 완수하여 최고로 가치 있는
인생을 보낼 수 있다.
스승과 함께, 스승의 이상을 우리의 이상으로 삼아 자신을 단련하면서
함께 걷는 데에 불법(佛法)의 지은(知恩)과 보은(報恩)이 있고,
자신의 인간혁명과 인간완성의 실천이 있습니다.
사계의 선율 민중의 찬가 ---10p
봄과 함께 마음 생생하게
봄맞이 꽃처럼 빛나며
감사와 커다란 마음으로
일체를 행복의 궤도에 올리는
총명한 지혜의 사람이어라!
여름과 함께 마음 쾌활하게
해바라기와 같이 늠름하게
밝은 승리의 일가를 구축해 가는
태양 빛의 사람이어라!
가을과 함께 마음 상쾌하게
단풍과 같이
새빨갛게 생명을 불태우며
세계와 지역의 벗에게
신뢰와 우정을 넓히는
정열의 사람이어라!
겨울과 함께 마음 당당하게
상록(常綠)의 소나무와 같이
풍상(風箱)에도 태연하게
정의의 기둥으로 서서 흔들리지 않는
신념과 대용(大勇)의 사람이어라!
세계계관시인 이케다 다이사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