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바보들이 돌아왔다.
이원규
한 사람이 떠났다. 보내야 했다.
한 사내가 떠났다. 보내야만 했다.
한 바보가 떠났다. 보낼 수 밖에 없었다.
이른 아침까지 저승새가 울더니
한 시대의 풍운아가 떠나고
한반도의 고독한 승부사가 떠나 버렸다.
잠시 눈길 피하는 사이 한 사나이가 몸을 날렸다.
절망과 환멸의 짙은 그늘아래
쪼그려 앉아 잠시 고개를 숙이는 사이
역주행 한반도의 먹구름 속에서 발만 동동 서로 다른곳을 바라보는 사이
한 사나이가 먼저 온몸을 날렸다.
살아남은 우리 뒤통수에 벼락을 치며 저 홀로 훌쩍 뛰어내리고야 말았으니
이 시대의 마지막 의인에게 부엉이바위는 절명의 벼랑이 되었다.
이 시대의 처음인 혁명가에게 부엉이바위는 생사일여 순명의 성지가 되었다.
그리하여 한사람의 떠나고 또 한사람이 돌아오고 있다.
한 사내가 가고 또 한 사내가 오고 있다.
한 바보가 가고 또 한 바보가 돌아오고 있다.
한 시대의 의인이 가고 비운의 풍운아
고독한 승부사가 가고 순명의 혁명가 노무현이 돌아오고 있다.
단 하나의 노무현이 떠나고
노무현같은 바보들이 하나 둘 돌아오고 있다.
마침내 수십만 수백만 수천만명의 노무현들이 돌아오고 있다.
마침내 수십만 수백만 수천만명의 노무현들이 돌아오고 있다.
첫댓글 그냥 눈물이 나요
아침 댓바람부터 .....
하나 둘 모이는 바보이고 싶네요
이씬님 멋져요~~~
지금바다위에 있는데
저 시를쓴 시인님도 옆에서
웃고 있건만
회오리 치는 물결은
내 맘같기도 하다
콧끝이 찡,,,저도 수천 수만명 중의 한사람이 되고싶어요~~
전...이시인님과 좀 다르지만..진주에서 주최한 추모모임에.초청 혹은 징집되어 공식순서에 두곡..그뒤엔 몇십곡 불렀습니다. 이시인님의 이 시를 알았다면...시낭송 한번하고 노래불렀으면 대박이었을듯ㅋㅋ
읽다보니 그냥 맘이 먹먹해지네요!
카스였다면 바로 멋져요를 눌렀을꺼예요~ 멋진시 또 깊이 감동받고 갑니다.
다시 신발끈을 만지작 만지작 하는 요즘입니다..
상식이 통하는 사회.. 포기하면 안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