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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고민상담소 #9 자기소개서를 잘 쓰려면? http://m.newsfund.media.daum.net/episode/7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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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VS 개그맨 최형만 '독讀화살을 날리다'
지금 내 인생은 야구로 치면 '9회 말 2스트라이크 2아웃'이다.하지만 나는 여행도 자주 가지 않고, 누구에게 잘 묻지도 않는다. 나는 다만 '직독직해'를 하고 있다. 서점이나 도서관에 가서 '직접 독讀서하고, 직접 해解답을 찾는다' - '프롤로그' 중에서
개그맨 최형만, 책으로 세상과 소통하다
저자 최형만은 1987년 KBS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 단국 대학교와 장로회 신학대학원을 거쳐 현재 경희대 경영대학원에서 창조경영 MBA 과정을 공부하고 있다. 서른 즈음 힘든 마음을 다스리고 싶어 도서관에 틀어박혀 책을 읽기 시작한 이후부터, 방송계에서 '책 읽는 개그맨'으로 유명하다. 중년기의 자신을 다시 시작하는 '갱更'년기라 부르며 독서와 공부를 통해 또 다른 인생의 비전을 찾고 있다.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는 명언이 있다. 그는 이 말을 이렇게 바꾼다. '사람은 문제를 만들고 책은 문제를 풀게 한다' 즉 그는 사람들이 책을 통해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우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졌다. 우리들의 인생은 문제집처럼 부록에 해답을 갖고 있진 않다. 발생한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이 해답이 아닐까 싶다. 세계적인 투자가 워렌 버핏도 이리 말했다.
"당신의 인생을 가장 짧은 시간에 가장 위대하게 바꿔줄 방법은 무엇인가? 만약 당신이 독서보다 더 좋은 방법을 알고 있다면 그 방법을 따르길 바란다. 그러나 인류가 현재까지 발견한 방법 가운데 찾는다면 당신은 결코 독서보다 더 좋은 방법을 찾을 수 없을 것이다"
이 책은 모두 6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책은 드림 박스다)에선 최형만이 방송인으로 살아온 이야기를 솔직하고 고백하며 책을 통해 스스로 답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2장(책을 먹어라) 에선 책 읽기가 재미없고 두려운 사람을 위해 저자 특유의 패러디와 접목해 책 읽는 노하우를, 3장(독서 내공)에선 뇌를 이해하고, '엉덩이'로 공부하는 혁명을 제안한다.
또 4장(독특함에 미쳐라)에선 독서로 세상의 흐름을 꿰뚫고 새로운 삶을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가득하고, 5장(위대한 독서)에선 그 시절 개그계에 숨겨진 뒷얘기들과 함께 독서를 통해 삶을 바꾼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6장(책은 인생 사용 설명서다)에선 감추고 싶은 저자의 과거를 낱낱이 보여주며 이젠 독자인 우리들이 변해야 할 때라는 진심 어린 조언을 담고 있다. "배우고 때때로 익히면 기쁘지 아니한가", 이는 공자의 말로 <논어論語>에 실린 글이다. 방송인 최형만은 어둡고 암울한 긴 터널에 빠져 고통의 시간을 보낸 적이 있었다. 이 긴 터널을 빠져나오는 데 그에게 큰 힘이 되었고 지혜를 보태준 것이 바로 책이었다고 말한다.
독서에도 등급이 있다.
정보를 위한 독서,
취미를 위한 독서,
재미를 위한 독서,
그리고 깊은 고수의 독서.
깊은 고수의 독서는 바로 영혼의 독서이고, 거룩한 독서다. 거룩한 독서는 작은 지류를 건너 위대한 사상의 바다에 도착한다. 바다는 모든 것을 품는 정신의 어머니다. 얕은 독서의 지류를 넘고, 깊은 독서의 강을 건너, 거대한 사상의 바다로 가라. 이런 경험을 한 사람만이 세상에서 말하는 독서의 절대 고수가 될 수 있다.
도서관은 인생을 바꾼다
한국 경제에 큰 슬픔을 안겼던 'IMF 위기', 방송계도 마찬가지였다. 긴축 경영을 내세우며 여러 방송 프로그램들이 축소되고, 연기자의 출연료도 삭감됐다. 각종 행사는 취소되고, 밤 업소의 영업 시간도 단축되는바람에 최형만의 설 자리도 점점 없어지고 있었다. 쪼들리는 생활비를 해소하려고 가진 물건들을 내다팔고, 모바일도 해지해서 쌀부터 샀다. 얼마 있다가 개그맨 선배의 자살 소식이 들려왔다. 그는 두문불출을 선택했다.
우연히 한 방송 프로그램을 시청하다가 출연한 김용옥 교수를 보면서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기회가 오면 이를 활용해 보자는 심산에 그는 도올 선생의 책을 사서 공부하면서 연습을 했다. 이런 때에 신상훈 코미디 방송 작가로부터 새로운 코미디 프로그램이 생길 예정이라며 아이디어를 갖고 오라고 호출했다. 그는 바로 도올 선생 캐릭터를 제안했다. 다른 방송인과 달리 그는 진짜로 민머리를 하고 칠판에다 한자까지 쓰며 그럴듯하게 패러디했던 것이다. 단순한 성대모사가 아니라 책 속에서 계속 아이디어를 찾았기에 98회나 출연할 수 있었다. 그에게 도서관은'인생을 바꾸는 마술관'이었던 셈이다.
평생 독신讀神을 추구하다
"대추조차 붉어지기 위해 자신 안에 태풍 몇 개, 천둥 몇 개 그리고 벼락 몇 개를 담아야 한다" - 시인 장석주
최형만은 지인의 결혼식, 동료의 결혼식 등 사회를 수십 번이나 봐왔지만, 정작 자신에겐 인연이 없어서 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 심지어 꿈에서조차 결혼식 사회를 보는 장면이 보이곤 했다. 그는 외모에 대한 자신감이 떨어져 여자 앞에 서기가 사실 두려웠다. 어렸을 적 전학을 간 새 학교에서 한 여학생과 짝이 되었는데, 그 학생이 짝을 바꿔달라고 말했다. 이는 그에게 마음의 상처로 계속 남아 있었다.
여자에 대해 알고 싶었다. 그는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 <여자의 뇌, 여자의 발견 > 등 많은 책들을 주문했다. 여자의 심리에 대해 다 배워야겠다고 시작한 끝에 많은 내용을 알게 되었다. 한번은 연인에게 고백하는 법을 배우려고 <고백록>을 주문했더니 기독교 사상가 성 어거스틴의 책이었다. 깊은 신앙의 세계를 경험하면서 이제 그는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근원적인 물음을 갖는 지적인 힘이 생겼던 것이다.
이후 그의 지적 궁금증은 점점 더 넓어져 갔다. 독신讀神이 되고 싶은 열정이 생겼다. 정신과 의식의 수준이 고양되면서 성격도 점차 바뀌어갔고, 결혼에 대한 부담감도 서서히 감소하게 되었다. 참고로 말하면, 그는 지금 싱글이 아닌 기혼자다. 아내는 책 읽지 말고 신발장을 정리하라고 잔소리를 한단다.
원숭이 독서
그는 독서의 정신을 왜곡하는 본능을 위한 독서를 '원숭이 독서'라고 말한다. 원숭이 책 읽기는 생존을 위한 학습이지 절대로 진짜 사람의 학습법이 아니라는 것이다. 독서를 통해 조건을 따졌다면 우리는 '원숭이 독서'를 한 셈이다. 책을 읽고도 불평하고, 원망하고, 미워하고, 무시하고, 교만하고, 멸시하고, 증오한다면 '원숭이 독서'를 한 것이다. 사람의 탈만 썼지 내면에는 아직도 원숭이가 살고 있기 때문이다.
책 한 권을 읽더라도 제대로 읽자. 내면의 의식이 바뀔 수 있도록 읽자. 단순히 사람을 흉내 내는 원숭이가 아니라 진짜 사람의 능력인 '제대로 읽고 제대로 쓰는 창의적 독서'를 하자. 인간의 존엄성, 배려와 사랑, 자존감 등 인격적인 교감과 타인을 향한 사랑이 없다면 절대로 제대로 읽을 수도 없고 쓸 수도 없다.
"태어나면서 아는 사람은 최상 등급이다. 배워서 아는 사람은 상 등급이다. 곤란을 겪고 나서 배우는 사람은 중 등급이다. 그리고 최하위가 바로 곤란을 겪고 나서도 배우지 않는 사람이다" - <논어>, '계씨 편' 중에서
의식 혁명, 르뇌腦상스
신조어 '뇌섹남'이 요즈음 떠오르는 말이다. 뇌에 식스팩이 있어서 아니면 주름이 많아서 이런 말이 생겨났을까? 남과 다른 독특한 사고방식을 가진 남자가 바로 '뇌섹남'이다. 어떤 문제에 대해 당연하고 상식적인 답을 내놓는 게 아니라 독특하고 다양한 사고를 가진 사람이다.
르뇌상스는 이 시대의 새로운 문예부흥이다. 모두가 상사의 명령에 무조건 아무 생각 없이 '예스'라면서 복종한다. 모두가 '예스'라고 할 때 한 사람만이라도 '노'라고 말하는 '뇌腦'가 있었다면 비리가 쉽게 일어나지 않는다. 상명하복식의 명령 전달, 무조건 복종, 폐쇄적인 지휘 체계는 분명히 대형사고를 불러온다. 르네상스가 르'뢰雷'상스로 변해 날벼락이 떨어진다.
르뇌상스 혁명 공식
산책을 하면 뇌가 단련된다
일만 하고 뇌를 단련시키지 않으면 일찍 죽는다
입안에 달라붙거나 강한 냄새가 나는 음식은 피한다
인생의 차이는 뇌의 차이이다. 뇌는 인간과 닮았다
뇌는 인체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하고 있다. 뇌도 섹시할 수 있다. 우리의 뇌는 도전과 압박을 좋아한다. 열심히 사는 사람과 게으른 사람의 성과 차이는 두세 배 정도가 난다. 뇌를 활용하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성과 차이는 동일한 시간 일을 해도 100배 이상 차이가 날 수 있다. 박완순 박사는 <인성 공부>에서 뇌는 이기적이고 독선적이며, 부평초와 같으며, 재생이 불가능하고, 인상적이지 않은 것은 망각하며, 항상 최우선적인 보호 대상이라고 말한다.
KBS TV 아침마당에 출연한 박완순 박사
'독讀화살'이 난무하는 시대에는 창조적인 제2의 르뇌상스가 올 것이다. 제3의 물결이 아니라 제 '삶'의 물결이다. '삶'의 어원은 사람과 통한다고 한다. 삶이 바뀌는 대전환의 물결, 그 패러다임의 중심은 바로 '독讀화살'이다. 독서로 내공을 쌓아야 이 화살을 쏠 수 있다. 쏜 자도 맞는 자도 모두 살리는 이타적인 화살이다.
독서의 질質
한 인디언이 말했다.
"내 마음속엔 개 두 마리가 있습니다. 한 마리는 약삭빠르고, 다른 한 마리는 덩치는 크지만 온순한 놈이지요, 두 놈은 자주 싸운답니다"
"싸우면 어떤 놈이 이기나요?"
인디언이 말했다.
"먹이를 더 많이 준 놈이 이기지요"
독서하는 마음에도 두 마리 개가 있다. 한 마리는 당장 필요한 지식과 정보를 취하는 약삭빠른 놈이고, 다른 한 마리는 성찰과 깨달음으로 삶을 변화시키고, 이웃을 위해 실천하려는 온순한 놈이다. 어떤 쪽에 먹이를 더 많이 주겠는가?
독서를 하지 않는 마음에도 두 마리 개가 산다. 그 개의 이름은 볼 것도 없다. '편견犬'과 '선입견犬'이다. 이들은 서로가 잡아먹으려 하기 때문에 따로 먹이를 줄 일도 없다. 두 마리 개는 배가 고프면 독서하지 않는 사람의 마음을 갉아먹고 산다. 우리들이 어느 쪽에 관심을 더 갖느냐에 따라 독서의 질에서 차이가 난다. 단순 지식의 암기나 취직 공부는 인생 내공을 쌓기와는 무관하다.
지하철을 타면 현대인들은 대개 책이 아닌 스마트폰을 손에 들고 있다. 스마트폰은 '같이'가 아닌 '따로'로 만드는 힘이 있다. 덕분에 '같이 관'은 생각도 하지 않는다. 오직 개인의 즐거움과 감각적인 자극만 원하는 세상이다. 그래서 더욱 책과 '같이 관'이 필요한 때이다.
트로이 전쟁 때 오디세우스가 전쟁터로 나가면서 자신의 어린 아들을 친구에게 맡겼다. 이 친구의 이름이 바로 '멘토'이다. 친구는 그 아들을 친자식처럼 정성을 다해 키웠다. 때로는 아버지처럼, 때로는 조언자처럼, 때러는 선생님처럼 그 역할을 잘 수행했다. 전쟁이 끝나고 돌아온 오디세우스는 잘 성장한 아들을 바라보며 친구에게 말했다. "역시 멘토답다"
독讀화살을 쏘다
동양학 열풍을 일으켰던 도올 김용옥 교수를 패러디하면서 전성기를 누렸던 최형만, 당시 그가 만든 유행어가 바로 '밑줄 쫙~ 돼지꼬리 땡땡'이었다. 사실 이 말도 서한샘 선생의 패러디다. 그는 독서에 빠지면서 3천권이 넘는 책을 읽었다. 덕분에 전에는 몰랐던 인간과 사회, 역사, 문화, 종교 등에 대한 관점과 시각을 확립했다.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 헤르만 헤세, <데미안> 중에서
개인주의와 이기주의가 팽배해진 시대다. 폐쇄된 공간에 자신을 가두고 마치 철창 없는 감옥처럼 살고 있는 우리 모두는 죄수다. '같이 관'도 제대로 확립하지 못한 상태에서 자신의 얼굴을 가렸다고 숨은 채 무자비한 독毒화살을 타인에게 쏴 댄다. 오죽 하면 이 나라에 뭔가가 터지면 온갖 유언비어가 난무한다. 지금 이 시각도 그렇다. 메르스 때문에. 이제 자신도 남도 살리는 '독讀화살을 날리자. 거친 세상에서 상처받고 흔들리는 사람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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