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홀 파 4짜리 홀에서 게임을 끝내고 의자 있는 곳에서 앉아서 간식을 먹다가 재미난 광경을 목격했어요.
인원을 초과하여 다섯 사람이 몰려다니면서 골프를 치고 있었는데 티샷을 한 공들이 굴러와서 군데군데 모여 있었어요. 홀컵에서 7, 8 미터 떨어진 공도 있었고 십여 미터 이상 떨어진 공들도 있었는데 단 한 사람만 30cm 나 됐을까 40cm 나 됐을까 아주 가깝게 붙인 거예요.
3, 40cm 정도는 그냥 툭~ 밀어 넣으면 되는 거죠.
그게 들어가면 이글입니다. 그건 홀인원 다음이니 골퍼로서는 굉장히 기분이 좋은 거죠.
조금 있으니까 여자 남자 섞인 공친 사람들이 왁자지껄 몰려왔어요. 그런데 그중에 한 사람이 어깨에 힘이 들어가 있었어요. 바로 홀 컵 가깝게 붙인 사람이었어요.
그리고 그 사람이 홀컵을 향해서 퍼팅을 했는데 한 순간 조용해졌습니다. 그런데 그냥 치면 들어갈 것 같은 그 쉬운 공이 안 들어가고 옆으로 싹~ 빗나가는 거 있죠... ㅎㅎ 그 순간 지켜보고 있던 동반자들이 와~ 하고 환호성을 질렀어요. 세상에... 남 안 되는 거 대놓고 좋아하는 사람들 처음 봤네요... ㅋㅋ 아마도 전부 버디이기 때문이겠죠.
라운딩을 끝내고 걸어가는 모습을 보니까 주머니에 손을 넣는데 주머니가 톡 튀어나온 것이 목직해 보였어요. 그 주머니에는 동전이 들어 있었겠죠. 그냥 하면 대충대충 하니까 진지하게 하기 위한 내기였을 테니까요.
그런데 눈 감고도 치면은 들어갈 것 같은 그 쉬운 걸 못 넣고 가는 그 사람 뒤 모습이 눈에 들어왔어요. 누가 봐도 저 사람 낭패를 봤구나 느껴질 정도였거든요.
그래도 저는 그 사람이 부러웠습니다. 저렇게 사람들이 대놓고 한마음으로 좋아할 정도면 그 사람이 평소에 얼마나 잘 쳤을까 하는 마음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한편으로는 그보다는 저렇게 허물없이 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것은 살의 큰 활력소가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첫댓글 예전에 올렸던 내용이지만 1편하고 연계가 되어서 에피소드로 붙입니다.
예리한 눈
MK님은 정말 예리하십니다
그날그날의 일들에대해 작품을 만드시는군요
많은 구장을 돌면서 라운딩 하시는 분들의 모습 구장의 특이점 에서부터
분위기 까지를 이야기 해 주시니 상상으로도 재미 있읍니다.
끝임없는 재미를 느끼게 해 주심을 바랍니다.
읽어주시고 댓글까지 너무 감사합니다. 항상 건강하세요. 이슬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