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약자와 시민을 배려하는 ‘동행’ 지하철
서울시는 40년 만에 지하철 노선도를 개선할 예정이다. 기존 지하철 노선은 1980년대에는 4개 노선에 106개 역에 불과했으나, 현재는 23개 624개 역에 달한다. 하지만 노선도는 1980년대 이후 노선만 추가하는 식으로 변경해 왔다.
이로 인해 ▴위치를 알기 어려운 노선도 형태(각도가 다양한 다선형 형태) ▴일반역과 잘 구분이 되지 않는 환승역 표기 ▴공항·강·바다 등 지리적 위치에 대한 인지 부족 ▴역 번호 표기 부재 등, 이용객을 위한 배려가 부족했다는 평가가 많았다.
이번에 서울시는 모두가 읽기 쉬운 지하철 노선도를 공개했다. 새로운 노선도는 많은 노선과 환승역을 쉽게 인지할 수 있도록 국제 표준에 맞췄고, 태극 문양으로 혼재돼 사용되던 환승역은 신호등 방식의 표기로 개선했다. 시민과 전문가 의견 수렴을 거쳐 최종 디자인은 올해 말 발표된다.
기존의 지하철 노선도 ⓒ서울교통공사
모두가 읽기 쉬운 새로운 지하철 노선도안 ⓒ서울교통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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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지하철 3호선 독립문역과 동대입구역, 양재역에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 등의 편의시설을 신설했다. 독립문역은 2020년 6월 4번 출입구 에스컬레이터 착공 시작 후 약 40개월 만에 설치된 것으로, 독립문공원과 서대문형무소를 에스컬레이터로 편하게 오갈 수 있게 됐다. 기존에는 계단만 있어 힘들게 올라가야 했는데, 시민이 많이 이용하는 공원에 에스컬레이터를 놓아 편의성을 높였다.
독립문역에 설치된 에스컬레이터. 독립문공원과 서대문형무소를 편하게 갈 수 있게 됐다. ⓒ조송연
동대입구역의 경우 6번 출입구에는 엘리베이터가 있지만, 맞은편 장충동 먹자골목에는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지 않아 엘리베이터를 이용할 때면 교통약자가 횡단보도를 건너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이제는 엘리베이터 설치로 교통약자도 편하게 엘리베이터를 이용할 수 있다.
서울교통공사는 현재 노원역, 태릉입구역 등 12개 역에도 13개의 교통약자 편의시설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서울 지하철이 교통약자도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지하철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동대입구역 장충동 먹자골목 쪽에 새로 설치된 엘리베이터 ⓒ조송연
동대입구역 엘리베이터 설치로 장충동 먹자골목 가는 길이 더 편리해졌다. ⓒ조송연
② 사고 예방에 힘쓰는 ‘안전’ 지하철
대중교통에서는 편의성과 함께 ‘안전’도 중요하다. 서울 지하철은 안전을 위해 혼잡 시간대 시민이 많이 이용하는 4호선과 7호선, 9호선의 운행 횟수를 늘려 혼잡도를 낮췄다. 지난 9월 30일부터 출퇴근길 4호선은 4회, 7호선은 2회 증회했다. 이에 따라 4호선 혼잡도는 186%에서 167%로 19% 감소하고, 7호선은 161%에서 148%로 13% 낮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두 노선 모두 안산, 부천 등 수도권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승객이 많다.
9호선도 12월부터 48칸 증차하고, 출퇴근 시간대 24회 증회를 준비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기존 약 200%에 달하는 혼잡도가 163%로 감소할 전망이다. 안전에 초점을 맞춘 이런 정책들은 언제나 환영이다.
3호선, 7호선, 9호선이 교차하는 고속터미널역 환승구간이 혼잡하다. ⓒ조송연
이와 함께 승강장 발 빠짐 사고를 예방하고자 고정형 고무 발판 설치를 완료했고, 더 안전한 접이식 자동 안전 발판 설치를 확대하고 있다.
아래 사진은 7호선 고속터미널역에 설치된 고정형 고무 발판이다. 7호선 고속터미널역은 곡선형 승강장으로, 지하철과 승강장의 사이가 10cm 이상인 역이다. 발판 설치로 더 안전하게 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고속터미널역에 설치된 고정형 고무 발판. 지하철과 승강장 사이 간격을 막아주고 있다. ⓒ조송연
③ 혁신하는 ‘센스 만점’ 지하철
끝으로, 서울교통공사의 혁신과 센스가 돋보이는 사례다. 서울시는 지난 9월 6일부터 비접촉 대중교통 결제 상용화를 우이신설선에 시범 시행 하고 있다. 교통카드를 찍어야 지하철에 탑승할 수 있는 기존 시스템과 달리, ‘티머니 앱’ 설치 후 전용 개찰구를 통과하면 자동으로 지하철 요금이 결제되는 시스템이다.
비접촉 결제의 장점은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 출퇴근길 개찰구의 혼잡도를 개선할 수 있으며, 둘째, 교통약자의 편의성이 크게 향상된다. 불필요하게 교통카드를 꺼내 찍을 필요 없이, 바로 지나가면 되기 때문이다.
비접촉 대중교통 결제 상용화를 시범 시행 중인 우이신설선 ⓒ조송연
이와 함께 10월 7일부터 ‘지하철 하차 후 재승차’ 제도가 15분으로 확대됐고, 적용 노선도 다양해졌다. ☞ [관련 기사] '지하철 하차 후 재승차' 10분→15분으로 연장, 추가노선은?
지난 7월에 도입됐던 지하철 하차 후 재승차 제도는 서울 시내 구간과 민자 노선은 제외됐고, 시간도 10분에 국한됐었다. 하지만 이제는 1~9호선뿐만 아니라 민자 노선인 우이신설선과 신림선에도 15분 재승차가 적용된다. 화장실이 급할 때 화장실이 역 밖에 있어도 재승차 제도를 통해 지하철 요금을 아낄 수 있다.
서울 지하철은 변화와 혁신을 계속하면서 시민이 더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앞으로 더 똑똑해지고 안전해지는 지하철 서비스 개선을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