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 위의 정찰_박경원(1963 ~ )
집념을 누그러뜨리고서야 성정性情이 순해졌다
다 포기한 것은 아니지만
그러저러한 것을 대충 포기한 다음의 일이다
그러고 보니 이제는 참으로 비어 있는 땅이 많다
낯설어 새삼스러우니 여기저기 허전함으로 드러난다
예전만큼 팔팔하지는 않으나
남들 죽는 나이 보면 살아갈 날 아직 창창하니
이제 무엇으로 저 빈 땅을 메울 것인가
아니면 노는 땅으로 두고 말 것인가
저마다 기웃거리며 한마디씩 하는 꼴은 어찌 볼 것이며
그대로 두면 묵정밭에 잡초만 욱대길 것이니
그 꼴은 또 어찌 볼 것인가
버릇이란 참으로 무서운 것이어서
또 땅을 갈아보려는 마음이 불끈 솟아난다
내친김에 무엇을 심글까 무엇을 심거야
그중 소득이 나을까 하는 생각도 없지 않다
미친 말처럼 내달리는 시간의 등짝에 매달려
떨어지지 않으려고 갈기를 틀어쥐고
또다시 비지땀 생땀으로 버둥거리며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면서
눈 감고 내처 달려야 하나 하는 생각도 든다
이만큼 타고 봤으면 이제 좀
천천히 달리게 길들일 때도 되었건만
여전히 눈 뜬 장님에
꾸어다논 보릿자루 신세 면치 못한다
[2005년 발표 시집 「아직은 나도 모른다」에 수록]
《왕벌의 비행, Flight of the Bumblebee》
N. 림스키-코르샤코프(1844-1908)가 작곡한 오페라 「술탄 황제의 이야기」 中
제2막 1장에 나오는 관현악곡을 피아노 연주곡으로 편곡한 曲이며
막심 므라비차(1975 ~ ) 피아노 연주입니다.
https://youtu.be/MjIrjhc62XM?si=S9ld_sL_d0tVKTgP
원곡 오케스트라 버전입니다.
웨인 마샬(1961 ~ ) 지휘, Orchestre national d’Île-de-France 연주입니다.
https://youtu.be/59QXMCsx_5E?si=O-kW_3d5-5m5T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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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ㅎㅎ
안녕하세요 ~
*지도 위의 정찰
- 박경원
잘 감상했습니다
*왕벌의 비행
막심의 연주곡과
오케스트라 버전
다 멋지옵니다
오랜만에 듣네요
덕분에 행복해요
오늘도 해피데이 ^^
어떤 曲을 붙일까... 한참 생각하다가
아래 시구詩句에 어울릴 듯하여 골랐습니다. ㅎ
"미친 말처럼 내달리는 시간의 등짝에 매달려
떨어지지 않으려고 갈기를 틀어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