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이색적인 경험을 했더라죠...
그 '대순진리교'로 추정되는 분들과 몇 시간을 함께 했습니다.
돈도 만원 내고 시운치성까지 했다는...--;
흔한 경우처럼 길거리에서 누가 다가와서 '도를 아십니까' '어디에서 왔습니다'
'기가 허하네요' 따위를 운운하며 접근했다면 넘어갔을리가 없습니다.
그런데 몇몇 교인들이 신개념 마케팅을 개발시켰나보군요.
운전면허 학원을 다니다가 사교성 좋아보이는 낯선 형이 말을 걸어왔습니다.
'집이 어디세요' '취미는 뭐죠' '어디 대학 다니세요' 등등 사람들이 처음 만
났을 때 일반적으로 물어보는 질문을 해 오더군요. 당연히 아무런 의심 없이
'매우 사교적인 사람이다'라고 생각하면서 그 적극성에 내심 감탄하며 연락처
를 서로 주고받았습니다. 그리고 약 2주 동안 휴대폰으로 가끔 안부도 묻고
하는 등 계속 연락을 해 왔습니다. 물론 먼저 연락하는 쪽은 그 쪽이었지요.
목적이 있었을테니까...
아무튼 연락을 하다가 언제 저녁식사나 같이 하자고 약속을 잡자더군요.
오늘로 잡았습니다. 그리고 만나서 같이 간 곳은 대순진리교 아지트 0_0
물론 처음에는 몰랐지요. 그 형이 설명하기를 '공부방'이라던데...돌아와서
인터넷 뒤져보니 공부방이 맞기는 맞더군요;; 대순진리교 공부방..-_-
아무튼 인상 좋아 보이는 누나가 와서 여러 얘기를 했습니다. 이름을 한자로
적더니 풀이를 한다든가...아무튼 여러 재미있는 얘기를 했습니다. 아직까지
는 종교에 관한 것인 줄 모르고 단순히 저 누나가 사주팔자 이런 것에 관심
이 있나보다 생각하는 정도였습니다. 물론 그 얘기 내용이 전문적인 것은 아
니었습니다. 이름을 한자로 풀이하고 인상 등등을 봐서 성격, 신체상의 문제
등을 알아맞춘다는 것...솔직히 웃기더군요. 너는 고집이 세다는, 누구에게나
들어맞는 성격. 여자, 특히 미녀한테 약하다라는 99.99%의 진리를 개인의 특성
인 양 말하는 것. 허리와 관절, 특히 무릎이 안 좋을 것이라면서 오래 양반다리
하고 앉아 있어서 불편해 하는 저에게 그것 보라는 듯이 '역시 허리와 무릎이
안 좋구나'라는 등...웃기기는 해도 근거를 대는 방식이 색다르고 재미는 있
더군요. 그게 다 전생의 업보와 조상신의 원한이 싸여서 제 주위에 안 좋은
오오라(!!!)가 끼었기 때문이라나...쩝..조상신 할 때 알아봤어야 했는데..
그런데 얘기가 점차 우주의 봄 여름 가을 겨울 이런 것으로 넘어가더니 우리가
지금까지 살아 온 불완전의 시대는 가고 완전의 시대가 도래할 때가 왔다며,
그것을 개벽이라고 한다더군요. 개벽을 맞이하려면 우리가 겨울을 맞이하여 반
팔에서 긴 팔 옷으로 갈아 입듯이 무언가 조치를 취해야 한답디다. 그걸 어떻게
하냐고 물어보니까 시운치성을 드리라네요..-_- 치성을 드려서 조상신의 한을
풀어서 몸을 깨끗하게 하라는군요. 일단은 그것만 성공적으로 해도 제 몸 주위의
안 좋은 오오라가 60~70%는 날라간다느니 어쩌니...
치성하는 데에 필요한 것은 한복 차림, 돈(-_-), 개인정보(주민번호까지-_-;;)
이었습니다.
1만원 밖에 못내겠다고 하니까 돈은 많을 수록 좋다면서 카드는 없냐더군요;;
없다고 하니까 중요한 것은 정성이라며 적은 액수는 어쩔 수 없다더이다.
그리고 그 누나는 만원 들고 어디를 가더군요. 치성 드릴 음식들을 사러 간다
면서요. 그런데 이것도 일종의 전략인지, 이것들이 돈을 뜯으려고 하는구나 하
는 의심이 전혀 들지 않았습니다. 겨우 1만원 뜯으려고 다섯 시간 동안 사람
붙잡고 앉아 있을 리도 없거니와 사 온 음식을 보면(사 온건지 냉장고 뒤진건
지는 모르지만) 1만원어치는 안 되도 5천원 정도는 될 정도였거든요.
아..그리고 한복 입고 거의 두 시간 동안 치성했습니다...치성할 때 나는 땀이
맹물 맛이라던데, 맛 보니까 짜기만 하더구만-_-+ 그리고 그 땀이 몸의 안 좋은
것이 빠져나오는 것이라는데, 한여름에 겨울용 모시 한복 입고 냉방도 안 되는
방에 두 시간동안 틀어박혀 있으니 땀이 안 나면 인간이 아닐 수 밖에...
아무튼 어이없는 두 시간을 보내고 나서 음복도 하고..그러는데 그 형이 제 몸이
많이 깨끗해졌다고 말하더군요. 그리고 사람의 광채에 대해서 또 설명하는데
치성도 드리지 않은 사람들은 몸이 더러워서 광채가 여러 색깔로 혼탁하고,
치성을 드리면 점차 푸른 색으로 변하고 어느 정도 경지에 이르면 에메랄드(-_-)
색으로 된다고 합니다. 그리고 성인 수준에 이르면 황금색(-_-;;)이 된다면서
그 예로 예수와 부처의 머리 뒤에 있는 휘광을 들더군요. 그리고 최고의 경지에
이르면 무색...그 경지에 이른 사람이 누구누구다라고 했는데 이름이 기억나지를
않네요. 아마 대순진리교의 두목이 아니었을지...예수와 부처를 능가한 단계? 후..
그런데 어리석게도 이때까지도 이게 이런 어이없는 종교집단일 줄은 몰랐습니다.
주민번호를 요구한 것과 돈을 내라는 것으로 비추어 약간 부정적인 생각을 했던 정
도에 불과했지요. 그런데 돌아가면서 그 신개념 마케팅 형씨가 '음덕'을 들먹거리
면서 좋은 것은 남한테 떠들어대지 않는 것이 좋다라는데...좋은 것은 나눠야지
왜 감추란 말입니까? 대충 눈치를 채고 집에 돌아와서 인터넷을 뒤져보니 수법과
교리가 대순진리교와 일치하더군요. 단 접근 방법이 뉴타입인지라 아지트에 들어가
게 되기가 매우 쉽다는 점이 독특했지만 말입니다.
아무튼 꽤 좋은 사람 알게 됐다고 생각했는데 실체를 알고 나니 씁쓸하네요. 그 열
린 적극성과 사교성이 순수한 것이 아니라 포교를 위한 목적을 위한 것이었다니.
칠성 독자 여러분들도 조심하시길...안지 며칠 된 사람일지라도 기 얘기 하거나 이
름을 한자로 풀어서 해석한다든가 하면 일단 상대의 의도를 의심하십시오. 저렇게
다가올 줄은 상상도 못 했습니다그려.
카페 게시글
프리토리아 왕궁
[잡담]
허거..대순진리교
혈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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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264
05.07.30 00:08
댓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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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뜨어어~~!!+△+;;; 무서운 포교입니다 그려...;;
ㅋㅋㅋ 옛날 기억 떠오르네요. 친한 형이랑 방학때 많났는데 대순진리회를 따라가게 됐답니다. 그 형이 포교한 여자가 이뻐서 거기까지 따라가서 나도 끌려갔다는.. 3시가동안 논쟁만 했지요. 적십자회비가 필요하다는둥 치성을 해야한다는 둥 립크림을 사달라는둥 재밌더군요. 저야 논리싸움을 하고는 다 무시햇지만..
거기 갔다고 돈은 왜 내세요. 땅판다고 돈나오는것도 아니고.. 그냥 가서 쌈하세요. 잼나요. 한명씩 말싸움하다가 안될꺼 같으면 딴사람 불러오고 여러사람이랑 계속 말싸움 할수 있어요. 점점 나이가 많아짐..
뭐 할지 궁금해서 돈 내고 한 번 해봤는데 자칫하면 구렁텅이로 빠질뻔했죠. 말싸움...제 논리가 진리인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그들의 주장도 진리는 아닌데 많은 경우에 저들은 자기 소리만 해대고 듣지를 않으니 저런 사람들과의 말싸움은 일부러라도 피합니다. 몸싸움이라면 모를까;;
뭐, 가서 과일도 많이 줏어 먹고 저녁식사도 얻어먹었으니 본전은 못 찾았지만서도 억울할 정도는 아니네요
개인정보가 유출되서 거기에 등록되어있다는게 안좋은 것 같군요. 예전에 어디선가 듣기로 대순진리회에서는 그런식으로 등록된 사람들 자기교도 되라고 제사(?)인가를 지낸다고 들었던 것 같은데..앞으로 꿈자리가 뒤숭숭해지실지도 모르시겠습니다.;;
다 허위기재했어요...미처 종교단체라고 의심하지는 못했지만 개인정보를 함부로 누출할 수는 없는지라...제 이름만 빼고. 처음에 접근을 그렇게 하니 제 이름하고 나이, 생일은 어쩔 수 없더군요. 사람을 믿지 못하는 현실이 씁쓸하지만...통탄할만한 의심에 통탄할만한 실체로군요. 앞으로는 사람도 제대로 못 사귀겠음;;
정말로 뉴타입이군요 =+=; 이젠 살갑고 정겹게 구는 사람도 못믿는 시대로군요;
하하하~ 저도 그런 뉴타입의 선교에 걸린적 있는뎅.. 근데 저는 안 따라갔어요.. 사실 따라갈뻔했죠.. 표교하는 여성분이 미인이라서..ㅋㅋ 그래도 공원벤치에서 2시간동안이나 설교를 들었다는.. 나름대로 괜찮았어요.. 미인하고 얘기하는건 언제나 즐겁죠..ㅋ
무섭다..;;;
신흥종교의 비지니스가 놀랍군요....... 대종교 천도교 원불교 강증산교의 4대민족종교 중에서 조철제를 교주로하는 대순진리교는 증산 강일순의 지파인데 대진대학을 설립하는 등 오늘날 가장 강성하게 돈 없고 소외 받는 민중속으로 세력을 확산하고 있다는 .......
너무 재밌을 뿐 아니라, 이런일 아직 많이 당해보지 못한 저로선 유익(?)하기 까지 하네요. 이 글 퍼가도 될런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