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보사찰 세배순례는 정말 잘 다녀왔습니다.
함께간 사람모두 가슴속에 커다란 환희를 품고 왔을꺼에요..
순례중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송광사에서 일어났습니다.
공양을하고 일행들을 기다리고 있는데 어느 스님께서 성큼성큼 다가오시더니 저보고 어디서 왔느냐는거에요.
황룡사서 왔다니 황산스님이냐고 물으시다고요.
잘 모르시는 분이 물으시니 속으로 '뭐지? 왜그러시지? 날 잡아가는 것은 아니지?' 생각하는데
스님 왈
"초청 해놓고 얼굴도 몰라요?"
그제서야 "아~~ 스님이 원순스님이세요? 죄송해요.."
27일날 저녁 7시에는 본래 원철스님을 초청하려 했는데 스님께서는 해인사 강주이시고 결제중이니 밤에 자리를 비울수 없다고 하셔서 다음에 모시고 고민하다가 인연이 되서 원순스님을 모시게 되었습니다.
원순스님은 성철스님의 제자이시고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강사스님이십니다.
근래 스님들중 가장많은 경전을 번역하셨을 겁니다.
경전번역에 원력이 크신거 같아요.
평소에 존경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모시게 되서 엄청 기뻣는데 송광사에서 만날줄을 생각지 못했습니다.
원순스님은 송광사 뒤에 인월암이란 암자에 주석하고 계십니다.
송광사에 가면서도 스님이 계시다는 생각조차 않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마당에서 만나게 되었네요.
스님께 "차한잔 주세요~~" 했더니
"내가 있는곳은 조금 걸어야가 하는데...시간이 얼마나 있어요?" 물으십니다.
3~40분정도 있다고 하니 "그럼 올라가죠"
그래서 스님을 따라 올라갔습니다.
대나무 숲사이를 빠져 나가니 넓찍한 산비탈 밭이 있고 밭길사이를 가다가 가파르게 오르니 아주 아담한 요사체하나가 나옵니다.
정말 토굴 암자이네요.
스님의 방에 들어가니 그야말로 선사스님의 방처럼 방 한가운데 좌선하는 좌복이 깔려 있고 벽에는 자그만한 부처님이 모셔져 있었습니다.
부처님께 삼배드리고 스님과 인사를 나눈후 30년쯤된 보이차를 내주셔서 차를 마셨습니다.
이번 금요일 저녁 법회에 사인할 책을 선가귀감으로 추천해 주시면서 책을 막 꺼내오시더니 다 주시더군요.
제가 책을 매우 좋아하는데 이렇게 많은 책들을 선물받으니 정말 행복했습니다.
스님께서는 "지광스님이나 우학스님, 수불스님 등 유명한 스님들은 다 강의를 직접합니다." 라고 말씀하십니다.
저도 제가 다 강의를 하고 있는데 앞으로 교재를 뭘로 할까 고민했었는데 스님께 책을 받아보고는 강의할 교재가 엄청 많아져버렸네요...ㅋㅋ
스님과 앉아 차마시는 분위기,.,이곳 안자의 분위기는 십여년 전에는 내 삶이었지만 현재는 그립고 돌아가고 싶은 곳이 되버렸네요.
방문을 열고 나오니 날씨가 개이고 포근해져서 봄느낌까지 더해져 '새벽기도와 시시불공을 하니 이렇게 복받는구나!!' 스스로 탄복하며 내려왔습니다.
이렇게 훌륭한 스님을 황룡사에 모시고 법회를 하게되니 정말 영광입니다.
모두들 오셔서 스님의 사자후를 가슴에 담길 바랍니다.
금요일 저녁 7시, 용화도량 2층에서 합니다.
용화도량 불사가 착착 진행되고 있습니다.
오늘은 이층 법당에 난방을 위해 액셀코일을 깔고 있습니다.
내일은 방통을 치는데요, 시멘트를 붓는 것을 말합니다.
다 마르면 이번주 금요일 원순스님 초청사인회를 원만히 치룰수 있을꺼에요.
드디어 용화도량에서 추위에 떨지 않고 법회를 할수 있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