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 전문가들은 “구이 요리방법 외에 평소에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정육 메뉴를 개발·보급하는 동시에 1~2인가구를 위한 소포장 제품과 간편조리식품을 연구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정윤 음메닷컴 대표도 “일본의 ‘와규’처럼 코스요리 일부에 포함시켜 구이·국거리·볶음이 전부인 한우 식문화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기존 고급화·차별화 전략과 더불어 대중화를 꾀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낮은 등급의 한우고기를 공급해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혀 소비 기반을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관련 전문가들은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상대적으로 낮은 등급의 한우를 선호하는 경향이 부쩍 늘었다”면서 “따라서 고객이 원하는 등급의 수요를 파악, 고기 생산을 확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란법 적용대상에서 국내산 농축산물을 제외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전국한우협회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국회의원들을 대상으로 김영란법 개정 동의를 요청하는 캠페인을 벌이는 동시에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등 농정활동을 활발히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실속 갖춘 선물세트로 소비증대 기대=유통업계도 선물 상한가액 5만원을 넘지 않으면서 품위 있는 한우고기 선물세트를 제작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주문하고 있다. 김영란법을 의식해 한우고기 구입을 망설이는 소비자들을 사로잡는 선물세트를 만들라는 얘기다. 이를 반영하듯 유통업계선 김영란법 시행 후 사실상 처음 맞는 설 명절을 앞두고 다양한 선물세트를 대거 선보이고 있다. 이들 선물세트의 특징은 1++·1+ 등급 대신 1등급의 한우고기로 구성됐으며 2.4㎏ 정도였던 선물세트의 중량을 절반으로 줄였다는 점이다. 또 구이용과 함께 저렴한 국거리용 사태·불고기용을 넣어 가격을 낮추기 위한 노력도 엿보인다.
가격을 낮추면서 제품 구성에 한계가 있는 한우 선물세트의 단점을 보완해 비교적 저렴한 돼지고기 선물세트도 등장했다. 롯데백화점은 삼겹살 1㎏과 목심 0.5㎏으로 구성된 4만9000원짜리 돼지고기 구이세트를, 이마트는 불고기와 삼겹살 목심 등 다양한 부위로 구성된 4만9900원짜리 한돈세트를 내놓는 등 저렴하지만 실속을 갖춘 돼지고기 선물세트를 선보였다.
이덕화 롯데마트 축산 상품개발자(MD)는 “지난 추석에는 5만원 미만 가격대의 선물세트가 전체 선물세트 판매 비중의 66%를 차지했다”면서 “올해도 이와 비슷한 비중으로 상품 가격대를 구성했으며 보다 높은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인삼·수삼 선물세트 판매 급감=인삼은 원료인 수삼 판매에 비상이 걸렸다. 수삼 선물세트는 5만원 이하로 제품 구성이 불가능하고, 홍삼 제품은 수삼의 함유량을 낮춘 제품들이 주로 판매되고 있기 때문이다.
조재열 경기 김포파주인삼농협 조합장은 “설을 앞두고 기업과 관공서에 선물세트 홍보전단을 뿌렸지만 단체주문이 1건도 없다”며 “1년 매출에서 명절 판매비중이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데 이번 설에는 매출이 30% 이상 하락할 전망”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수삼은 선물용 판매가 대부분을 차지해 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홍삼 등 가공제품은 원료 함유량이 낮은 저가 제품 위주로 판매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인삼 소비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기능성 가공품 개발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장광진 한국농수산대 특용작물학과 교수는 “우리 인삼의 우수성을 객관적으로 증명하기 위한 연구개발(R&D) 투자를 늘리고 병원용 첨단 의약품과 같이 고부가가치 신제품을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삼의 재배기간을 고려해 일정기간 동안이라도 농축산물과 농축산물 가공품을 규제품목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반상배 한국인삼협회장은 “인삼은 재배에서 수확까지 최소 4년 이상이 걸린다”며 “단기간에 품목전환이 어려운 농가들의 어려움을 감안해 앞으로 3년 정도는 법 적용을 유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화훼, 소비부진으로 거래량 감소=경조사용 소비가 80% 이상을 차지하는 화훼는 소비가 부진해 도매시장 거래량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특히 난은 인사철인 12월에도 주문이 끊겨 경매일이 주 2회에서 주 1회로 축소됐다. 김영란법이 시행된 이후 3개월 동안(2016년 10~12월) 서울 양재동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화훼공판장의 거래량은 686만단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801만단)에 비해 14.4% 줄었다. 난은 19%, 관엽과 절화도 각각 15.3%, 12.7% 감소했다.
정부는 화훼 소비를 되살리기 위해 유통망을 확대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해 11월 대형 마트에서 크기를 줄인 ‘미니 호접란’의 판매전을 실시했으며, aT는 최근 전국 117개 GS 슈퍼마켓에 ‘플라워 인 숍(Flower in shop)’을 설치하고 생활용 꽃 소비확대에 나섰다.
업계 관계자들은 유통망 확대와 함께 소비자들이 꽃을 친근하게 느낄 수 있도록 홍보활동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권오엽 aT 화훼공판장장은 “재고처리를 위한 단발성 판매행사는 꽃 소비확대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 며 “간접광고나 스토리텔링 형식의 다큐멘터리 등 미디어를 통해 소비자들이 자연스럽게 꽃을 접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출처 농민신문 장재혁·최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