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답보 상태에 놓였던 울산 하이테크밸리(HTV) 지식산업센터 건립 사업이 마침내 본궤도에 올랐다. 지난 6월 울산지방중소벤처기업청의 심의를 통과하며, 올해 하반기 설계 완료를 거쳐 내년 착공, 2029년 준공을 목표로 본격 추진된다.
이번 사업은 단순히 산업단지 내에 또 하나의 건물을 짓는 것이 아니라, 울산이 미래 신성장 산업의 중심지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이라는 점에서 각별한 의미가 있다.
이 사업은 처음부터 순탄치 않았다. 2022년 중소벤처기업부 공모에 선정돼 국비와 시비를 합쳐 268억 원 규모로 추진됐지만, 초기 부지는 상업·판매·지원시설이 전혀 없는 1단계 산단에 위치해 입지의 한계가 지적됐다.
여기에 물가 상승으로 인한 사업비 증가까지 겹치며 규모와 일정의 조정이 불가피했다. 결국 부지를 2단계 산단의 복합시설용지로 이전하고, 입주 공간과 사업 기간을 조정해 이번에야 비로소 추진의 동력을 확보하게 된 것이다.
여기까지 오기까지의 과정은 중요한 교훈을 준다. 도시와 산업단지를 계획할 때는 단순히 ‘용지’만 확보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과 근로자, 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인프라와 편의시설, 그리고 미래의 변화까지 함께 고민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번처럼 유휴지에 건물을 세워 놓고 나중에야 입주가 안 되는 현실을 깨닫고 사업을 수정하는 방식은 더 이상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
이제 중요한 것은 앞으로다. 지식산업센터는 단순한 사무실 공간을 넘어, 수소·이차전지 등 울산의 미래를 이끌어갈 혁신 기업들이 뿌리내릴 수 있는 혁신 생태계의 거점이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울산경자청과 시는 기업들의 요구에 맞춘 공간 구성, 유연한 임대·분양 정책, 연구개발과 판로개척을 지원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해야 한다. 울산이 과거의 제조 중심 도시를 넘어 첨단 산업의 중심지로 탈바꿈하려면, 이번 지식산업센터가 그 시금석이 되어야 한다.
울산의 미래는 준비하는 자에게만 열린다. 하이테크밸리 지식산업센터가 울산 산업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