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bido(리비도)프롤로그
“...........아, 미안.”
“..............”
이제부터 적응해야 할, 또는 한 달도 채울 수 없는 학교생활이 될 수도 있는 학교를 바라보는 심정이 그리 좋을 리 없었다. 여기서는 꿋꿋이 버텨야만 한다. 만약 이 곳에서도 그런 일이 생기면 자퇴서를 낼 작정이다. 그리고 검정고시를 준비할 생각이다. 하지만 그보다도 자신 때문에 학교 출입이 주마다 있는 반상회보다 잦았던 이모를 생각하면 나오는 건 한숨뿐이었다.
의래 화난 표정이거나 짜증을 담은 눈빛이 아닌 무표정에 시선을 마주친 자신과 부딪힌 남자를 보던 시진은 이상한 감정을 느껴야했다. 이렇다 할 표정이 없는 남자는 하얗고 까맸다. 창백해 보일 만큼의 하얀 얼굴빛과 또렷한 검은 눈동자는 보는 이의 눈을 시리게 할 정도였다. 도화 빛 입술을 꾹 다문 남자는 표정이 없는 밀랍인형 같았다.
“처음 보는데.”
“.........전학을 와서”
“..............”
“...........아, 교무실이 어딘지 알 수 있을까?”
타인과 말을 섞는 것은 굉장히 힘들고 피곤한 일이었다. 남자의 목소리를 들었을 때는 전자보다는 오히려 숨 쉬기가 힘들다고 해야 할까. 여자보다 더 아름다운 얼굴과는 다르게 낮은 쇳소리에 소름이 돋는 것 같기도 했다. 남자는 몸을 돌린 채 건물로 들어간다. 그 수려한 뒷모습을 시진은 한참이나 바라보기만 했다. 그리고 남자를 처음 봤을 때 느꼈던 이상한 감정은 사라지질 않았다.
"네가 학교를 그만 둔다고 해서, 다른 곳으로 전학을 간다고 해서 이 전쟁이 끝나는 건 아냐. 시작의 원인이 너였다하더라도 넌 아무 것도 할 게 없어. 난 네가 꽃의 전쟁에 제물로 바쳐지든 뭘 하든 상관할 바 아니지만, 내 재미를 생각해서 열심히 도망을 쳐보도록 해. 이렇게 끝내긴 너나 나나 그 녀석이나 아쉽잖아?"
-Libido(리비도)
종이 치는 소리를 들음과 동시에 1학년 7반은 두 가지 양상을 보였다. 하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교실을 뛰쳐나가는 무리들이었고 나머지 하나는 책상에 얼굴을 묻는 시진이었다. 고요해진 교실분위기에 그제야 맘이 편히 놓였다. 그 생각이 무색하게 바로 드르륵하고는 교실의 미닫이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짜잔!”
“...........이게 뭐야?”
“움하하. 너가 딱 이러고 청승 떨고 있을 것 같아서 말이지. 자! 내가 제일 좋아하는 초코 롤빵이야. 난 너 처음 보면서 결심했어! 너와 붕어유신의 관계가 되기로.”
뒷말이 조금 이상하다 싶은 시진이었지만 상관없었다. 그보다도 자신의 손에 쥐어진 초코롤빵을 들여다봤다. 일단 빵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가루가 돼있었고 가루라고 보기엔 덩어리가 지어진, 찌그러진 개구리가 보였다. 매점에서 찐빵이 되어가며 사왔다고 하는 짝꿍의 말을 듣고는 빵의 껍질을 벗겼다. 그다지 배가 고프진 않았지만 어서 먹기를 바라며 빤히 쳐다보는 짝꿍을 보니 그런 생각은 쑥 들어가고 없었다.
“고마워.”
“맛있지? 많이 먹어 친구! 아, 근데 내 이름 알고 있는 거지? 응?? 하준이라 별명이 허준 이라고.”
“당연하지. 나 허준 안 빼먹고 다 봤는 걸.”
미안해. 짝꿍. 지금 들은 건 꼭 기억하고 있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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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의 시선은 짝꿍 허준의 책상에 붙은 케로로 스티커로 향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허준은 스티커가 그렇게 좋은지 싱글벙글하며 빨간 얼굴에 상처가 나있는 개구리만 보였다. 허준의 책상에는 네 개의 그와 같은 스티커가 붙여져 있었다. 초록색 개구리, 파란색 개구리 등등(사실 시진은 개구리인지도 몰랐지만 허준이 흥분하며 가르친 덕에 알게 된 것이다)이었다. 점심시간, 다 찌그러진 빵을 주며 허준은 부탁할 것이 있다고 말했다. 솔직히 말하자면 그 때 시진은 허준에게 실망감을 조금 느꼈다. 결국 부탁할 것이 있어 준 빵 같아 그저 아무 맛을 느끼지 못하며 빵을 씹어 먹었었다. 부탁이 뭔데 라고 다소 퉁명스럽게 묻자
“거기 빵 먹고 말이야. 거기에 들어있는 스티커는 나주면 안 돼?”
“............이거?.............이게 뭔데?”
“응!! 그건 개구리 중사 케로로라고 요즘 인기 있는 거야! 기로로만 있으면 다 모이거든!”
저 개구리가 기로로란 말이지. 시진은 여전히 스티커에 빠져있는 허준을 보고는 칠판으로 시선을 돌렸다. 머리가 까진 선생님이 애써 넘겨 놓으신 머리카락 한 올이 불어오는 바람에 갈 곳을 헤맨다. 이제 다섯 명 다 있는 레어템만 생기면 되는데 라고 중얼거리는 허준을 보고는 어쩔 수 없이 웃음이 터져버렸다. 허준이랑 짝지인 이상 이 빵과 붕우유신의 관계가 될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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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위버님입니다. 읽어주셔서감사합니다. 댓글을 무척 애정한답니다^ -^사랑합니다고객님~♡♡♡♡♡♡♡
처음이라 많이 짧은데요. 프롤로그니깐요....
나름 긴박하게 글을 써보고 싶습니다 아하하하 아마도 약한 로맨스말고 격한 로맨스를 쓸 생각인데요 하하
많은 관심 부탁드렬게요 전 정말 독자님들을 애정하고 사랑한다니다 아하하
첫댓글 왕앞으로잼써질듯기대할게욤~~
재밌어요~~담편기대할께요~
앞으로 계속 연재 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