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요한 정신과 전문의의 자율성에 관한 이야기 <남의 욕망이 아닌 나의 욕구에 집중하세요>에서 나를 돌아볼 수 있었던 문장을 여기에 옮겨본다.
“부지런한 게으름뱅이도 있고, 바쁜 게으름뱅이도 있다.”고 말합니다. 우리는 흔히 바쁘면 부지런하고 활동량이 적으면 게으르다고 생각하는데 제가 말하는 ‘게으름’은 정의가 좀 다릅니다. 부지런함의 기준은 활동량이 아니라 방향성과 능동성이어야 합니다. 설사 지금 내가 바쁘지 않다고 하더라도 스스로 능동적으로 휴식을 선택한 결과라면 게으른 것이 아닙니다.
그런데 우리는 ‘쉬면 안 돼, 여기서 멈춰 서면 안 돼’라는 생각 때문에 자기 자신을 돌보지 않고 힘든 상황까지 내모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정도 힘들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어, 계속 열심히 살아야 해’ [심리톡톡 나를 만나는 시간]을 읽으며 나는 그동안 바빠야 한다는 강박증은 아니었나 의심들 정도로 일을 하고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시간이 남는 것을 견디지 못하고 새로운 일을 만들어냈다. 최근 2년 정도는 오전에는 역사관련 수업을 들었고 자격증을 4개나 받았다. 또, 자격을 얻고 주말에는 공부한 것을 일로 연결하여 수업까지 하다 보니 하는 일이 많아졌다. 내 스스로 모든 것은 나의 문학적 소양의 밭을 갈고, 일이 주어진다는 것은 행복하고 좋은 일이라고 계속 뇌 새김을 하며 추진하고 이룬 것 같다. 그런데 <부지런한 게으름뱅이와 바쁜 게으름뱅이인가?>라는 질문에 머리를 한방 맞은 것 같았다.
10분의 정신과 전문가들의 따뜻하며 때론 따끔한 충고가 담긴 이야기는 나에 대한 마음을 다시 들여다 볼 수 있는 소중한 읽기였다. 앞만 보고 달려가다 문득 뒤돌아보니 남은 것이 무엇인가 고민할 즈음 책은 나를 쉼표하나 찍게 하며 충전하게 하는 책이었다. ‘감정을 담아내는 그릇의 크기’에 대한 권혜경 정신분석가의 글도, ‘뇌의 피로를 풀고 피로와 불안에서 마음을 챙길’ 수 있도록 도와준 윤대현 정신과 전문의의 조언도, ‘충고나 평가를 멈추라’는 정혜신 정신과 전문의 말도, ‘상대를 바꾸기보다 스스로 달라지라’는 하지현 정신과 전문의 이야기, ‘관계와 애착은 만들어가는 것’이라 알려준 김병후 정신과 전문의, ‘아내, 며느리, 어머니의 역할에 지친 나’를 위한 김병수 정신과 전문의, ‘가슴 뚫린 곳에 창조의 싹이 돋아난다’는 이나미 정신과 전문의, ‘아픔과 고통을 극복하는 회복탄력성’에 대하여 최성애 심리학 박사, ‘행복은 저마다 다르니 똑같으려 하지 말라’는 김진세 정신과 전문의를 만난 시간은 앞으로 내가 가는 길에 휴식이고 에너지와 같은 순간이었다.
바쁘게 달려가는 중간 중간 쉼표는 활기와 기운을 돋는 일이지 마침표가 아니라는 사실을 [심리톡톡 나를 만나는 시간]을 통해 배웠다. 왠지 쉼이라는 것을 두려워했던 마음이 웬만큼 해소되었다. 나를 바라보는 나의 시선이 따뜻해지고 나를 사랑하는 마음을 키울 수 있는 따뜻한 책이었다. |
출처: 꽃편지지 원문보기 글쓴이: 꽃편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