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길게 드리워진 어둠이
자리를 떠날 준비를 하고 있는 새벽 5시30분.
새벽미사를 가려고 살며시 일어서다
옆에 누운 아내를 바라본다.
오늘 따라 아내는 내가 일어나는 기척을
느끼지 못하고 곤하게 잠들어 있다.
그런 아내를 깨우기가 민망하여
그냥 재워야 하겠다며 흘러내린
이불을 얼굴 너머까지 덮어준다.
내가 바라보고 있는 줄 모르고 곤히
잠든 아내를 보면서 새삼 남편으로서
제대로 해주지 못한 것을 느낀다.
이십년이 되도록 함께 살면서 마음을
편하게 해준일이 얼마나 되는가?
"여자 나이 40이면 남편이 만들어 준 얼굴이다" 라고
언젠가 엘리사벳이 나에게 한 말이 생각난다.
미사준비를 다하고 물끄러미 바라본 아내의 얼굴,
남편과 자식의 뒷바라지만 하며 늙어버린(?)
그러나 아름답게 순수하게 ..................
오늘의 잠자는 모습이 더욱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은
내가 아내에게 잘해주지 못한것에 마음이 아파서 그런것일까,
아니면 사랑에 눈이 오십을 바라보는 중년이 되어서야 서서히
뜨게됨일까?!
좌우지간에 "잠든 모습 아름다운 아내"를 바라보고 일찍
새벽미사참례를 가는 나의 발걸음은 더욱 가벼움을 느낀다.
오늘은 아내를 위하여 기도를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