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김밥
"김밥에 마약을 넣았다구"
일단 먹기 시작하면 먹으면 자꾸만 손이 간다. 중독되면
매일 찾지 않으면 안될 정도로 맛있다고 하는데 오죽했으면 김밥에
마약을 넣었다는 소리를 들을까. 순전히 김밥 먹으러 일본에서 비행기
타고 날라올 정도라니 묘한 궁금증이 나를 이곳까지 이끌었다.
미로같은 광장시장에서 마약김밥집을 찾기란 그리 쉽지 않다. 빈대떡집,
먹자 골목을 전전하다가 결국 포기하고 관리인에게 물어서 간신히 찾았다.
"저~ 이곳에 김밥 잘하는 집이 있다고 하던데...마약김밥이라고
하더라구요."
그렇게 물어보는 나도 쑥쓰럽다. 마치 마약주사 한방 맞으러
가는 사람마냥 보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묻는 사람이 많은가보다. 기다렸다는
듯이 안내해준다.
김밥집은 먹자곡목도 아닌 단추골목에 있으니 어찌 찾아낼 수 있으랴.
차라리 나처럼 물어보고 가는 것이 속편하다. 변변한 가게가 있는
것도 아니다. 그저 시장통 골목에 의자 몇 개 놓고 쉴새 없이 손님을
맞고 있다.
김밥 써는 사진좀 찍을려고 했더니..어찌나 손놀림이 빠른지....큰
대야에 산더미처럼 쌓아 놓은 김밥
단순하고 무덤덤한 맛이 이 점의 매력이다. 그점은 충무김밥과
맥을 같이 하는데 강한 오징어 젓갈맛이 담백함을 상쇄시켜주는데 마약김밥은
그 덤덤함을 계속 유지한다. 엄지 손가락 만한 김밥 속에는 홍당무와
단무지가 전부다. 자꾸자꾸 손이 가요...새우깡에 손이 가듯 부담없이
이쑤시개가 자꾸 가는 것이 식사라기 보다는 주전부리에 가깝다. 문방구
김밥과 다른 집이라면 겨자소스에 깁밥을 찍어먹는 것이다. 원래는
이곳에 파는 유부밥에 찍어 먹으라고 내어놓았는데 김밥하고도 절묘한
궁합이 맞아 지금은 늘 접시에 내어준다.
개인적으로 볼때 이 집의 김밥의 맛의 포인트는 단무지가 아닌가
싶다. 짜지 않고 입에 착착 달라 붙고 아삭아삭 씹는 맛이 경쾌하기까지
하다. 이곳에 마약이 들어가 있지 않나 의심해본다.
메뉴는 달랑 3가지. 김밥 2천원, 유부밥 2천원, 그리고 오뎅 1천원
김밥 유부, 섞어서 3천원을 주로 시킨다.
광장시장에서 터를 잡은지 30년이 되었단다. 30년의 세월이 일구어낸
맛이다. 빠르고 저렴하고 그리고 맛있게...10년 전부터 이 김밥에 중독된
아주머니는 인천에서 일부러 왔단다.
"김밥 값보다 차비가 더 들어."
음식 맛은 손맛이다. 그런데 그 손맛은 넉넉한 품성에서 나오는
것 같다. 그렇게 바쁜데도 주인 아주머니는 늘 미소를 잃지 않고 친절하다.
"다른 데는 김밥값을 올리는데...여기는 올릴 생각 없어요."
"없어요."
김밥이 다 떨어져서 다시 김밥다라이 하나를 탁자위에 올려 놓는다.
근처 집에서 아줌마들이 쉴새 없이 만든다고 한다. 이곳에서 다
팔리면 다시 가져오고....그러니까 30년전부터 즉석김밥을 만들어온
셈이다. 김밥이 빨리 팔리니까 재료도 신선하다.
신선한 재료 그리고 넉넉한 주인장의 마음씨가 바로 마약이 아닐까
싶다.
벌써 다 팔았네.
2264-7668 광장시장내 단추상가
|
첫댓글 며칠전 일본에서 동창들이 우루루 몰려 왔었는데 관광코스에 이 김밥집과 멧돌빈대떡이 들어있어서 나를 만나면 줄려고 한웅큼 사 왔더라구요. 호텔에 들어앉아 맛을 봤는데...정작 본인들은 입에 안 맞는 듯..참기름 맛의 향긋함과 간이 잘 맞아 떨어진 꼬마김밥이었습니다
아이고~~ 여기 또 가봐야겠네요....단추 골목에서 저 아줌마 얼굴 찾아 가면 되겠네요. 찜~
아, 무지허게 먹고 프네요. 광장시장 빈대떡에 이어 김밥까지... 광장시장 갈 이유가 자꾸 느네요.
저도 김밥 좋아하는데 양동이 하나 비워볼까요^^
먹어 보면 다른 김밥에서는 맛볼수 없는 무언가가 있읍니다.. 아주 맛있읍니다..
반갑습니다. 재미있게 잘 사시지요?.
마침 오늘 시간이 나서 모놀님 몇 명과 꼬마김밥을 먹으러 갔는데 저녁 6시에 이미 문을 닫았더군요. 밤 9시가 되면 다시 문을 연다고 하던데..영업시간이 아리송한 곳입니다..마약김밥,,ㅎㅎ
마약김밥이랑 멧돌빈대떡.. 먹고싶당........ 서거 먹으러 상경하면 참새 언니가 한다라이 사줄라나???
까짓~~김밥쯤이야 못 사주까나~~~온 나!
저도..가봐야 겠어요. 근데..광장시장이 어디에요?^^
광장시장은 1호선 종로 5가
9번 출구.ㅎㅎ
옛날 옛날 나 설 살적에 광장시장 자주 갔엇는데 요즘엔 동대문에 가도 딸뇬덜 땜시 무슨 무슨 쇼핑몰만 순례 해야 해서리...담번엔 기필코 찾아 가서 녹두 빈대떡에 쌕스폰 아저씨 노래도 듣고 마약 김밥에 유부밥 실컷 먹고 남대문으로 날아가 유명한 왕만두 먹어야겠어요 ㅎㅎㅎㅎㅎ
서울 오시면 같이 가요...맛난 음식 순례..좋아,좋아~~~~~^^* ㅎㅎ
광장시장이 어디있나요? 서울에 이런곳이 있었네... 한번 가보고 싶네...맛있겠네....
저번에 가서는 빈대떡에 막걸리 한사발 하구 왔는데 어찌나 사람이 많던지 모르는 아찌옆에 꼭 붙어 앉아 먹었어요..ㅎㅎ 또 마약먹으러 한번 가야겠네요...
사진도 맛나게 찍으셨네 ㅎㅎㅎ
한번쯤 가봐야겠네요^^
팔뚝굵기의순대와 솥뚜껑만한 녹두빈대떡도 일품이죠.
다다음주쯤 되면 갈 수 있을 것 같아요~~꺄아~~~~~~맛나보여~~!!
멧돌빈대떡집은 광장시장 어디쯤있나요 ? 저도 가서 먹어보게 ^^
나도 먹고싶은데 여긴 너무 멀어서...
순희네빈대떡집은 가봤는데 마약집은 아직 입니다 주말에도 하겠지요? 냠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