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비지터즈 선장 이준희 입니다.
평상시에 나쁜 짓을 너무 많이 하고 다녀, 인터넷에 글 쓰는 것이 두려운 1인으로서 눈팅만 하면 안되겠다는 양심의 가책을 가지고 항해기 써 봅니다.
비지터즈 2차 항해는 단독으로 했습니다.
1차 항해를 마리아나 전박사, 그리고 친구인 권형 같이 동반하여 목포까지 안전하게 이동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이동을 하면서 자신감이 생겨, 뭐 혼자서로 할 수 있겠네~ 하고 초보가 겁 없이 항해를 시작했습니다.
[목포 마리나에서 출발 전 물과 기름을 준비하고 10시에 출발 하였습니다]
출발 할 때 조금 겁은 났지만, 첫 큰 바다를 나간 지난 1차 항해보다는 덜 했습니다.
블루투스 스피커를 켜 놓고 핸드폰에 KBS 콩으로 라디오를 들으면서 항해를 했기 때문에, 언제든지 통신선상에 있다는 심리적 안정감이 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티아레 최선장님과 마리아나 전박사가 뒤에서 지속적으로 베이스 캠프 역할을 해 주셔서 더욱 더 심리적 안정감을 가지고 출발을 했습니다.
목포항을 나오고, 왼쪽에 골프장이 보이고 섬들이 중간 중간에 지나가니, 세상 근심 다 잊는 듯 했습니다.
그런데, 명량해전이 있었던, 진도 울돌목을 지나는데 물쌀이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최고 속도 12.8노트, 배 출력으로 5노트를 운행하니, 물 흐름이 7.8노트 정도 되었습니다. 배 위로 물 넘어가고 배 많이 흔들리니 오우~ 가슴이 쫄깃 쫄깃 해 졌습니다. ㅎㅎ
1차 목적지, 완도항을 향해 항해를 했습니다. 초반에는 물 때를 잘 만나 일정보다 일찍 도착 할 듯 했습니다. 그러나, 남해의 물 흐름은 제 생각을 벗어났습니다. 서해는 물 때에 따라, 조류의 방향을 쉽게 예측 가능한데, 남해는 물이 북서남동 방향으로 도는 듯한 느낌 이었습니다. (실제 수치조류도를 보니 그랬습니다).
시간은 지나고 어둠은 자주 짙어가는데, 완도항을 들어가는 초입에서 아~ 마뿔싸~ 어마어마한 크기의 미로와 같은 어장이 눈앞에 펼쳐지는데, 이건 못간다. 실제 킬에 어장의 줄이 닿는 순간. 여기서 멈춰야 겠다. 그리고 완도해경에 전화를 했습니다. 여기서 정박을 해야겠다고, 무지 걱정을 해 주더라고요.... 지나가는 선박에 부딪칠 수도 있고, 배가 떠 내려갈 수도 있고, 또 먹을 것은 있는지, 누구랑 있는지 등등, 걱정말라고 하고서 내가 항로에서 충분히 벗어난 어장 사이로 들어가서 항해하는 배에는 영향을 받지 않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마이레이디 김선장님께서 가르쳐 주신대로 수심의 5배에 해당하는 길이로 앵커링을 했습니다.
그리고 여유롭게 밥 해 먹고 잘라고 주변을 보니까, 어~ 어장이 너무 가까이 있는 겁니다.
이제는 생명의 위협보다는 어장을 침범하여 발생하는 금전적인 위협에 잠을 쉽게 못 들었습니다.
하여튼 2~3시간 자고 새벽 5시 출발을 했습니다.
다음 목표는 남해 미조항을 염두에 두고 출발 했는데, 피곤도 하고 어두워지면 곤란할 것이라는 생각에 티아레 최선장님의 조언을 받아 여수 안도의 서고지항으로 목표를 재조정하고 항해를 시작했습니다.
바람은 좋아서 항해는 순로조웠습니다. 그러나, 남해의 물흐름은 여전히 어려웠습니다.
서고지항은 한적하고 아름다웠습니다. 무엇보다도 서고지 출장소의 해경께서는 정말 친절하게 맞아 주셨습니다.
혼자 온 저를 많이 걱정해 주셨고요, 정말 현실보다는 동화속에 나오는 동네 같았습니다.
서고지항은 완전히 둘러 쌓여 있어 호수와 같았습니다. 덕분에 배도 별로 안 흔들려서 잠을 편하게 잘 잘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새벽 5시에 또 출항, 요즘 감성돔이 올라오는 철이라 섬 바위 바위에 개미 같이 붙어 있는 것이 있어 자세히 보니 모두 낚시꾼들이었습니다. 야~ 저 사람들은 나보다 훨씬 위험해 보이네~ 이 생각을 가지고 새벽 태양을 향해 출발~
마지막 날을 즐기면서 항해를 시작 했습니다.
여수에서 통영으로 바로 가는 곳에는 사방에 모두 바다만 보이는 곳이 있었습니다. 물론 이 때 데이터 스트리밍을 받은 라디오는 안 되었습니다. 아~ 여기서 통신이 안되는구나~
한참을 항해를 해서 거의 다 올 무렵, 배가 안 나가는 겁니다. 1.7노트, 뭔가 이상하다. 근데 후진으로 가도 1.7노트 뭐지~
티아레 최선장님께 연락을 해 보았습니다. 스쿠류에 뭔가 걸린 것이라고~,
바다에 배를 멈춰 놓고 물 속에 들어가 보았습니다.
스쿠류에 엄청난 양의 해조가 엉켜 있었습니다. 제거를 하고 무사히 입항, 그렇게 저의 첫 단독 모험은 무사히 완료를 했습니다.
안전한 항해를 도와 주신 많은 분들, 특히 티아레 최선장님, 마리아나 전박사께 매우 감사하다는 말씀 드립니다.
첫댓글 행해기 즐감했어요!
홀로 항해하다보면 어려움도 많지만
자신감 대처능력등 배우는 것도 많아요.^^
통영 무사 입성 축하합니다. 사실 단독 항해 걱정보다 같이 못가서 아쉬움이 많았네요.
멋져요.
그런 도전정신이 아쉬운 세상입니다.
화이팅..
축하합니다. 단독 서남해안 일주항해 달성하셨군요.
조습니다. 저와 거의 같은 시기에 움직이셨는데, 풍랑주의보를 안 만났다니 행운입니다.
저는 남해에서 출발하여 양양까지 왔는데 풍랑주의보에 바다가 겇일어서 고생좀 햇거든요.
아, 그리고, 통영은 계류비가 비쌉니다. 가능하면 남해 물건항으로 가시는게 좋아요. 계류비 쌉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