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장
네 안에 있는 신성을 왜 보지 못하느냐?
“네가 이스라엘의 선생이면서 이런 것도 알지 못하느냐? 내가 진정으로 너에게 말한다. 우리는 우리가 아는 것을 말하고 우리가 본 것을 증언하는데, 너희는 우리의 증언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내가 땅의 일을 말하여도 너희가 믿지 아니 하거든, 하물며 하늘의 일을 말하면 어떻게 믿겠느냐?”
- <요한복음> 3장 10~12절.
예수가 유대인 지도자 니고데모가 하늘나라와 메시아에 대해 물었을 때 그에게 들려준 말이다. 니고데모는, 예수의 제자이면서 유대 지도자인 요셉과 함께 십자가에서 죽은 예수의 시체를 빌라도에게 인도받아 무덤에 안장한 인물이다. 유대 지도자이면서 부자인 요셉은 예루살렘에서 자신이 예수의 제자임을 숨기고 있었다. 니고데모도 요셉도 예수가 메시아일 것이라고 확신하면서도 그것을 드러내지 못했다. 다른 모든 유대 지도자들은 예수를 ‘술주정뱅이’나 ‘미친 사람’으로 폄하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당시 십자가 처형은 극악무도한 형벌이었다. 처형을 당하는 자는 공개적으로 극도의 수치심을 느끼며 처참하게 죽어간다. 죄인이 십자가에서 죽었다 할지라도 시신을 내리지 않고 그대로 두어 계속 수치심을 느끼게 했다. 결국 시신은 유족에게 돌아가지 못하고 맹금류의 먹이가 되거나 시신의 일부가 십자가에서 떨어져 들개의 차지가 되었다. 유대인들에게 있어서 시신을 매장하지 못하는 것은 인간으로서 겪지 말아야 할 가장 비극적인 운명이었다.
니고데모와 요셉이 빌라도를 찾아가서 예수의 시신을 인도받고자 요청한 일은 자신들이 예수를 믿는다는 내면을 드러내는 일이었다. 지금까지 사람들에게서 받아온 모든 신망을 포기하고는 새로 태어나는 것이었다. 예수는 니고데모에게 이렇게도 말했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에게 말한다. 누구든지 다시 나지 안으면 하나님 나라를 볼 수 없다. 하나님 나라는 다시 태어나는 자에게 보인다.”
‘다시 태어난다’는 의미는 무엇인가? 사람은 우선 어머니의 뱃속(물)에서 태어난다. 그리고 두 번째은 영적인 탄생으로 깨달음을 의미한다. 예수는 영적으로 탄생한 사람은 불고 싶은 대로 부는 바람처럼 자유롭다고 했다. 무엇에 억눌리거나 제한 받지 않고 모든 것에 열려 있는 사람이다.
다시 태어난다는 것의 의미
‘하나님의 나라’를 보려면 ‘다시 태어나야 한다’는 예수의 말은 제한된 시공간 안에서의 경험을 통해 주어진 자아로부터 탈출하여, 내 안의 신의 속성을 발견하고 이를 실천해야 한다는 의미다. 예수가 광야에서 신의 계시를 듣고 자비의 삶을 살았던 것처럼 자신만의 새로운 삶을 찾아 나서야 한다. 이 거룩한 여행이 바로 다시 태어나기 위한 연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