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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OOO 님.
그쪽(한자 진영)에서 말하는 소위 엘리트들은 시간과 여유가 남아 도니까 고상한 대화만 나누고, 그것도 서로 펜이나 키보드로 암호 같은 글자를 쓰며 필담만 하는가 보군요.
말소리 한 번으로 의사 소통이 잘 안 되니까 글자를 꼭 봐야 하고, 어려운 글자를 많이 알수록 똑똑한 사람으로 쳐 주는 거겠죠. 그게 얼마나 바보짓인지 알기나 하는 걸까?? 웃기지도 않아요. 한 마디로 헛똑똑이들입니다.
라틴어와 한자를 동일시하는 것도 상당히 문제가 있는 논리이기도 하고, 부수를 통한 의미 추론도 더욱 억지스럽습니다. 한자가 뭔가 원칙이 있습니까? 획수 세는 거라든가, 글자에서 부수 찾는 것, 글자 모양와 뜻(회의자)이나 글자 모양과 소리(형성자) 사이의 대응 관계에, "어중간하게 맞아 떨어지는 거" 말고 예외 없이 딱 컴퓨터로 알고리즘을 기술할 수 있을 정도로 함수적인 종속성이 있는 정보가 있습니까?
그런 게 없으니까 한자는 하나를 알면 열을 알 수 있는 체계가 결코 아니며, 전산화를 해도 글꼴이든 데이터든 전부 한 글자씩 일일이 하고 있는 겁니다. 우리말에 있는 각종 불규칙과 부조리, 예외도 저는 싫어하고 어떻게든 고치려고 애쓰고 있는데 남의 나라 글자의 쓰잘데없는 암기 정보 공부하는데 쏟는 시간과 정력이 아깝지 않습니까?
한자 배우는 게 좋냐, 안 좋냐? 이렇게 따지는 건 미친 짓입니다. 한자파들 논리에 끌려가는 첫걸음입니다. 나쁜짓만 아니면 뭐든 배우는 게 안 배우는 것보다 당연히 좋지 않습니까?? 반드시 기회 비용이라는 개념이 들어가야 한자파와 싸울 수 있습니다. 한자파들이 그 정도 주장을 할 수 있기 위해서 얼마나 그들이 모호한 개념들을 잘 이용하여 사실을 많이 왜곡하는지 우리는 알아챌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말을 받아 적을 때는 한자가 대부분의 경우 필요 없을 뿐 아니라, 원칙적으로 필요 없어야 하며 그게 정상입니다. 또한, 한자어를 쓰는 건 우리말에서 청각적으로 문제가 없는(한글로 적어도 아무 문제가 없는) 한도 내에서입니다.
"우리말의 70%가 한자어다"를 공격할 때 "70%가 아니라 실제로는 40, 50% 남짓밖에 안 된다"라고 받아치면, 그것도 틀린 말은 아니지만 약한 공격입니다. 더 근본적인 반격은 "우리말이 한자어가 그렇게 많아진 거 자체가 우리말이 기형아가 된 것이다. 한글전용을 통해 한자어를 줄이면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한자를 더 배우고 더 쓰는 건 목마르다고 바닷물을 마시는 짓일 뿐이다."입니다.
기어이 "나는 한자 없인 못 살겠어" "우리말에 쓰이고 있는 한자어는 전부 한자로 써야 직성이 풀리겠어"라고 하면서 자기 혼자 한자를 섞어서 글 쓰는 건 안 말립니다. 그런 건 자기 혼자 두음법칙 무시하면서 글 쓰고, 중국· 일본 대신 중궈*, 니혼*이라고 하고, 고유명사 표기 부호 쓰는 것처럼 나름대로 뜻이 있어서 하는 행동으로 이해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걸 취업을 빌미로, 입시 성적을 빌미로 전국민에게 강요하려 드는 게 정말로 악한 짓이며 미친 짓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