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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박물관대학 특강 자료
선비
2023. 5. 19.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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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박물관대학 특강 자료]
시조(時調)란?
강 재 일(社, 한국시조협회 부이사장)
1. 들어가며
시조는 일반적으로 700여 년 전, 고려 말에 생겼다는 것이 정설로 되어 있다. 1894년 갑오경장으로 부침을 거듭하다가, 1930년대 혁신시조로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새로운 면모를 보여주면서 발전 해 온 것이다.
원래 시조는 음악과 문학이 하나였었다. 시조 문학을 벗어나 시조창이 존재하지 않았고, 시조 문학 역시 시조창을 벗어나 존재하지 않았다.
3장(章), 6구(句), 12소절(小節).
어떠한 경우라도 이 정형을 무시할 수가 없었다.
특히, 종장 첫 음보 3어절의 제약은 필수적이었다.
시조 문학이건 시조창이건 한 치도 이것에서 벗어날 수가 없었던 것이다.
한데, 지금은 학계에서조차도 문학은 문학대로, 시조창은 시조창대로, 제 각각 따로 연구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요즘의 시조를 보면 걱정이 앞선다.
시조문학을 알면 시조창을 모르고, 시조창을 알면 시조문학을 모른다.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시조의 근본이 노래이며 문학이란 숙명 때문에 시조창이 전제 되지 않는 시조 문학은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뿐만 아니라, 시조창 역시 시조 문학이 전제되지 않고는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시조는 음악과 문학이 어우러진 우리만의 독특한 예술장르기 때문이다.
시조란 창(가곡)을 기반으로 한 우리 고유의 문학이다. 따라서 정형(定型)을 벗어난 문학작품은 시조가 아니다. 이를 무시한 것은 자유시일 뿐이다.
시조창도 마찬가지다. 시조창을 잘 안다고 해서 우수한 시조를 창작해내며, 시조창을 잘 안다고 해서 우수한 논문을 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시조의 음악적 기능과 문학적 기능을 따로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다는 것이다.
2. 시조와 시조창의 연계성
시조는 문학적인 분류와 음악적인 분류로 나눠진다.
단시조․ 중시조․ 장시조 등의 문학 용어와, 평시조, 사설시조, 질음시조 등의 음악 용어가 그것이다.
시조창을 해본 사람이면 알 수 있듯, 평시조는 평평하게 부르라는 것이고, 사설시조는 리듬을 촘촘히 엮어간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그리고 질음시조는 초두에 소리를 지르는 변창법이다.
시조가 700여년이나 되었지만 시조창은 불과 200년 밖에 되지 않았다.
황진이가 불렀다는 시조는 만대엽이나 중대엽, 삭대엽 등의 가곡이었지 시조창은 아니다. 시조창이 생기기 이전에는 시조라는 용어조차 없었다는 것도 아는 이가 흔치 않다. 가곡에 우락 시조, 계락 시조, 언락 시조라는 말이 있다는 것도 잘 알지 못한다. 시조창 이전에는 시조가 가곡으로만 불리어왔다.
시조시를 노랫말로 해서 부른 것이 가곡이다. 가곡은 시조의 또 다른 명칭이다. [양금신보]의 기록대로 라면, 시조는 900년까지 소급할 수 있다. 그야말로 1000년의 성상을 민족과 함께 이어져 내려온 것이다. 장르의 부침 속에서 이렇게 오랫동안 계승된 민족시는 세계 어느 곳에서도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3장 6구 12소절의 시조가 ‘언어체(랑그)’라 한다면 개인이 창작한 작품은 ‘발화체(빠롤)’가 된다. 규칙이 ‘랑그’라면 전술은 ‘빠롤’인 것이다.
지금도 간간이 창작되고 있는 개화기적 양장 시조와 중장을 변형시킨 엇시조를 어떻게 분류해야 할까?
초장과 종장만으로 중장이 생략된 일본의 단가(와까, 5.7.5.7.7의 5구 31음)형태와 비슷한 형식. 3장이 아닌 2장의 시조. 이것은 파울을 범한 것이다.
최근에 생긴 혼합 시조는 또 어떤가.
이런 시조를 두고 어떤 이는, 단시조 ․ 중시조 ․ 장시조 ․ 양장시조가 혼합된 연시조의 형태라고 한다.
단 ․ 중 ․ 장시조끼리의 혼합이라면 연시조 형태로 3장은 유지할 수 있으나, 양장 시조까지 합세한다면 문제는 달라진다.
이런 시조들은 본래의 모습인 시조창으로는 시연이 불가하다.
때문에 시조의 원리나 풍도에서 벗어난 것들이다.
이런 시조를 시조로 인정할 것인가란 문제는 논의의 여지로 두고라도, 시조의 본질 자체를 흔들 수 있다는 데에서는 숙고해야 할 과제다.
3. 옳은 시조란?
위에 언급한 ‘시조는 과연 무엇인가?’란 고민은 시조를 창작하는 시조시인들만의 것이 아니라, 시조창을 하는 음악인들과 시조를 연구하는 학자들에게도 해당된다.
우리는 21세기를 ‘글로벌라이제이션 시대’라 한다.
정치, 경제, 문화 등 여러 분야에서 세계 만국이 단일화 되어간다는 이때 우리의 정체성을 찾는 일은 무엇보다 소중하다.
세계 속의 대한민국을 제대로 알리기 위해서는 우리만의 독특한 그 무엇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궁극적으로 시조는 스스로 창작한 시조를 시조창으로 시연하는 본래의 모습을 찾아야 한다. 눈으로 읽고 이해하는 문학에서 벗어나 귀로 듣고 이해하는 시조 본연의 모습으로 환원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문학과 음악이 결합된 양식은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
그만큼 세계만방에 자신 있게 내놓을 수 있는 코리아 문화 상품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시조 시인도, 시조창을 부르는 사람도, 시조를 연구하는 학자도 이것이 시조가 지닌 멋이고 여유이며 정체성이란 걸 새로이 깨달아야 한다. 그리하여 정책적인 지원도 지원이지만 시조 인들의 원론적인 인식전환이 더욱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하루 일과를 마치고 자신을 돌아보면서, 시조 한 수로 자연과 벗해 마음을 달랬던 선조들의 멋.
아무리 시대가 변했다 해도 인간 본연의 성정은 변하지 않는다.
시조창은 전문가나 부를 수 있는 가곡과는 다르게 단순화되어 있어 누구나 부를 수가 있다. 뻗거나, 떨거나, 막거나, 흔들거나 하는 기본적인 발성법만 익힌다면 누구나 가능한 것이다.
시조의 창법으로 ‘영시법(影詩法)’이란 게 있다. 시를 읊는다는 뜻의 ‘영시(詠詩)’와는 다른 의미다. 하얀 구름이 산봉우리 위로 뭉게뭉게 피어오르듯, 솔개가 하늘 높이 선회하듯, 기러기가 모래밭에 사뿐히 내려앉듯, 강물이 굽이굽이 흘러가듯 머릿속으로 그런 정경을 그리면서 부르는 것이 시조창이다.
시조창은 평시조 계열. 지름시조 계열, 사설시조 계열로 나눌 수 있다.
평시조 계열로는 평시조, 중허리 시조, 우조시조 등이 있고, 사설시조 계열로는 사설시조, 반사설시조, 각시조 등이 있으며, 지름시조의 계열로는 남창지름시조, 여창 지름시조, 우조지름시조, 사설지름시조 등이 있다.
이 외에도 시조창에 관한 많은 이론이 있으나 여기에서는 논외로 한다.
4. 시연, 평시조
시조의 본질은 수양에 있기 때문에 여러 가지 자세에 대한 수칙이 있다.
*창자팔용(唱者八容)과 청자팔불(聽者八不).
-창자팔용(唱者八容)
1. 좌용필가(坐容必跏) : 앉음새는 반드시 가부좌로
2. 두용필정(頭容必正) : 머리는 반듯하게
3. 척용필직(脊容必直) : 허리는 꼿꼿하게
4. 수용필공(手容必拱) : 두 손은 공손히 맞잡고 *(男左女右)
5. 색용필온(色容必溫) : 얼굴 표정은 온화하게
6. 성용필명(聲容必明) : 소리는 맑고 청아하게
7. 종용필예(終容必禮) : 창을 마치고 나면 공손의 예를 갖춘다.
8. 학용필성(學容必誠) : 배울 때는 성의를 다한다.
-청자팔불(聽者八不)
1. 좌불의경(坐不倚傾) : 앉을때는 기대거나 기울지 않게.
2. 목불초시(目不瞧視) : 곁눈질을 하거나 한 눈을 팔지 않는다.
3. 구불잡담(口不雜談) : 잡담은 금한다.
4. 수불희박(手不戱拍) : 손으로 박자를 치지 않는다.
5. 청불방심(聽不放心) : 귀를 기우려 듣는다.
6. 찬불남발(讚不濫發) : 칭찬을 남발하지 마라.
7. 창불우열(唱不優劣) : 창하는 사람을 두고 우열을 논하지 마라.(스승은 제외)
8. 타불사단(他不思短) : 타인이 나보다 못하다는 생각을 마라.
실제로 창을 해보면 마음이 차분해진다. 물론 듣는 사람들도 편안하게 느껴진다. 이는 시조창이 자기 수양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