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의 내용은 요즘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는 줄기세포에 대한 설명을 어떤 과학자(본인은 알고 있지만, 세상이 시끄러워 공개하기가 어려움)가 일반인이 쉽게 이해하도록 잡담 형식으로 적은 글임.
제가 사실 과학에 그다지 연관 없는 이 사이트에서 왜 할일 없이 열 내는지 저도 모르겠습니다만 진짜 엉터리 언론의 말만 믿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서 글을 씁니다....
황교수의 논문은 뭐 최첨단 기술이라 같은 생물 하는 사람도 검증하기 어렵다는 정근모(물리학 전공으로 전 과학기술부 장관, 현 호서대 총장)의 말... 그야 말로 새빨간 거짓말입니다. 사태를 덮고 싶은 맘은 이해가지만, 진짜 해도 해도...
제가 황교수 논문에 대해서 자세하게!!! 요약해 드리겠습니다.
황교수의 사이언스 논문은 2004년 논문과 2005년 논문이 있습니다.
2004년 논문내용을 전문적이고 고차원적으로 요약하면
"나 줄기세포 만들었다"
이거 한 문장입니다. 아인슈타인 논문이나 페르미의 정리처럼 두껍지도 않고 읽는데 어려운 논문 결코 아닙니다. 줄기세포 만들어서 확인했다, 그 외에는 아무런 내용도 없는 논문입니다. 하지만 대단한 성과이지요. 왜냐면 그동안 줄기세포 만든 사람이 없었으니까요.
이게 왜 힘드냐면, 난자 핵 치환 과정(황교수팀은 젓가랏질의 기운을 받아 극복하였다는)이 어렵고, 줄기세포의 배양자체가 어렵기 때문에 많은 노하우가 필요하고, 결정적으로... 이게 성공률 자체가 워낙 낮기 때문에 수많은 난자가 필요한데 이렇게 난자를 대량으로 구할 수 연구팀은 황교수 밖에 없었습니다. 2004년 논문에서 황교수는 242개의 난자로 한 개의 줄기세포를 만듭니다.
그리고 나니까 외국 연구팀이 비웃습니다. 나도 난자 200개 주면 하나 정도는 만든다. 없어서 못 만들지 그게 뭐 대수냐??? 라고 하니까 2005년에 다시 획기적인 논문을 발표합니다.
"나 줄기세포 11개 만들었다. 이번엔 환자 자체의 세포를 이용하였고, 난자도 180개 밖에 안 썼다. 진짜 대단하지 않냐? 이제 진정한 줄기세포 시대의 개막을 선포한다"
2005년 논문은 양이 좀 많아서 두 줄입니다.
자, 그럼 이것을 어떻게 검증하느냐? 보통 다른 실험 같으면 딴 쪽에서 재현 테스트를 하는데, 이건 난자가 없어서 못합니다. 제일 간단한 방법은 황교수가 만든 줄기세포를 확인하면 됩니다. 줄기세포 확인은 이미 수없이 거론된 DNA fingerprint(지문)로 하는데 이건 일반인도 1주일만 배우면 하는 방식입니다.
2005년 논문은 2004년 논문에서 이어지는 것이므로 특별히 논리적으로 모순될게 없다고 판단이 되어 사이언스에서 검증기간도 극도로 짧게 가지고 특종 보도를 합니다.
조금 시간이 지나서 PD수첩의 조사 같은 게 흘려지고 난 후에 황교수가 논문 정정을 요청합니다.
"나 줄기 세포 만들었다는 것 중에 4개가 아직 정확하게 확인 안 된다. 7개 만든 것으로 정정해다오"
사실 줄기세포 확인절차인 DNA감식을 국과수에 야매로(!) 한번 한 것 밖에 없다는 게 의아스럽지만, 뭐 이 정도의 수정은 그렇다 칠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줄기세포 사진 자체가 중복된 것이 5쌍이나 등장합니다. 아울러 DNA noise pattern이 같은 것도 있고요... 단지 사진의 실수라고 하는데, 만약 이게 실수가 아니라면? 황교수의 2005년 논문은
"나 줄기세포 2~3개 만들었다. 환자 것에서 나온 세포인지는 확실치 않다" 로 바뀌어 버립니다. 이러면 이 논문 당연히 퇴짜 맞아야 하는 수준입니다.
PD수첩이 내부자 제보로 뭐 어떻게 알았는지는 모르겠으나 황교수의 줄기세포가 3개 이하라는 의심... 혹은 확신(?)을 갖고 있습니다. 이러면 어떻게 할까요? 간단한 것은 '거 줄기세포 좀 구경 합시다' 입니다.
이거 연구 방해하는 아니고요, 줄기세포 자체는 분양이 가능하므로 조금 떼어 주어도 상관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PD수첩이 구경하려고 줄기세포 가져갔는데, 그게 줄기세포가 아니었습니다! 이런 모든 결과가 학계에 퍼졌습니다.
그래서, 원하는 것은 아주 간단합니다.
"줄기세포 좀 봅시다!!! 실험해서 만들었다는데 그거 좀 구경시켜 주면 안 될까요?"
그 어렵게 만들었다는 줄기세포, 한 번 분양받아서 DNA돌려서 줄기세포의 아름다운 패턴을 보고 싶은 소박한 요구사항일 뿐인데... 처음에는 사이언스가 싫어할 거라는 핑계, 그 다음에는 과학자의 자존심,... 그 다음에는 그 소중한 줄기세포가 아예 11개 모두 손상되었다!!!! 라는 답변...
결국 줄기세포를 다시 만들어서 보여주겠다고 하는군요. 2004년 논문이 잘못 되지 않았다면 분명히 황교수팀은 줄기세포 만들 능력 있을 겁니다. 하지만, 이미 2005년 논문 자체가 바보 논문이 되어버리는 거죠.
황교수의 모든 업적을 부정하겠다는 게 아니라 2005년 논문에서 나왔던 11개, 아니 수정해서 7개의 줄기세포를 한번 눈앞에서 세어보고 싶다는 건데... 학자적 자존심이 용납 안되어서 그 중요한 샘플을 한꺼번에 소각장에 넣었다는 얘기인가 봅니다.
뭐, 의혹은 의혹일 뿐입니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간단한 요구 사항을 갖은 핑계를 대면서 거부하는 것은 의혹을 증폭 시킬 뿐 아니라, 과학자의 기본자세가 아닙니다. 그리고 그 와중에 벌써 여러 번 거짓말 한 것이 드러났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신뢰가 가지 않는 것이고요.
(대표적 거짓말 : 난자 매매는 결코 없었다. 연구원 기증 없다. 줄기세포는 DNA검증이 어렵다. 가끔은 DNA가 변한다. 포름알데히드 쓰면 DNA검증 안 된다. 사진 수정은 이미 사이언스도 아는 사항이다. 조선일보에서 이야기하는 MBC덕에 일본애들이 논문 더 먼저 냈다 (일본애들 논문은 PD수첩하고 상관없이 5월 29일날 제출되었고 8월말에 게재승인이 난 상태)
마지막으로 정리하자면, 저 진짜 줄기세포 구경하고 싶습니다. 제가 줄기세포 만들 능력은 당연히 없어서 논문은 못 쓰지만, 줄기세포 주면 그게 줄기세포인지 '검증'은 쉽게 할 수 있습니다. 제가 PD수첩도 PCR 분석 전문가도 아니지만......
줄기세포를 안 보여주기 때문에 줄기세포가 과연 있었을까? 하는 근본적 물음이 남는 것인데...
지금 우리나라 상태를 보니까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군요.
첫댓글 진실은 언젠가 밝혀진다. 다만 메스컴이 앞서가니 그게 탈?/ 나도 메스컴에 뜨면 영웅까지 될수있는데?
떳떳하면 저렇게 누워 있을수 있을까? 뭔가 석연치 않은점이...
줄기세포도 중요하지만... 요즘의 우리나라는 너무 흑백논리에 치우치는거 같어...쩝!~/오랜만에 가페지기님께 꼬릴 답니다요?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