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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요한 아우구스트 아펠 및 프리드리히 라운의 <괴담집>
대본 프리드리히 킨트
초연 1821년 베를린 왕립극장
배경 30년 전쟁이 끝난 무렵 1650년경 보헤미아
<1999 함부르크 국립극장 / 160분 / 한글자막>
함부르크 국립극장 오케스트라 & 합창단 연주 / 잉고 멘츠마허 지휘 / 페터 콘비취니 연출
막스...........보조 삼림관. 사수(射手).....요르마 실바스티(테너)
카스파르.....보조 삼림관. 사수..............알버트 도먼(베이스)
쿠노...........책임 삼림관......................디터 벨러(베이스)
오토카르.....후작. 이 지역의 영주..........볼프강 라우흐(바리톤)
아가테........쿠노의 딸.........................샬로테 마르지오노(소프라노)
엔헨...........아카테의 사촌...................자비네 리터부슈(소프라노 또는 메조소프라노)
킬리안........부유한 농부......................올리버 츠와르크(바리톤)
은자...........은둔자. 현자.....................양희준(베이스)
자미엘........사냥의 악마......................외르그-미카엘 코에르블(臺詞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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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줄거리 === <영상물 내지 해설 / 박종호>
막스는 솜씨가 뛰어난 사냥꾼으로서, 사격대회에서 우승하여 삼림보호관이 되고 더불어 사랑하는 아가테의 신랑이 되는 소망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막상 대회를 며칠 앞두고는 계속 총알이 표적을 빗나가는 일이 벌어지고, 막스는 불안해진다. 이때 그의 친구 카스파르가 막스에게 마법의 힘으로 표적을 맞추는 마탄(마법의 탄환)을 사용할 것을 권한다. 물론 마탄을 사용하는 것은 불법이지만 위기에 몰린 막스는 유혹을 뿌리치지 못한다. 막스는 영혼을 팔고 마탄을 받는다. 드디어 사격대회가 열린다. 하지만 막스가 마탄을 사용한 사실이 밝혀지고, 그는 지역에서 추방령을 받는다. 그러나 현자가 나타나서 그에게 유예를 주자고 한다. 막스에게는 1년간 반성의 기간이 주어지고, 사람들은 젊은 남녀의 건강한 장래를 기원한다.
=== 프로덕션 노트 === <영상물 내지 해설 / 박종호>
현대의 여러 연출가들 가운데서도 가장 전위적인 연출로서 관객들을 놀라게 하고 가장 파격적인 연출로 논란의 대상이 되는 연출가가 바로 페터 콘비취니일 것이다. 그는 늘 자신만의 새로운 관점의 해석과 세상에 대한 날카로운 풍자를 더한다. 그리하여 오페라가 과거의 유물이 아니라 지금도 살아있는 장르로서 우리 시대 정치와 사회에 대한 날카로운 화살이 될 수 있음을 매번의 무대에서 늘 새로운 방식으로 보여주는 진정한 예술가다.
그의 독창적인 작품들은 제법 영상물로 많이 출시되어서 유럽에 가지 않고도 접해 볼 수 있는데, 뮌헨 국립 오페라 극장에서의 바그너의 <트리스탄과 이졸데>, 바르셀로나 리세우 대극장에서의 바그너의 <로엔그린>, 빈 국립 오페라 극장에서의 바그너의 <로엔그린> 등의 대작들이 출시되어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그의 진면목이 잘 드러나는 걸작인 단 한 작품만을 꼽으라면 베버의 <마탄의 사수>에게 손을 들어주고 싶다.
이 무대는 빈이나 뮌헨 같은 대규모 무대도 아니고, 바그너의 악극이나 베르디의 그랜드 오페라 같은 대형 작품도 아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작은 극장에서의 보다 작은 형태의 오페라인 <마탄의 사수>에서 콘비취니의 천재성은 여지없이 드러난다.
콘비취니의 다양한 기법과 기발한 아이디어는 어쩌면 지루해질 위험에 처했을지도 모르는 이 오페라의 오래된 이야기에 생명력과 웃음을 불어 넣고 있다. 특히 3막 시골의 네 처녀들이 앙상블을 부르는 장면의 아름다움은 보는 이에게 즐거움을 넘어서 행복을 선사한다. 처녀들은 아름답지도 세련되지도 않고 그렇다고 노래를 썩 잘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그들의 덜 다듬어진듯한 연기는 도리어 이 독일 벽촌 이야기의 가치를, 이 독일 징슈필의 가치를, 이 단순하지만 진실을 말하려는 작품의 주제를 웅변하고 있는 것이다. 이 하나의 장면만으로도 콘비취니는 빛나며 이 프로덕션은 최고의 면류관을 쓸 만하다. 또한 여자 자미엘의 등장에서 오케스트라 피트의 여성 바이올리니스트가 머리에 뿔을 달고 무대에 올라와서 가수와 함께 연주를 주고받는 장면 또한 놀라우며, 피날레 부분에 객석에서 관객처럼 앉아 있다가 일어서서 무대를 향하여 항의하는 은자의 행동들도 모두 콘비취니의 기지와 상상력이 넘치고 있다. 그중에서도 최고의 압권은 그 유명한 '사냥꾼의 합창'일 것인데, 이것이야말로 여기서 얘기를 듣기 전에 미리 직접 보아야 할 것이다. 동물도 사냥꾼도 사라진 현대 산업 사회인 독일이나 한국이나 이제 사냥꾼들의 모습을 삼림에서 볼 수는 없다. 하지만 대신 사냥꾼은 숲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도시의 빌딩숲속에서 밤마다 사냥거리를 찾아서 어슬렁거리고 있지 않은가.
아가테역의 마르조노의 청순한 소리와 막스역의 실바스티의 미성은 훌륭하다. 전형적인 독일식 발성법과 독일 오페라의 가창 스타일을 잘 느껴볼 수 있다. 특히 한국의 베이스 양희준도 최고의 멋진 저음을 들려준다. 게다가 음향이 매우 뛰어나다.
=== 작품 해설 === <영상물 내지 해설 / 박종호>
마탄의 사수
독일 민족 오페라의 지평을 연 동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제목도 상당히 낯설게 느껴지며, 내용도 음악도 쉽지 않을 것 같은 오페라 <마탄(魔彈)의 사수(射手)>는 놀랍게도 독일인들에게는 가장 친숙하고 쉬운 오페라로 통한다. 독일 어린이들을 위한 오페라 음반이나 어린이용으로 축약된 비디오 등에 가장 먼저 들어가는 것이 바로 <마탄의 사수>다.
독일인들은 어려서부터 <마탄의 사수>의 이야기를 듣고 크거나 학교나 사회단체 같은 데에서 늘 이 음악을 듣고 자란다. 그런만큼 이 오페라의 내용은 가장 독일적이며 음악은 독일 음악의 전형적인 뿌리에 다름아 아니다. 독일에서 청소년들에게 가장 친숙한 오페라라면 클래식 음악에 별 관심이 없는 사람들도 베버의 <마탄의 사수>는 다 안다. 아마 독일인들이 어려서부터 가장 많이 접하는 오페라는 <마탄의 사수>를 필두로 모차르트의 <마술피리>, 훔퍼딩크의 <헨젤과 그레텔> 정도일 것이다.
독일에 갈 때면 접하는 끝없이 펼쳐진 검푸른 침엽수림들...... 독일인들은 그곳에서 총을 들고 다니면서 사냥을 하고 새를 잡았다. 농사보다도 더욱 익숙한 일이었던 그들의 사냥은 그들에게 고기와 술과 노래와 축제를 제공해준 근간이었다. 그러므로 독일 청소년들에게 숲과 동물과 사냥이라는 것은 마치 우리가 나물을 캐거나 천엽을 하는 것과 같은 의미였던 것이다. 그런 독일의 삼림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그들의 이야기, 그들의 갈등, 그들의 사랑이 바로 <마탄의 사수>다.
그러므로 <마탄의 사수>는 독일인들에게는 마치 우리의 '전원일기'처럼 그들이 사랑하는 광활한 자연을 배경으로 그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드라마다. 게다가 음악마저도 전형적인 클래식보다는 그들의 오랜 전통과 감각에 잘 어울리는 그들의 체질에 맞는 음악이었기에 독일인들이 생각하는 <마탄의 사수>는 너무나 친근한 것이다.
그러나 <마탄의 사수>가 우리의 가슴에 다가오는 중요한 심리적인 요인이 또 있으니 그것은 바로 드라마의 소재다. 사냥도 숲도 사격대회도 사랑도 아닌 이 오페라의 숨은 소재는 무엇일까? <마탄의 사수>는 '시험(試驗)'에 관한 오페라다.
그러므로 누구나 공감할 만한 인류 보편적인 소재를 가지고 있다. 주인공은 시험을 앞두고 있는데 갑자기 실력 발휘가 되지 않는다. 그런데 내일로 다가온 그 시험에서 1등을 해야만 사귀던 여자와 맺어질 수 있다. 이럴 경우에 우리는 어떤 생각이 드는가?
우리는 학창 시절에 누구라도 한번쯤은 시험을 앞두고 아주 낭만적인 상상을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즉 시험을 치는 내 눈 앞에 시험의 답안이 저절로 다 떠오른다던지, 환영이 떠올라 답을 가르쳐 준다던지, 전날 내일 나올 시험지를 요정이 가져다준다던지, 내가 쓴 답은 무조건 정답이 된다던지, 투명한 교과서가 있어서 나만 펼쳐 볼 수 있다던지 하는 상상들을 할 것이다. 이런 것들이 모두 낭만주의적 상상들이다. 그리고 이런 낭만주의적 상상 속에는 보통 마술적인 마법이 들어 있는 경우가 많으니, 우리도 한때는 모두 요정낭만주의의 작가였던 것이다.
우리는 시험 전날 얼마나 이런 식으로 시험을 통과하고 싶어 했던가? 똑같은 경우가 바로 <마탄의 사수>의 소재인 것이다. 그리고 시험은 무척 오래전부터 시대와 지역을 초월해서 인간을 괴롭혀 왔던 것이다. 인류 공통의 영원한 숙제, 시험. 그러므로 시험을 다룬 오페라 <마탄의 사수>는 우리가 자각을 채 하지도 못하는 사이에 관객들의 심성으로 파고드는 친근하고 묘한 드라마인 것이다.
칼 마리아 폰 베버(1786~1826)는 가장 독일적인 작곡가였으며 수많은 후배 독일 음악가들에게 독일의 음악이란 이런 것이다 하는 귀감이 된 인물이다. 특히 그는 독일 낭만 오페라의 정립에 엄청난 기여를 하였고 그 대표적인 작품이 <마탄의 사수>다. 게다가 <마탄의 사수>는 독일 낭만 오페라의 최고봉일뿐 아니라, 전 오페라 역사를 통틀어서도 눈에 띄게 뛰어나고 독특하며 훌륭한 작품으로 손꼽히고 있다.
<마탄의 사수>는 원래 독일의 전통적인 노래극 형식인 징슈필로서 노래와 노래 사이에 레치타티보 대신에 대사가 들어가는 아주 단순한 노래극이다. 독일의 징슈필중에는 몇몇의 위대한 작품들이 있는데, 3대 징슈필을 손꼽아본다면 모차르트의 <마술피리>, 베토벤의 <피델리오>와 함께 <마탄의 사수>를 들 수 있다.
베버는 이 징슈필 장르를 가지고도 다른 후배 오페라 작곡가들에게 큰 귀감이 될 만한 뛰어난 특징들을 가지고 있다. 첫째, 전통적인 음악들을 완벽하게 오페라 무대 위에서 승화시켰다는 점이다. 노래들은 독일의 민속적인 민요들이 많지만, 그 예술성은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 그리고 그 음악들은 가장 독일적인 향토색으로 완벽하게 치장되어 있다. 둘째, 역시 전통적인 무용까지도 오페라하우스로 끌고 왔다. 보헤미아의 농부들이 추는 왈츠 등이 그러한데, 이런 작법 역시 후배 작곡가들이 많이 모방하게 된다. 셋째, 소재 역시 가장 독일적인 것들을 사용한 것이다. 앞서 언급했던 숲, 사냥, 사냥꾼, 사격대회 같은 독일 삼림의 모든 소재들이 이용된다. 마치 미국 서부 영화에는 금광과 광부, 갱단 등이 등장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넷째, 징슈필의 스타일을 유지하면서도 그 의도는 바그너의 악극에서의 시도에 버금갈 만큼 완벽한 무대예술을 지향하고 있다. 그는 여기서 이미 악극(樂劇)을 향한 나름대로의 정신을 보여주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다섯째, 완전하게 낭만주의적인 경향을 보인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마법과 마술과 환영과 요괴(妖怪) 등이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나면서, 그 안에는 사랑하는 연인들의 애절한 심정이 나타난다. 그리고 또한 자연적인 경향과 초자연적인 경향이 잘 섞여 있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작품은 독일 낭만 오페라의 효시라고 할 만하다.
베버는 독일의 유명 작가이자 작곡가이기도 했던 E.T.A. 호프만의 오페라 <운디네>를 보고 그런 낭만적인 작품을 자신이 제대로 실현해 보고 싶어 했다. 그리하여 그는 마음속에서 독일적인 낭만 정신에 입각한 낭만 오페라의 설계도를 착착 그려나가고 있었다.
그러던 베버는 드레스덴 오페라하우스의 지휘자로 부임하여 드레스덴으로 이사하였다. 그곳에서 그는 변호사이자 아마추어 시인이기도 한 프리드리히 킨트를 알게 되고 베버와 킨트는 함께 대본을 구상하기 시작하였다. 그들은 아펠과 라운이 쓴 민화집 <요괴담>에서 소재를 얻어서 <마탄의 사수>의 대본을 완성하였다. 그후 베버는 실로 자신이 가진 모든 혼신의 힘을 다하여 스스로 자신의 대표작이자 독일 오페라의 혁명적인 히트작이 될 <마탄의 사수>를 작곡하였다. 그가 <운디네>에 감동하여 구상을 시작한 지 5년이 지나서였다.
초연은 1821년 베를린 왕립극장에서 베버 자신의 지휘로 올려졌다. 상연이 되자마자 이 열정적이고 활력이 넘치는 <마탄의 사수>는 최고의 오페라로 대우 받으면서 당장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이탈리아 풍의 오페라 일색이던 독일의 오페라하우스들에 이제 진정한 독일 오페라의 출현이라는 표어 아래 모두가 흥분하였다. 오페라는 당장 독일어권 전역으로 마치 보헤미아의 숲이 불타 오르듯이 활활 퍼져나갔다.
드레스덴에서의 베버의 활약은 오직 독일 오페라의 부흥에 맞추어져 있었다. 그는 대대적이고 체계적인 계획을 세워서 이탈리아나 프랑스 오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하기 짝이 없던 독일 오페라를 바로 세우려고 하였다. 드레스덴에서의 베버는 자신의 시도에 동참한 동료 지휘자 하인리히 마르시너나 칼 라이시거 등과 함께 독일 오페라를 위하여 헌신하였다. 그리하여 드레스덴은 그때부터 독일 오페라의 상징적인 메카가 되었고, 그 한가운데는 최고의 작품 <마탄의 사수>가 있었다.
1844년 베버가 있던 그 드레스덴 오페라하우스의 지휘자로 바그너가 부임하였다. 그 영광스런 자리에 오른 바그너가 했던 최초의 작업은 음악이 아니었다. 연주여행중 런던에서 객사(客死)했던 베버의 유해를 베버의 정든 도시 드레스덴으로 모셔오는 것이었다.
런던에서 온 유해가 독일에 도착하였을 때, 바그너는 직접 함부르크까지 마중을 나갔다. 그리고 유해를 갑판에 실은 배가 엘베강을 따라서 드레스덴으로 향하는 동안, 바그너는 갑판에 서서 내내 유해를 지켰다. 선상에서는 바그너가 작곡한 <오이리안테 주제에 의한 장송 행진곡>이 연주되었다. 그리고 드레스덴에서 있었던 베버의 장례식에서 바그너가 낭독한 연설문은 지금도 독일예술사상 최고 명문장으로 기억되고 있다.
"베버여, 여기에 누우소서. 이곳은 화려한 장소는 아닙니다. 그대의 귀한 몸을 누이기에 너무나 누추한 곳입니다. 지금까지 그대는 위대한 나라의 훌륭한 교회에 누워계셨습니다. 그러나 지금 이곳은 누추하지만 그대의 조국 독일의 땅입니다. 사랑하는 베버여! 그대의 뜻은 경탄이 아니라 사랑에 있었으며, 그대의 음악은 탐구였습니다. 그대는 사랑을 원하는 사람들을 위하여 다시 눈을 뜨고 사랑을 보내주고 계십니다. 영국인들은 그대를 존경으로 대했고, 프랑스인들은 그대에게 매혹되었으나, 우리 독일인들은 오직 그대를 사랑하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베버여! 그대는 인생 중 가장 아름다운 날들을 독일에서 보냈으며, 독일의 피 중에서 뜨거운 한 방울을 지녔으며, 독일 심장의 한 조각을 몸에 지녔으니, 그대여 이제 독일 땅에서 편안하소서! 독일을 사랑하기 위하여, 독일의 음악을 가꾸기 위하여, 그럼으로써 세계를 사랑하고, 세계의 음악을 가꾸려고 한 그대의 높은 뜻은 영원할 것입니다......"
=== 작품 해설 === <2010년 7월 22일 네이버캐스트 / 이용숙 글>
베버, 마탄의 사수
민속적 색채가 짙은 독일 낭만주의 오페라의 대표 작품
1821년 완성해 베를린 왕립극장에서 초연
내일 아주 중요한 시험이 있는데, 공부를 충분히 하지 못해 불안하기 짝이 없습니다. 그런데 마침 어떤 ‘암흑의 경로’로 시험 문제지를 빼낸 친구가 문제를 가르쳐 주겠다고 합니다. 해서는 안 되는 일인 줄 뻔히 알면서도, 그 순간 마음이 잠시 흔들릴 수도 있지 않을까요? 독일 오페라사에서 바그너 다음으로 중요한 작곡가인 칼 마리아 폰 베버(Karl Maria von Weber, 1786-1826)의 대표작 [마탄의 사수Der Freischütz]는 바로 그런 유혹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보헤미아의 숲을 배경으로 한 이 낭만주의 시대 이야기는 요한 아우구스트 아펠(Johann August Apel)의 [귀신이야기 책 Das Gespensterbuch]에서 나온 것이랍니다.
[마탄의 사수]는 서곡부터 예사롭지 않습니다. 종교적 경건함을 느끼게 하는 도입부의 호른 소리는 절망에 시달리다 악마의 유혹에 넘어가는 남자 주인공의 모티프로 옮아가고, 박진감 넘치는 음악으로 선악의 대결을 보여줍니다. 같은 시대의 이탈리아 오페라와는 달리 이미 오페라 안의 주제 선율들이 등장하며 바그너의 ‘유도동기’를 예고하는 서곡입니다.
1등 신랑감들의 집단, ‘사냥꾼의 합창’
마을 사격대회에서 명사수인 젊은 사냥꾼 막스를 물리치고 농부 킬리안이 우승을 거둡니다. 마을사람들이 다들 킬리안을 에워싸고 축하하며 막스를 놀리자 그는 ‘숲을 지나고 들판을 건너’라는 노래로 아가테에 대한 사랑과 현재의 절망감을 노래합니다. 다음날 열리는 사격 대회에서 1등을 해야만 자신이 사랑하는 산림 감독관 쿠노의 딸 아가테와 결혼을 할 수 있는데, 요즘 사격 성적이 계속 부진하기 때문입니다.
악마 자미엘에게 영혼을 판 사냥꾼 카스파는 막스에게 ‘마법의 탄환’(=마탄) 이야기를 들려주며 그를 늑대 골짜기로 유혹합니다. 사실 카스파는 자미엘과의 계약 기간이 만료되어 이제 영혼을 내주어야 하기 때문에, 자기 대신 막스의 영혼을 악마에게 팔아넘길 계획입니다. 두 사람은 자정에 늑대 골짜기에서 만나기로 하고 헤어집니다.
한편 산림 감독관의 집에서는 아가테가 사촌 여동생 엔혠과 함께 연인 막스를 기다리며 아리아 ‘그를 보기 전에는 잠들 수 없어’를 노래합니다. 막스는 아가테를 찾아오지만, 사냥해 놓은 사슴을 가져와야 한다며 다시 나가버립니다.
늑대 골짜기에 먼저 도착한 카스파는 악마 자미엘에게 새 희생자 막스를 데려올 테니 자신을 지옥으로 데려가지 말아달라고 부탁합니다. 막스가 오자 카스파는 그와 함께 늑대 골짜기에서 마법의 탄환 일곱 개를 만듭니다. 그 중 여섯 발은 어떤 표적이든 명중시킬 수 있지만, 마지막 한 발은 악마의 뜻대로 가게 됩니다. 2막의 이 늑대 골짜기 장면에는 귀신들과 악마가 출몰하기 때문에 연출가의 다채로운 상상력이 필요합니다. 연출에 따라 호러영화의 한 장면이 될 수도 있고, 동화 같은 장면이 될 수도 있습니다.
웨딩드레스를 입은 아가테는 신의 뜻에 모든 것을 맡긴 채 희망을 잃지 않는 카바티나 ‘구름은 하늘을 가려도’를 노래합니다. 엔혠이 나타나자 아가테는 흰비둘기로 변한 자신을 막스가 총으로 쏘았다는 불길한 꿈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잠시 후 결혼식 들러리 처녀들이 찾아와 아가테를 위해 ‘신부 화관의 노래’를 부릅니다. 그러나 신부 화관이 든 상자를 열어보니 그 안에는 장례 때 시신에 씌우는 화관이 들어 있습니다.
숲 속 사격대회장에 사냥꾼들이 함께 모여 ‘사냥꾼의 합창’을 활기차게 노래합니다. “무엇에 비길까, 사냥의 즐거움을… 사냥은 사나이다운 욕망이며 사지를 강건하게 하고 식욕을 돋운다….” 사냥은 원래 육체노동을 하지 않는 유럽 귀족과 상류사회 남성들이 체력단련을 위해 장려했던 취미였습니다. 하지만 평민들 중에서도 사냥꾼이 직업인 남성은 1등 신랑감이었습니다. 고기가 귀하던 시절에 사냥꾼의 가족은 매일 고기를 먹을 수 있었고 경제적으로 풍요로웠으니까요. 그래서 요즘 연출가들은 이 씩씩한 사냥꾼의 합창을 우스꽝스럽게 희화화하기도 합니다. 요즘은 사냥이라는 ‘귀족적’ 취미가 동물애호가들의 비난을 사고 있으니 말이죠.
징슈필 형식의 본격 낭만주의 오페라
영주 오토카르는 마탄을 사용해 최고의 성적을 낸 막스에게 흰 비둘기를 표적으로 정해주며 쏘아보라고 합니다. 막스가 겨냥하는 순간 아가테가 쏘지 말라고 외치지만, 총성이 울리고 아가테는 쓰러집니다. 그러나 그와 동시에 카스파도 나무에서 떨어집니다. 마법의 탄환을 맞은 사람은 카스파였고, 아가테는 놀라 쓰러졌을 뿐 곧 깨어납니다. 막스가 마탄에 대한 사실을 고백하자 영주를 화를 내며 막스를 추방하지만 모두에게 존경받는 현명한 수도자가 나타나 막스의 잘못을 용서하고 그에게 1년의 유예기간을 준 후 아가테와 결혼시키라고 말합니다. 영주가 조언을 받아들이자 마을 사람들은 모두 영주를 찬양하며 기쁨의 합창을 노래합니다.
베버는 순회극단 음악감독이었던 아버지를 따라 어릴 때부터 여러 곳을 돌아다니며 극장에 대한 감각을 자연스럽게 익혔습니다. 1813년 프라하 오페라극장 예술감독, 1817년에 드레스덴 궁정극장 음악감독을 맡게 된 베버는 집중적인 무대연습과 합창단 훈련, 레퍼토리 시스템의 정착 등 극장개혁에 앞장섰습니다. 독일 낭만주의 오페라의 문을 활짝 연 대표작 [마탄의 사수] 외에도 그의 오페라 [오베론]과 [오이리안테]는 후배 작곡가들, 특히 리하르트 바그너의 음악극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습니다.
1821년 8월 18일 베버가 베를린 궁정극장에서 프리드리히 킨트(Friedrich Kind)의 대본으로 대사가 들어 있는 징슈필(Singspiel) [마탄의 사수]를 초연하자, 독일 관객들은 ‘이제야 진정한 독일 오페라가 탄생했다’며 열광했습니다.
베버 자신도 관객의 폭발적인 호응에 감격해서,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 그러니 앞으로의 일이 정말 걱정이다”라고 일기에 적었다고 합니다. 이 걱정은 적중해서, 2년 후 초연한 오페라 [오이리안테]의 실패로 베버는 극심한 재정난에 시달리게 되었습니다. 파산을 면해보려고 베버는 3년 뒤 병약해진 몸을 억지로 추스르며 오페라 [오베론]을 작곡해 런던으로 건너갔지만, 초연 후 3주 만에 결핵으로 40세의 짧은 삶을 마감해 [오베론]의 성공을 누리지 못했습니다.
추천 음반 및 영상물
아가테-막스-엔혠-카스파 순
[음반] 엘리자베트 그뤼머, 루돌프 쇼크, 리자 오토, 칼 크리스티안 콘 등, 요제프 카일베르트 지휘,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베를린 도이췌 오퍼 합창단, 1959년 녹음
[음반] 군둘라 야노비츠, 페터 슈라이어, 에디트 마티스, 테오 아담 등, 카를로스 클라이버 지휘,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및 라이프치히 방송합창단, 1973년 녹음
[DVD] 샤를로테 마르조노, 요르마 실바스티, 자비네 리터부쉬, 알버트 도멘 등, 잉고 메츠마허 지휘, 함부르크 국립오페라 오케스트라와 합창단, 페터 콘비츠니 연출, 1999년 함부르크 오페라 공연 실황
[DVD] 잉가 닐센, 페터 자이페르트, 말린 하르텔리우스, 마티 살미넨 등, 니콜라우스 아르농쿠르 지휘, 취리히 오페라하우스 오케스트라 및 합창단, 루트 베르크하우스 연출, 1999년 취리히 오페라 공연 실황
[네이버 지식백과] 베버, 마탄의 사수 [Karl Maria von Weber, Der Freischütz] (클래식 명곡 명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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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 해설 === <2010년 12월 22일 네이버캐스트 / 고 안동림 교수 글>
내 마음의 아리아
잠이 어떻게 내게 다가 왔던가?
베버, <마탄의 사수>
흔히 [마탄(魔彈)의 사수(射手)]라고 자지만, 원제 'Freischütz'의 뜻은 ‘자유의 사수’(Free shooter)이며 마법의 탄환을 써서 표적을 마음대로(자유롭게) 명중시키는 사격의 ‘명수’(marks man)를 말한다. 베버(Carl Maria von Weber, 1786-1826)가 작곡한 7번째 오페라인 동시에 그를 비로소 처음 유명하게 만든 걸작이다. 이 [마탄의 사수]는 옛 독일 전설의 전통적인 징슈빌(singspiel=노래극. 독일어 대사와 희극적인 내용을 담음) 형식을 따른 최초의 국민 가극이다. 아울러 독일 낭만파 오페라의 시조(始祖)로도 꼽히는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베버의 음악은 서곡의 도입부에서부터 독일 국토의 3분의 1을 뒤덮은 숲의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나아가 소나타 형식의 주부(主部)에 이르면 더 깊은 숲 속의 신비와 마성(魔性)을 상징하는 제1주제와, 아리아 속에서 순결한 사랑의 기쁨을 노래하는 아가테의 선율에 의한 제2주제가 절묘한 대조를 이룬다. 숲을 나타내는 요소는 막이 오른 뒤에도 계속되어 호른의 울림과 사냥꾼의 합창이 오페라 전체에 큰 몫을 하고 있는 점도 특이하며 민화(民話)의 소박한 향기와 이릿골(狼谷)의 을씨년스러운 장면 역시 인상 깊다. 전3막이며 독일 민담집을 수집 정리한 아펠(Johann August Apel)과 라운(Friedrich Laun)의 [괴담집怪談集] 속의 이야기를 킨트(Johann Friedrich Kind)가 대본으로 만든 것을 작곡했다.
독일 낭만파 오페라의 시조로 꼽히는 기념비적인 작품
30년 전쟁이 끝난 17세기 중엽(1650년 무렵)의 보헤미아이다. 사냥꾼 막스는 사격이 전혀 뜻대로 되지 않아 고민한다. 영주(領主)가 임석(臨席)한 사격대회에서 우승하지 못하면 삼림 보호관의 딸 아가테와 결혼할 수가 없다. 그 때 악마 자미엘에게 영혼을 판 카스파르가 눈치를 채고 내일의 사격대회에서 우승하고 싶으냐고 막스에게 묻는다. 그러면서 행운의 탄환을 얻어주겠다고 속삭인다. 결국 한밤의 이릿골(狼谷)로 안내한다. 둘은 악마의 지시대로 7발의 마탄(魔彈)을 주조(鑄造)한다. 막스의 이상한 행동에 불안한 느낌을 받은 아가테. 드디어 사격대회의 날이 다가왔다. 막스의 탄환은 나무 위에 올라가서 악마가 획책한 결과를 지켜보고 있던 카스파르에게 맞는다. 원래는 아가테에게 맞기로 되어있던 악마의 탄환은 성스러운 장미의 가호로 카스파르를 명중시킨 것이었다. 이릿골에서 있은 일에 대해 고백한 막스는 영구 추방을 당한다. 그 때 이 광경을 지켜보고 있던 은둔자(隱遁者)가 나타난다. “한발의 탄환에 사람의 마음을 걸다니 될 말인가. 이런 시합은 폐기하는 편이 옳소. 이렇게 후회하고 있는 젊은이에게 1년 동안의 유예기간을 주도록 하시죠”하고 영주에게 충고하여 동의하고 일동은 감동한다.
베버, <마탄의 사수>, '잠이 어떻게 내게 다가 왔던가?(아가테의 기도)'
잠이 어떻게 내게 다가 왔던가,
그를 만나기 전에는.
그래, 사랑과 걱정은 언제나
손과 손을 맞잡고 다녀!
그가 가는 길을 달은 잘 비쳐주고 있을까?
아, 아름다운 밤이여!
조용히, 조용히, 경건(敬虔)한 가락이
별의 세계에까지 날아올라
노래는 울려 퍼져서 칭송하며
하늘의 거실에까지 이르기를,
얼마나 밝은 금빛 별들이
맑게 빛나고 있는가.
저 먼 산에는
소나기가 내릴 것 같다.
저 숲에는 숱한 구름이
습기에 차서 답답하게 걸려 있다.
이 손을 내밀어 소원합니다,
처음도 끝도 없는 주여.
우리를 어려움에서 지켜줄
천사들을 보내 주십시오.
모두 쉬고 있는 데
지극히 사랑하는 당신은 어디 있는가?
고요히 귀 기울이고 듣고 있지만
전나무 가지 끝이 스치는 소리 뿐,
숲 속 자작나무의 잎이
거룩한 고요 속에서 속사길 뿐,
밤새와 귀뚜라미만이
밤바람을 즐기고 있는 분위기.
무얼까, 내가 헛들은 건 아닐까?
저기 발자국 소리가 들린다.
저기 전나무 사이로
누군가가 오고 있다. 그다, 그이야.
사랑의 깃발을 휘두르자.
당신의 연인은 자지 않고 기다리겠습니다.
그에겐 아직 제가 보이지 않는 모양이지만,
하느님, 달빛 속에 잘못 보지 않았다면
모자에 꽃다발을 치장하고 있어요.
틀림 없이 최고의 사수로 뽑혔어요,
내일의 행복을 알려라.
오 훌륭한 희망, 새로운 기운이 솟아난다.
가슴이 무척 두근거려,
심장은 미쳐 날뛰며,
즐겁게, 들떠 그를 맞이한다.
아런 일을 바래도 될까.
그래, 내 소중한 사람에게
행운이 찾아 들었다.
내일이면 사실이 될지 몰라.
착각일지 몰라? 잘못 알았는지 몰라?
하느님, 이미 먼저 감사의 눈물을 흘리고 있으니,
부디 이 소원을 들어 주십시오!
‘아가테의 기도’라고도 하는 ’잠이 어떻게 내게 다가 왔던가’는 베버의 [마탄의 사수]중 가장 유명한 소프라노 아리아이다. 사랑에 빠진 여성의 내면적인 움직임이 상세하게 묘사되어 있으며 “잠이 어떻게 내게 다가 왔던가” 이하 제6행까지가 레치타티보이고, 제7행 “조용히, 조용히, 경건한 가락이"(Leise, leise, fromme Weise!) 이하는 아리아로 구성되어 있으나, 복잡한 일종의 세나(scena=오페라에서 극적이고 박력 있는 독창이며, 아리아처럼 영탄적(詠嘆的)이지도 레치타티보처럼 서술적이지도 않은 노래) 아리아 형식의 1인극(一人劇)이다.
추천 음반
[CD] 빌헬름 후르트뱅글러(푸르트벵글러, Wilhelm Furtwängler) 지휘, 빈 휠하모니 관현악단/빈 국립 가극장 합창단(1954) 엘리자베트 그륌머(S) Cetra/Enterprise
잘쯔부르크 음악제 때의 실황 녹음이다. 후르트뱅글러가 죽기 불과 4개월 전의 연주이다. 현대적인 과장된 다이너미즘이나 음향의 감각적 세련미에 대한 추구는 전혀 볼 수 없고 마치 오페라를 처음 공연한 시대로 돌아간 듯 깊은 정적(靜寂)과 침잠(沈潛) 속에 감싼다. 연주 스타일이 고풍스럽다는 말이 아니고 후르트뱅글러가 이 드라마를 낭만적인 동경(憧憬)과 꿈의 세계로 이끌어 가려 하고 있다는 뜻이다. 가수 중 그륌머(Elisabeth Grümmer)의 아가테, 뵈메(kurt Böhme)의 카스파르 등이 충분히 역량을 발휘했다고 볼 수는 있으나 후르트뱅글러의 마술과도 같은 분류(奔流) 앞에서는 그대로 떠내려가 버린다.
[CD] 카일베르트 지휘, 베를린 휠하모니 관현악단/베를린 시립 가극장 합창단(1959) 그륌머(S) EMI
카일베르트(Joseph Keilberth)는 솔직하고도 교묘한 극적 표현 속에 소박한 낭만주의를 아름답게 그려내어 이 오페라가 지니는 매력과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한다. 전체적으로 선이 굵고 극적이면서도 주도면밀하게 세부를 잘 다듬고 있다. 가수 중에서는 그륌머의 싱싱한 아가테가 눈부시다. 후르트뱅글러 지휘 녹음 때와는 달리 정교하고도 치밀한 노래와 청초한 정감이 넘치는 표정은 바로 독일인이 바라는 소녀상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제2막의 유명한 아리아(‘잠이 어떻게 내게 다가 왔던가’)는 절창(絶唱)이다. 그녀의 녹음이 의외로 적은 점을 생각하면 이 음반이 더욱 소중해진다. 그녀와 짝을 이룬 엔헨 역의 오토(Lisa Otto) 역시 나무랄 데가 없으며 또 막스 역의 쇼크(Rudolf Schocck)와 오토카르 역의 프라이(Hermann Prey)도 힘과 젊음이 넘치는 명창이다. 지금까지의 [마탄의 사수]연주 중 가장 독일적이며 국민 가극의 진수를 보여준 명연주 음반이다.
[CD] 카를로스 클라이버 지휘, 드레스덴 국립 가극장 관현악단/라이프찌히 방송 합창단(1973) 구둘라 야노비츠 DG
생동감이 넘치며 풍성한 극적 형상(形象)과 공간감을 느끼게 하는 신선한 연주이다. 그러나 클라이버의 자유분방한 의욕이 지나쳐서 과장된 면이 드러나는 점을 부인할 수 없고 템포의 부자연스러운 움직임이나 표현의 미숙함 등도 엿보인다. 또 징슈필 부분을 가수가 아닌 성우를 쓴 사실도 적지 않은 위화감을 준다. 가수진은 당시 동⦁서독 혼성팀으로 구성되었으나 슈라이어(Peter Schreier)의 막스가 기대한 만큼의 수준에 미치지 못했고, 마티스(Edith Mathis)의 엔헨과 야노비츠(Gundula Janowitz)의 아가테는 목소리가 너무 비슷하여 2중창의 효과를 감소했으며 아담(Theo Adam)의 카스파르는 좀더 마성적(魔性的)인 성격 표현이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네이버 지식백과] 잠이 어떻게 내게 다가 왔던가? - 베버, [마탄의 사수] (내 마음의 아리아)
첫댓글 <불멸의 오페라 2 / 박종호> ★★★
페터 콘비츠니의 뛰어난 연출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그의 다양한 기법과 기발한 아이디어는 이 낭만 오페라에 새로운 생명력과 웃음을 불어넣었다. 특히 3막에서 시골의 네 처녀가 앙상블을 부르는 장면의 아름다움은 보는 이에게 즐거움을 넘어서 행복을 선사한다. 또한 여자 자미엘의 등장이나 객석에서 일어서는 은자의 행동들도 모두 콘비츠니의 기지가 넘치는 장면들이다. 가수들도 매우 뛰어난 실력을 펼치는데, 한국의 베이스 양희준(은자)도 멋진 저음을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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