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의식적 항상성(homeostasis) 요구에 대한 바른 대처법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각종 약물에 쉽게 중독되는 이유 중 하나는 항상성의 압박과 관련이 있다. 우리는 날마다의 평범한 일상 속에서 불가피하게 좌절과 불안, 그리고 다양한 역경을 직면하며 살아간다. 이런 경험들은 항상성의 균형을 흔들고, 그 결과 우리는 불편함, 고통, 낙담 혹은 슬픔 같은 감정적 어려움에 시달리게 된다. 소위 남용 물질substances of abuse이라 불리는 약물들은 이렇게 무너진 균형을 빠르고 일시적으로 회복시켜 주는 효과가 있다. 어떻게 그것이 가능한 걸까? 나는 이런 중독성 물질들이, 뇌가 그 시점에 형성하고 있는 ‘몸에 대해 느껴지는 이미지’를 변경시킨다고 나름 확신한다. 균형이 깨진 항상성 상태는 신경학적으로 방해받고 있는, 즉 이상異常이 있는 신체 풍경으로 표상되고, 특정 약물을 일정 용량 복용하면 뇌는 보다 원활하게 돌아가는 유기체를 표상하게 된다. 그렇게 해서 이전까지 몸의 불편함으로 느껴졌던 이미지에 해당하는 괴로움은 일시적인 쾌감으로 탈바꿈한다. 이 과정에서 뇌의 욕구 체계는 사실상 납치당한 것처럼 왜곡되고, 결과적으로 항상성 회복이라는 본래 목적은 충족되지 않거나 그 효과가 오래 가지 못한다. 그럼에도 당장의 고통을 즉시 해소correction하려는 유혹possibility을 뿌리치기란, 그 선택이 단기적이고 선택의 폐해가 치명적일 수 있다는 사실을 이미 잘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조차도 절대 만만치 않은 일이다. 내가 지금까지 개발한 틀에서 보면 이런 상황에는 엄연한 이유가 서려 있다. 비의식적 항상성 요구는 자연스럽게 발동하며, 잘 훈련된 강력한 대항마에 의해서만 제지될 수 있다.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하는 감정은 더 강력한 다른 감정에 의해서만 상쇄될 수 있다고 간파한 스피노자는 정곡을 찌른 것 같다. 이 말이 의미하는 바는 단순히 비의식적 과정을 순순히 politely 억누르도록 훈련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 오히려 그 비의식적 장치 자체가 감정적인 반격을 가할 수 있도록 의식적 마음에 의해 훈련되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자아가 마음에 오다> 439-440p
첫댓글 (1) 올바른 작의(yoniso manasikāra)의 필요성을 강조해야 할 시대인 것 같다.
(2) 심의 사마타, 행의 사마타, 심행의 사마타만으로는 안 된다는 것을 가리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