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리구이 석식
북경 오리구이는 유명한 특식이다. 65일간 키운 오리를 구운 것인데 45일간은 자유로운 먹이로 키우고, 20일간은 낮에 2차례 밤에 4차례 오리 입을 벌려 억지로 먹여 통통하게 살찌게 한 후 가죽과 고기 사이에 바람을 넣어 말린다. 거꾸로 매달아 놓으면 가죽만 마르고 살은 물기가 그대로 있다. 그 때 기름이 다 제거된다.
이렇게 정성들여 작업한 오리를 배나무, 대추나무를 사용하여 냄새를 제거시켜 구워낸 것이다. 1마리에 108쪽을 내는데 일류 요리사만 가능한 칼질이다. 이 얇게 자른 오리살을 밀전병에 얹어 고추장과 함께 돌돌 말아 먹는 것이 북경 오리 구이다.
우리 일행은 16명이다. 먼저 밥조를 잤다. 8명씩 1조와 2조다. ‘밥조’라는 명칭이 어색하여 많이 웃었다. 한 테이블에 오리 두 마리씩 여덟 가지 별식과 함께 나온다. 파인애플, 고추장, 감자, 무, 파, 오이, 육수, 땅콩, 그리고 밀전병, 쌀밥, 맥주와 콜라가 나왔다. 몇 년전 상해 여행 중 먹었던 거지 닭요리와는 다르다. 그땐 찜이라서 뜯어 먹었는데, 지금은 구이라서, 또 잘게 조각내어서 우아하게 먹을 수 있다.
맛이 있다. 배고픈 탓도 있지만 깔끔한 맛에 많이 먹어도 질리지 않는다. 테이블 곁에는 일류요리사가 호텔 조리사 복장으로 구운 오리를 자르고 있다. 남자의 예리한 손놀림을 보여 주는 것이다.
중국의 요리가 우리나라와는 많이 다른 것은 일찍이 알고 있다. 1990년도에 대만에 갔을 때부터다. 산양, 노루, 사슴 등의 야생 동물의 고기를 즉시 구워주던 기억이 난다. 그때만큼 푸짐한 것은 아니지만 중국의 대표 메뉴는 육류다. 대륙적인 향기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항상 뒤따라 나오는 차 문화 역시 그렇다. 오리를 시작으로 앞으로 먹을 요리들이 기대된다.
중국 북경 오리구이 석식-재등록(2017년 8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