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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 땜장이들!……." 문학동네 친구들이 건축학도 출신들을 부르는……. 그런 나에게 문학이, 수필이 무엇인지 알려주신 梅園 선생님 수년 동안 많은 책을 읽도록 알선해 주시고 훌륭하신 작가분들의 주옥같은 책과 아름다운 인연을 맺게 하신 분……. 그 분이 떠난 지 벌써 10년이다. 신세계 공원묘지를 내려올 때 당신 댁으로 오라고 하셔서 위로를 해 주신 덕계 교수님도 그립다 하시던 친구 곁으로 가셨다. 김후란 시인이 주관하는 <서울 문학의 집>에서 음악과 함께하는 추모식 며칠 전 안내문을 받고 기뻤다. 매원 선생님이 떠나시고 한동안 허전했었다. 그 허전함을 덕계 허세욱 교수님께서 채워 주셨다. 이젠 덕계 교수님도 홀연히 떠나시고 수필계 미꾸라지 삼총사라고 일컨는 다운 교수님만 남았다. 정승재 소설가 진행으로 서막은 바리톤 김재천 독창으로 문을 열었다. 우렁찬 음성이 홀 안에 울려 퍼지고 매원 선생님은 하늘에서 듣고 기뻐하시리라. 역시 음악과 함께하는 '문학의 밤'. 회고담은 윤재천 교수와 정목일 교수 <현대수필>창간호가 탄생할 당시를 말씀하시는 윤재천 교수는 40년이 엊그제 같다고 하셨다. 다운 교수님께서 말씀하실 때는 괜스레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지난 겨울 교수님을 찾아 갔을 때 자장면을 사 주셔서 맛있게 먹었다.
조한숙 수필가께서 <매원 문학상> 제정을
김소경 수필가는 매원 선생과 추억담을 말하셨다.
“그 분이 그리워서 왔습니다.”
만년 소녀 같은 이해인 수녀께서 단상에 올라 하신 첫마디다.
매원 선생과 주고받은 편지를 따님인 매아 씨에게 전달하셨고
따님은 감회가 깊은지 떨리는 목소리로 답례를 했다.
매원 선생을 그리는 추모시를 낭독하시는 수녀님도 아쉬운 듯…….
끝으로,
<봄이 오면> 합창을 부르며 추모 행사는 막이 내렸다.
추모 행사가 끝나자 수녀님 곁으로 몰려들었다.
오랜만이라며 따뜻하게 잡아주시는 수녀님
오래 전 수녀원을 찾아갔다가
한나절을 즐겁게 보낸 추억이 떠올랐다.
언덕길을 다운 교수님과 나란히 내려오는데
시원 선생님께서 다운 교수님 팔짱을 끼시더니
자장면 집에 가고 싶다고 하셨다.
다운 선생님의 명 수필 <자장면>이 생각나서일까.
"지금은 그렇게 장사하면 망친다더군……."
"그래도 어디엔가 있을 거예요……."
따뜻한 봄날에 소풍 한 번 하자는 말씀을 듣고
나는 충무로역사로 들어섰다.
지금쯤, 노 수필가 몇 분은 만찬을 즐기고 계시리라.
'지금도 마로니에는 피고 있겠지~~~'
3월 15일
일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