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장마철이 시작되었다. 습하고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고 있고, 비가 자주 내리는데, 장대와 같은 비가 퍼붓듯이 내리는 폭우(暴雨)가 몰아칠 때도 종종 있다. 집에 있을 때 창문을 세차게 두드리며 내리는 빗방울이나 운전 중에 차창 밖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퍼붓는 비바람을 보게 될 때도 많다. 차 안이나 집 안에 있을 때 보이는 비바람의 풍경은 아름답게 느껴지기도 한다. 내가 그 빗속에 있다고 생각한다면 무척 버겁겠지만, 한 발짝 떨어져서 풍경으로 바라보는 것은 다른 느낌을 갖게 한다.
거세게 몰아치는 폭우를 알리는 경보가 휴대전화의 메시지로 받는 횟수가 잦아졌다. 폭우로 인해 침수의 위험이 있는 지역을 알리기도 하고, 일부 터널은 통제되고 있다는 메시지를 받기도 한다. 물론 우리나라의 배수(排水)시설은 세계적으로도 높은 수준을 자랑하고 있다고 한다. 그렇지만 기후 변화로 인한 극한호우(極限豪雨)가 많아져서 침수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한다. 시설을 잘 갖추었지만, 예기(豫期)치 못한 상황들이 많아지는 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그래도 엄청난 폭우가 쏟아져 내려도 비교적 침수 피해가 적은 편에 속하고, 침수가 되더라도 빠른 시간 안에 해결하는 편이라고 한다.
스페인 마드리드를 방문했을 때, 때아니게 연일 비가 내린 적이 있었다. 시내 곳곳에 물웅덩이가 생기고, 도로마다 물이 흥건하게 올라와서 걸어 다니기도 불편한 경험이 있었다. 스페인에 사는 분이 말하기를, 스페인에는 이렇게 비가 많이 오지 않기에 배수시설의 대비가 잘 안되어 있어서 그렇다고 하였다. 그다지 엄청난 폭우가 쏟아진 것도 아니었지만 며칠 동안 끊임없이 내리는 비에 도시 곳곳이 물로 흥건해진 것이다.
요즘 장마철을 맞이하여 호우 경보가 자주 발효(發效)되는 상황을 맞이하면서, 비가 많이 내릴 땐 그 물을 빨리 흘려보내는 시설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 빗물을 빨리 흘려보내지 않으면 내리는 빗물이 빨리 빠져나가지 못해 침수 피해가 심해질 수밖에 없다. 건물에서도 내리는 빗물을 빗물받이와 선홈통(Downspout) 등을 통해 하수관으로 흘려보낼 수 있어야 빗물로 인한 피해를 보지 않을 수 있다.
이런 호우 경보와 침수 피해 경보를 보면서 우리의 신앙생활도 잘 흘려보내야 할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은혜를 나만 누릴 것이 아니라, 다른 지체들에게 잘 흘려보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생각하게 한다. 내가 누리는 축복도 잘 흘려보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고여서 악취를 풍길 정도로 썩어버리게 될 것이다. 내 영혼이 잘 흘려보내는 통로가 되어야 한다. 잘 흘려보내야 내게 더 큰 은혜와 축복이 된다. 주님, 잘 흘려보내게 하옵소서!
(글 안창국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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