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2016)는 에릭 사티가 탄생한지 150년이 되는 해입니다. 아마 올해는 그래서 에릭 사티의 곡을 많이 들을 수 있을 겁니다. 물론 클래식을 좋아한다는 전제하에서 말이지요. 클래식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클래식을 접할 가능성도 적으니 들을 기회도 그만큼 줄어들겠지요.
전에 포스팅한 Je te veux 가 사람들에게 유명하긴 하지만 역시 에릭 사티를 유명하게 만들어준 곡은 세개의 짐노페디라 하겠습니다. 이 곡들은 자신의 음악적 철학을 잘 대변해 주는 곡이고 대중적으로도 잘 알려진 곡이지요.
그럼 이 곡을 감상하기 전에 이 제목부터 알아볼까요. 짐노페디(Gymnopedies)의 어원은 Gymnopaedia이고 gymnos는 '벌거벗은, 나체의'란 뜻이고 paedia는 게임이라는 뜻으로 pais (어린이, 청년)의 파생어라고 합니다. 이렇게 나누어서 이어보면 짐노페디는 벌거벗은 청년들의 게임이라고 해석 가능하겠네요.
실제로 고대 스파르타에서 여름에 열리는 축제로 젊은이들이 나체로 추는 군무라고 합니다. 이는 젊은이들의 전투 기술을 향상시키고 아폴로 신에 대한 축제로 열린 하나의 행사였다고 합니다.
이렇게 보면 음악이 굉장히 전투적일 것 같지 않습니까? 행진곡풍의 당당함이 서려 있을걱 같기도 하구요.
그럼 물을것 없이 일단 한번 들어보셔야지요.
어떤가요? 전혀 다른 곡이어서 당황스러운 분들도 계실겁니다. 짐노페디란 제목은 아마 그 이미지하고는 상관없이 벌거벗은 이들의 군무도 쓸쓸히 사라졌음을 이미지화한게 아닐까요?
솔직히 저의 느낌은 칼바람 부는 겨울의 한 호숫가를 보는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바로 이점이 에릭 사티의 음악적 성향입니다. 모든 잡스러운 부분을 걷어내고 오롯이 기둥만 남겨놓은 그런 느낌. 나머지는 듣는 사람의 몫일겁니다. 그래서 사티의 음악은 사색적이고 철학적입니다.
그럼 이제 두번째 곡도 들어보시지요.
짐노페디는 1888년에 발표가 되었습니다. 그러니까 그의 나이 23살일때이지요. 사실 그의 이 제목 짐노페디는 시와 소설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합니다. 프랑스 시인중 콩떼미니 ( J.P.Contamine de Latour )의 시 'Le Antiques'에 이런 부분이 있다고 합니다.
Slanting and shadow-cutting a bursting stream
Trickled in gusts of gold on the shiny flagstone
Where the amber atoms in the fire gleaming
Mingled their sarabande with the gymnopaedia
기울어지고 그림자로 잘려진 가득찬 시냇물
햇살가득한 판석위로 치솟는 황금이 떨어지고
불꽃으로 빛나는 호박색의 본질에서
그들의 사라방드는 짐노페디아와 함께 하는구나.
어설픈 번역입니다. 혹시 영어 잘하시는 분이 다시 해주시면 고맙겠구요.
여기에 나오는 사라방드는 17세기 춤곡을 뜻합니다. 이 시에서 짐노페디라고 나오지요. 사티는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구스타브 플로베르의 소설 살람보(salambo)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말이지요.
뭐 그런게 무엇이 중요하겠습니까. 음악 그 본질이 더 중요하지요.
세번째 곡 들어보실까요.
장 콕토는 이 짐노페디를 벌거벗은 음악이라고 했다 합니다. 사티의 음악은 꼭 이 짐노페디가 아니고서도 벌거벗은 느낌이 납니다.
나중에 클로드 드뷔지는 이 곡중 두곡을 관현악으로 편곡을 했는데요. 사티의 재정적 도움을 주기 위해서 그랬다고 하지요. 1번과 3번을 말이지요. 2번은 편곡이 힘들어서 그런지 내용이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안했다고 합니다. 그럼 이 곡들도 들어보셔야지요.
다음이 3번입니다.
에릭 사티는 사실 이런 곡 말고도 좀 엽기적인 곡들도 많이 작곡했습니다. 물론 매니아가 아니면 참으로 듣기가 힘든 곡들이지요. 하지만 그의 곡은 듣고만 있어도 매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