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어로제피부과
남학호화가 대여展
조약돌의 작가 남학호, 대구 범어로제피부과서 초대전 연다
9월 4일까지 근작 작품 20여점
조약돌, '오래 오래 사세요' 의미
동적인 나비 그려 넣어 '활기'
서인교 기자/sing4302@hanmail.net
2021/07/07
[경북신문] 조약돌의 작가 남학호 화백(사진)이 대구시 수성구 범어로제피부과의원에서 기획초대전을 연다. 지난 3일부터 시작된 이번 초대전은 오는 9월 4일까지 개최된다.
◆남학호 작가의 노력?
태초의 혼돈부터 현대까지 갈구하는 인간의 욕망은 한결같이 불로장생(不老長生)이다. 삶 자체가 생명연장을 절대 숙명으로 여기다 보니 온갖 비방 속에서 해답을 얻으려 애썼다.
고대에는 영생불멸(永生不滅)의 염원을 부적, 벽화, 암각화 등으로 기록 했다. 꿈이 무모한 집착으로 낭비가 될지라도 영생술은 끊임없는 실험과 도전의 문제로 이어졌다.
범어로제피부과 병원에서는 오랜 기간 일편단심 십장생(十長生) 중 돌(石)을 그려온 남학호 화가를 초대했다. 대기실부터 쾌적한 진료환경을 위해 특별히 꾸며진 특별난 전시공간에서 3일부터 9월4일까지 근작 20여점을 선보인다.
전시되는 그의 그림들은 맑은 물속에 잠긴 조약돌, 촉촉이 젖은 몽돌은 진짜 돌보다 더 돌 같다. 영원한 생명을 찾는 작가의 심중이 고스란히 배어 있다. 무생물이라는 돌은 먹지도 않고도 늙지도 죽지도 않는다.
인간은 고작 100년의 삶도 못 누리고 흙으로 돌아가지만 영원히 그 자리에 붙박혀 수천 년을 산다. 변하지도 않고 닳아 없어지지도 않기에 아득한 시대부터 돌을 신령스러워 했다.
남 작가는 돌을 차고 줍고, 비비면서 나비와 함께 휠휠 날아가면서 자연과 더불어 향연의 작품활동을 즐기고 있다.
◆ 그림의 나비 등장은 왜?
돌 사이에는 어김없이 나비가 등장한다. 나비는 애틋한 사랑의 화신(化身)이자 행복과 장수, 복을 가져다주는 상징이다. 나비를 품은 돌, 나비는 돌과 생명을 함께한다. 돌과 나비는 불로장생을 염원하는 인간 욕망을 형상화한 주술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 생명이 없는 돌에 생명을 불어넣고 동적인 나비를 그려 넣어 활기를 더하고 있다.
차안(此岸)을 떠난 나비는 피안(彼岸)의 화폭에서 그렇게 날개를 편다. 그래서 '돌과 나비'는 불이(不二)의 세계관을 상징한다. 조약돌 작품의 뜻은 익수(益壽), 오래오래 사세요! 라는 의미이다.
이태수(전 매일신문 논설주간) 시인은 "남학호의 조약돌(몽돌)그림들은 서정시(抒情詩)를 방불케 한다. 서정시가 대상의 재현(再現)보다는 자기표현(自己表現)에 무게를 싣듯이, 그의 그림들은 극사실적인 묘사에 뿌리를 두면서도 선택된 대상을 재현하는 차원을 넘어서서 주관적인 경험과 내적(內的) 세계의 표현으로 심상풍경(心象風景)을 떠올리는 암시성이 두드러진다"고 전했다.
◆ 범어로제피부과는?
문화를 접목해 쾌적한 진료 환경을 제공하는 범어로제피부과는 피부과 전문의 5인이 경영한다.
병원 관계자는 "바쁜 일상 속에서 쉽게 접하지 못한 작품을 병원 대기실에서 만큼은 편히 감상할 수 있는 기회의 시간을 갖기 바라는 마음에서 전시 공간을 정성껏 꾸몄다" 고 말했다.
아울러, 주기적으로 다양한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해 새로운 소통의 장으로써 지역 문화 예술 발전에 자리매김을 하겠다는 뜻을 비치기도 했다.
◆ 남학호 작가의 이력
남학호 작가의 당호(堂號)가 근석당(近石堂)이다. 자연의 돌을 가까이 한다는 뜻이다.
자연이 스승이라며 고향의 자연을 화폭 속으로 옮겨 놓으려고 애쓰는 화가 남학호는 대구대학교 미술대학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개인전 14회(서울. 대구. 부산. 안동)를 열었다.
국전심사위원 및 운영위원 역임하고 수성아트피아기획 '남학호 화업 40년'展(호반갤러리), 대구문화예술회관기획 '중견작가 초대'展(대구문화예술회관), 클레이아크미술관초대 '빛나는 순간'展(김해시),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초대展(전남시), 광주문화예술회관 초대 '실재의 기록-극사실주의'展(광주시)에 참여했다.
2020년 제34회 금복문화상(미술부문) 수상하고, 신라미술대전, 대구시미술대전, 경북미술대전 '초대작가상'을 수상했다.
국립현대미술관. 대구문화예술회관. 대구은행, 한국산업단지공단. 한국정보화진흥원. 마곡보타닉파크타워. 외교부. 대구교육청. 경북청도군. 경북대학교병원. 야성그룹, 전남 진도군 등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
현재는 한국미협회원, 대한민국미술대전, 대구시전, 경북도전, 신라미술대전, 개천미술대전, 전국소치미술대전, 정수미술대전, 대한민국한국화대전, 김해미술대전 초대작가로 활동 중이다. 전시 연락처/010-2515-4567
서인교 기자 / sing4302@hanmail.net
[삼촌설] 닥터 메세나
경북일보/배준수 취재부장
2021년07월07일
하루 400여 명의 환자가 찾는 대구 수성구 범어로제피부과는 갤러리 같다. 지역 화가의 작품이 늘 걸려있어서다. 지금은 30년 이상을 ‘나비를 품은 조약돌’ 그리기에 매진한 남학호 화백의 작품 20점을 유료로 빌려 전시하고 있다.
돌과 나비를 소재로 한 작품을 접한 40여 명의 직원과 환자로부터 호평을 받는다. 의학적인 치료 외에도 미술작품 자체가 정서적 위안을 주는 데다 불안감도 해소해준다. 의료진 6명은 자신의 방에 내건 미술작품을 주제로 환자와 다양한 이야기를 나눈다.
김주용 원장은 2017년 4월부터 지역 유명 작가들의 작품을 대여하는 방식으로 초대전을 여는데, 2개월 마다 다른 작가의 작품을 바꿔가며 감상할 수 있어 만족감이 높다고 한다. 남 화백은 매일 수백 명이 북적거리는 공간에서 작품을 전시할 수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행복하다고 했다. 월 100만 원 정도의 대여료를 받는 데다 실제 구매로까지 이어진단다.
수성구청이 ‘수성 르네상스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수성구 거주 작가에게 100만 원을 주고 서양화와 서예, 공예, 사진 등의 작품을 빌려 전시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관공서가 아닌 민간병원이 지역 작가들에게 작품 전시 기회를 제공하고 대여료라는 경제적 지원까지 해주니 든든하다.
예술과 의술은 맞닿아 있다. ‘재주 술’(術)자를 쓴다.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고 한 고대 그리스 의학자 히포크라테스는 예술(Art)의 의미를 의술, 기하학, 논리학 등을 모두 품은 기술인 테크네(techne)로 봤다고 한다.
메세나(Mecenat)라는 말이 있다. 문화예술활동에 자금이나 시설을 지원하는 기업의 활동이다. 예술을 통한 치유의 플랫폼을 만든 범어로제피부과 의료진들을 닥터 메세나로 불러야겠다. 코로나블루 시대, 지역 작가와 환자 모두에게 큰 힘이 될 것이다.
http://www.koreacolo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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