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쿵후허슬’로 배워보는 수행의 원리-뱀과 주성치의 주둥이
저는 이번에 개봉된 주성치의 영화, 쿵후허슬이 너무 재미있어서 두 번이나 봤습니다. 그런데 영화를 보다가 수행의 원리를 참 재미있게 묘사한 부분이 있어 몇 자 적어보고자 합니다.
동양(홍콩) 무술영화는 우리가 보통 무협지라고 하는 것을 바탕으로 하는데 이는 동양(특히 중국)의 종교 철학 수행관 우주관 인간관이 총망라되어 있습니다.
주성치 영화에서 보면 재미있는 장면이 하나 나오는데 주성치가 마을에 가서 ‘사자후(獅子吼)’에 통한 아주머니를 죽이려고 칼을 던지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때 주성치를 따르던 뚱뚱한 남자가 뱀이 들어있는 바구니를 들어올리는데 잘못해서 뱀이 주성치에게 떨어지게 됩니다. 이때 뱀 두 마리가 주성치의 주둥이를 물게 되는데 이것 때문에 주성치는 임독맥이 뚫려서 무공(武功)이 뛰어난 무술의 고수가 된다는 참 웃기는 일이 발생합니다.
그런데 여기에 아주 중요한 수행의 원리가 담겨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입니다.
수행의 기초가 되는 것으로 주천(周天)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우리 몸 속에는 기(氣)가 흘러가는 통로가 있는데 이를 크게 기경팔맥(奇經八脈)이라고 합니다. 그 중 가장 기본적인 것이 독맥(督脈)과 임맥(任脈)입니다.
독맥과 임맥을 설명하기 전에 우리 몸은 음과 양의 상호순환으로 인해서 유지가 되고 있는데 그것이 신장의 정수(精水)와 심장의 신화(神火)입니다. 수화(水火)기운이 온 몸을 순환함으로써 인간은 살 수 있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기(氣)라는 것은 서양에서 말하는 에너지에 견줄 수 있기 때문이예요.
독맥은 신장의 수기운이 머리쪽으로 올라가는 통로로 하단전에서 회음(會陰, 항문과 요도 중간부분)을 지나 꼬리뼈인 미려 그리고 척추를 통하여 백회(百會, 머리 정수리)를 거쳐 입천정까지 연결되어 있습니다. 임맥은 화기운이 하단전으로 내려오는 통로로 아래 입부터 몸의 앞부분을 거쳐 하단전까지 연결되어 있습니다.
독맥도 임맥도
독맥과 임맥을 통해서 수기운이 위로 오르고 화기운이 아래로 내려오는 것을 수승화강(水昇火降)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사람이 성장하면서 임맥과 독맥은 그 통로가 좁아지게 됩니다. 거의 막혀 있다고 볼 수가 있습니다. 우리가 ‘기가 막힌다’고 하는 것은 이를 뜻하는 것입니다. 수행을 해서 막혔던 임독맥이 뚫려서 기운이 원활히 소통되는 것을 소주천(小周天)이라고 하며 기경팔맥이 모두 뚫리는 것을 대주천(大周天)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기가 통하는 것을 우리는 ‘기똥차다’고 말합니다. 모든 일이 화통하게 뚫리는 것이지요.
그런데 주천이 일어나는 통로(임독맥)가 끊어진 곳이 두 군데가 있습니다. 독맥에서 한군데, 임맥에서 한군데. 거기가 어디냐 하면 바로 똥구멍과 입구멍입니다. 우리 몸은 입구멍부터 똥구멍까지 고무호스처럼 관이 연결되어 뚫려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수행을 해서 기운을 순환시키려면 이 두 구멍을 연결시켜 주어야 됩니다. 그래서 수행을 할 때는 똥구멍을 조이게 됩니다. 그러면 입구멍은 어떻게 연결시킬 것인가? 그것은 간단합니다. 입천장에 혀를 붙이면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수행하는 사람들이 수행기초로서 입천장에 혀를 갖다 붙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이제 주성치가 뱀에게 주둥이를 물린 것이 왜 그를 무공이 뛰어난 고수로 만들게 되었는지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주성치의 주둥이를 뱀이 물어서 입구멍이 연결이 되니까 임독맥이 완전히 뚫리게 되어 무공의 달인이 된 것이지요. 물론 과장된 것이지만 엄연히 그 바탕에는 수행의 원리가 깔려 있는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