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錦江)은 ‘비단을 닮은 강’이다. 그 모양새가 얼마나 아름다우면 비단에 견주었을까. 전북 장수군 뜬봉샘에서 발원한
금강은 진안 용담호에서 잠시 숨을 고른 후 충청 남북도를 거쳐 군산만에서 몸을 푼다. 장장 천리(394.79㎞)를 내달리는
물길이 곳곳에 만들어놓은 비경이 적지 않다. ‘예향천리 금강변 마실길’로 불리는 무주의 옛길은 금강의 속살을 제대로
들여다볼 수 있는 시골길. 침묵하듯 고요히 흐르는 물줄기를 따라 우리네 산촌풍광을 온전히 품고 있다. 이즈음 짙게 푸
른 녹음을 벗 삼아 길을 나서면 잊혀진 옛 추억이 아련히 떠오른다. 남한에서 3번째로 긴 금강은 사행천(蛇行川)이다.
진안에서 발원해 군산만으로 흘러드는 천리 물길 중 경관이 가장 뛰어난 강변이 전북 무주땅에 있다. ‘예향천리 금강변
마실길’은 부남면에서 서면마을까지 총 19㎞. 이 중 금강변을 줄곧 따라가는 벼룻길과 잠두길, 학교길은 유독 풍광이 뛰
어나 눈길을 잡아끈다. 금강 천리길에서 가장 아름답고 신비로운 곳을 찾아가 본다.
▲ 강물을 끼고 있는 벼랑을 따라 눈부신 신록 속을 걷는 대소리의 금강벼룻길. 본래 굴암리의 대뜰에 물을
대기 위해 강변의 벼랑에 농수로를 놓으면서 생겨난 길이다.
▲ 잠두마을을 지나는 37번 국도 건너편의 강변 옛길.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이 봄날의 모습에 반해서
무주의 금강 옛길을 찾아 나서고자 한다. 이제 단풍이 가득하리라
▲ 잠두마을의 벚나무 강변길과 대차리의 옛 신작로길은 비포장이되 한때 버스가 다녔던 길이다.
이동수단으로써 길의 목적은 폐기됐지만, 탄력있는 비포장길은 걷기에 더없이 좋다.
무주의 옛길은 모두 금강변을 달린다. 하지만 강과 산을 직선으로 연결하는 도로가 속속 건설되면서 금강 벼룻길 등 옛길은 아련한
추억 속으로 사라졌다. 때로는 가파른 벼랑을 엉금 엉금 기어가고 때로는 여인의 피부처럼 하얀 강돌이 지천인 호젓한 강변을 꿈결
처럼 걸어 다니던 옛길의 출발점은 부남면 소재지인 대소마을.
사방이 산과 강에 둘러싸인 대소마을은 무주에서도 가장 오지였다. 1990년대에 도로가 확장되면서 오지마을이라는 불명예를 벗었
지만 외롭기는 마찬가지. 사람 사는 냄새가 물씬 나는 마을 골목길을 벗어나자 칡 덩굴에 점령당한 농로가 구릉을 넘는다. 대소리의
수풀은 반딧불이가 서식하는 청정지역.
벼룻길은 부남면 대소리에서 율소(밤소)마을로 이어지는 길이다. 벼룻길은 강가나 바닷가의 낭떠러지로 통하는 비탈길을 이르는 말.
무주사람들은 ‘보뚝길’이라 부른다. 들머리는 부남 면소재지인 대소마을. 인근 대문바위와 봉길리 한반도 모양의 금강줄기를 둘러보
고 길을 나선다. 당초 이 길은 일제강점기 때 굴암마을의 대뜰에 물을 대기 위해 만든 농수로였다. 한데 세월이 흘러 대소리와 율소마
을 사람들의 발길을 이어주는 소통의 길, 지름길이 된지 오래다.
부남면에서 무주읍으로 이어지는 15km의 ‘마실길’은 ‘벼룻길’에서 시작한다. 면사무소에서 교회 뒷길을 거쳐 사과밭을 지나면 벼룻
길 초입. 애써 다듬지 않은 길은 옛 것 그대로 좁고 거칠다. 왼쪽으로 금강을 끼고 산비탈의 좁은 소로를 따라 걷는 길이다. 대소리의
부남면 사무소 앞에서 조항산 자락으로 이어진 농로를 따라 한 동안 걷다 보면 사과 과수원 옆에서 제법 길의 흔적이 뚜렷한 작은 오
솔길이 나타났다. 대티교가 놓이기 전엔 율소마을에서 부남면소재지로 가려면 이 길 밖에 없었다. 어른들은 대소리에 오일장이 서면
막걸리 한잔에 불콰해진 얼굴로 벼룻길을 걸었고, 책 보자기 둘러맨 아이들도 이 길을 통해 면 소재지의 학교에 다녔다.
▲벼룻길
금강 옛길은 크게 3 가지로 구분된다. 그중 무주군 부남면 대소리에서 율소마을로 이어지는 금강 벼룻길이 가장 유명하다. 길폭은
좁지만 편안하고 운치가 있다.특히 조항산자락에 자리한 벼룻길은 강폭이 좁은 금강이 조용히 흐르고,그 옆으로 풀이 자라난 농로
가 이어진다.
벼룻길의 길이는 2㎞가 채 안 된다. 마을을 벗어나면 바로 비포장길이 나타난다. 거친 잔돌이 깔려있는 들머리를 통과하자 원시림
을 방불케 하는 나무터널이 이어진다. 주변 푸른 숲을 감상하며 걷다보면 강으로 비죽하게 솟은 바위를 만난다. 바로 '각시바위'다.
각시바위에는 여러 전설이 전해진다. 대유리 봉길마을에 시집온 며느리가 아이를 갖게 해달라고 벼랑에서 기도를 했더니 바위가
솟아 올라 `각시바위`라 부르게 되었다는 전설이 그중 하나다. 또 선녀가 목욕하러 왔다가 옷을 잃어버려 바위로 굳었다거나 구박
받던 며느리가 돌로 변했다는 등 여러 이야기가 전해진다.
▲각시바위
신기하게도 금강은 이곳에서 한반도 지도를 그린다. 유동마을에서 대치마을로 가는 작은 고개에서 보면 금강 벼룻길은 압록강과
두만강이 빚어내는 국경선처럼 보인다. 봉길마을 백사장은 동해, 율소마을 앞 습지는 서해, 그리고 고개 아래의 비탈과 밭은 남해
로 보인다.
▲마을사람들이 정으로 뚫은 동굴
각시바위 아랫 부분에 좁은 동굴이 나 있어 시선을 사로잡는다. 벼룻길을 걷는 사람들은 각시바위를 뚫고 지나가게 되는 셈이다.
자연적으로 생겨난 동굴이 아니라 농부들이 일일이 바위를 정으로 쪼아서 만든 인공 동굴이다. 길이는 10m정도로, 사람 한두 명
이 지날 수 있는 좁은 길로 이뤄져 있다. 각시바위와 함께 벼룻길을 대표하는 풍경이 되었다.
동굴을 빠져나오면 율소마을에 다다른다. 이름에서 눈치챌 수 있겠지만 마을에는 밤나무가 많이 있다. 마을에서 대티교 삼거리와
굴암리를 지나 잠두2교까지 길이 5㎞ 정도 펼쳐진다. 길은 강변을 따라 이어진다. 대티교 삼거리의 레저클럽에서는 래프팅, 등산,
서바이벌게임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여기서부터는 햇볕이 그려내는 세상이다. 굴암리를 지나온 금강이 황새목 절벽을 만나서 이룬 큰 소(沼)를 지나고, 다시 강물이 노
고산을 만나 빚어낸 깎아지른 석벽도 지나면 너른 강변이 펼쳐진다. 강변에는 버드나무들이 햇빛에 반짝이는 강물과 한데 어우러
진다.
▲잠두마을 꽃길(봄날)
두 번째 길은 용포리 잠두마을 강 건너편으로 이어진 숲길이다. 잠두2교에서 시작해 잠두1교에서 끝난다. 강변 옛길에서 내려다보는
마을의 모습이 누에의 머리를 닮았다고 해 `잠두(蠶頭)`라는 이름이 붙었다. 금강에 발을 담근 갈선산 (480 m)의 허리를 달리는 강변
옛길은 1970년대까지 무주와 금산을 잇던 비포장 국도였으나 잠두교가 놓이면서 잊혀진 옛길이 되었다. 잠두2교에서 잠두 1교까지
강변 옛길은 약 2㎞.차가 다닐 정도로 노폭이 넓고 평탄해 산책하기에 좋다. 잠두길은 그 옛날 강변의 마을과 마을을 이어주는 주요한
교통로. 무주 반딧불이축제 때 반딧불이 탐사지로 선정되는 잠두마을은 무주의 청정지역 중 으뜸으로 꼽힌다.
흙냄새가 나는 운치 있는 길이 이어지는 것이 특징이다. 우측 발아래로 흐르는 강을 따라 걸을 수 있다. 잠두교가 생기기 전까지 이 길
은 무주와 금산을 잇는 비포장 국도로 주민들의 중요한 교통로였다. 잠두마을 강변 옛길에서 아스팔트 길로 내려와 새로 놓은 용포대
교 교각 아래를 지나면 옛 용포교가 나온다. 용포교는 전북 무주와 충남 금산을 이어주던 길목 중의 하나. 일제 강점기 때 건설된 웅포
교는 한국 전쟁 때 폭격으로 일부가 파손되는 아픔을 겪었지만 지금도 소통의 통로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세 번째 옛길은 용포다리에서 대차리마을 강 건너편으로 이어지는 강변길이다. 내요대 마을에서 서면 마을까지 3.6㎞에 이른다.
조용히 흐르던 금강은 용포다리를 기점으로 폭이 넓어지고 물살도 다소 거칠어진다. 이 길은 1938년 용포다리가 놓이면서 잠시 잊혀
졌다. 모두 편리하고 빠른 강 건너 포장도로를 이용했기 때문이다. 지금은 묵묵히 흐르는 금강을 즐기며 산책하기에 좋은 코스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금강은 용담댐에서 용포교까지 강폭이 좁고 수심이 깊어 속으로 울음을 삼키듯 조용하게 흐른다. 그러나 용포교를 지나면 강폭이 넓
어지면서 수심이 얕아진다. 여울을 흐르는 강물이 하얗게 부서지는 소리가 어머니의 통곡처럼 들린다.
다리가 없던 시절에 잠두마을 강변 옛길과 세 번째 강변 길은 버스가 다니던 신작로였다. 무주와 금산을 오 가는 버스는 먼지가 풀풀
날리는 강변길을 달려 용포교 하류의 소이진나루터에서 우마차와 함께 나무배를 타고 강을 건넜다. 금강과 남대천이 합류하는 대차
리에는 큰비라도 내리면 강물에 잠기는 세월교가 놓여 있다.
대전 통영고속도로 굴암교와 용포교에서 차창을 통해 보이는 아름다운 강변길들. 그 길은 무주 사람들의 추억이 서린 잠두마을 강변
옛길이었다. 부남면 대소리에서 출발해 옛길을 따라 이렇게 다 걸어서 세월교를 건너 대차리로 들면 15㎞의 강변길은 아쉽게도 끝이
난다.
1,산행지 : 전북 무주 금강벼룻길-잠두마을옛길(도상거리 13km..꽃구경하며 룰루랄라 4시간30분)
2,산행경로 : 부남면사무소-벼룻길들머리-각시바위-밤송이마을-상굴암삼거리-잠두마을옛길-
요대마을-용포교-세월교-서면마을
3,준비물 : 중식,간식,개인등산장비,여벌옷,스틱,식수..기타
4.산행일시:2013년4월14일(일요일)
5.회비:\30,000원.
6.집결장소및시간 ....범계역 6시50분...농수산물시장건너편 성당.7시00분.
7.뒤풀이장소 : 중앙식당(냄비갈비) 043-732-4009 (옥천군 군서면 동평리 488
첫댓글 평지를 걷는길이라 상길이도 무난 할듯~~
총무님 좋은곳을 찾아서 가면은 좋을듯함 오봉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