된장 담그기

[김수영(Anaheim)]

장 맛은 손 맛…직접 담가볼까

된장 담그기

                                                金秀映

조상들의 놀라운 지혜가

노란 된장에 입맛으로 다가와

보글보글 끓는 뚝 베기 된장찌개 맛

간장이 녹아들어 옆집 총각 짝사랑에

애간장 끓는 줄 스리슬쩍 누가 알랴?

쌈장으로 상추 쌈 한 잎 베어 물면

도라지 타령이 절로 나지

가마솥에 메주콩 삶는 구수한 냄새

조상의 인심이 푹 익는다. 닐리야 닐리리

A자형 나무 방앗간에서 쿵쿵 메주콩 찧는 소리

멍멍 짓는 멍멍개 소리에 나그네가 찾아드네

주물 딱 목침처럼 메주를 만들어

겨우내 더운 방에서 매주 뜨는  냄새

구리다 못 해 구역질 나는 냄새

곰팡이가 꽃이 피어 썩는 냄새에

나그네 안절부절 잠을 설치네

날 버리고 가신 임 십 리도 못 가서 콧병 나겠어

메주는 썩을수록, 고약한 냄새가 심할수록

된장 맛이 참 좋대여 어쩌잠

날 버리고 가신 임도 좀 푹푹 썩어져야 한다 깨

날 찾아 다시 오시는 날 맛좋은 된장 냄새가 솔솔 난대깨

릴리야  릴리야  니나노  얼씨구 좋다 절씨구 좋다

제발 푹푹 썩어져야  한댜깨

봄 처녀 마음이 살랑살랑 바람이 일고

강남 갔던 제비가 파란 잎사귀 입에 물고

임 그리워 처마밑에 날아들면

겨우내 푹푹 잘도 썩은 메주들이 다투어

큰 질항아리 물속에 텀벙 헤엄치는 날

푹푹 썩은 임의 마음 검정 숱이 되어

썩은 메주가 그리워 메주 곁에 드러눕는다

얼씨구 지화자 얼씨구나 좋다

임의 아름다운 마음 메주에 흘러 들어가

메주가  맛있게 숙성되면

나는 빨간 고추로 타버린 님의 까만 마음

빨갛게 물들어 주지, 어 살판 났다깨

썩기를 참 잘도 했구나! 그래서 십 리도

못 가서 임 그리워 다시 돌아 왔다깨

너와 나의 사랑이 녹고 녹아

이렇게 맛있는 된장이 될줄 누가 알았으랴

메주도 썩고 임도 썩고 나도 썩어

구수한 된장찌개 맛이 천하일품이라네

정말 썩기를 잘했어,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아리랑 아리랑 써리랑 써리랑 아리리오.

[김수영(Anaheim)]

옛날 우리조상들은 된장, 고추장 손수 다 만들었는데 오늘 날 세대들은 다 사먹지요. 귀찮고 편한 생활을 선호하니까요. 사먹는 된장은 순 메주가 아니고 밀가푸 쌀겨 등 썩는다는 소리 들었는데 옛날 된장이 먹고 싶고 그리워 집니다. 고추장 된장 한번 담으면 일년 내내 먹으니까 일년 농사가 되지요. 부모님들이 된장 담던 그 시절이 그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