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수원화성탐험은 재미있었다. 처음에 다리가 '무진장' 많이 아프다고 해서 조마조마했는데 오히려 '경주' '청주' '고령' 보다 다리가 '덜' 아팠다.
수원화성탐험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첫째, 융건릉과 점심이었고 둘째, 정조대왕과의 만남이었으며, 마지막 셋째 수원화성을 탐험한 일이었다. 수원화성을 탐험한 것 중에도 '화홍문' 다리 밑에 들어가 본 것, '방화수류정' 인가 뭔가 하는 곳에 들어간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안타까운 것은 용연이 공사중이라 용연을 보지 못한 것이었다. 방 무슨 정에 올라서 그 용연을 보면 경치가 최고라는데 정말 안타깝다. 방 무슨 정은 그래도 시원했다. 조금 춥기도 했는데 뭐 괜찮았다.
1. 융건릉과 점심
융건릉은 융릉과 건릉이 합쳐진 말이다. 융릉은 정조대왕의 아버지와 어머니이신 사도세자(후에 장헌세자라 일컬어짐)와 혜경궁 홍씨의 합장릉이다. 그리고 건릉에는 정조대왕과 그의 정실부인 효의왕후가 있다.
융건릉 앞에는 금천이 있는데 능에서는 경거망동한 행동과 도리에 어긋나는 행동을 금한다는 뜻이라고 하는 것을 어렴풋이 들었다. 틀릴지도 모르겠다. 그 금천(물도 흐르지 않는다.)은 또 하나의 역할이 있다고 하였는데 바로 불을 방지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밖에서 불이 난다면 모르겠거니와 안에서, 그러니까 능 안에서 불이 난다면 어떻게 막을 것인가?
융릉은 자세히 살펴보았고 사진도 찍었다. 건릉은 안에 들어가보지는 못했다.
어쨌든 융건릉을 살펴본 뒤에 융건릉을 빠져나와 바로 맞은편에 있는 식당에 들어갔다. 그 식당에서 갈비탕을 먹었는데 매우 맛있었다. 안타까운 점이라면, 갈비를 묵사발로 만들지 않으면 뻣뻣해져 맛이 없다는 것이다. 묵사발을 만들지 않아도 맛있는 갈비가 있는데, 바로 허여멀건 이상한 비계가 붙어 있는 고기이다. 허연 비계는 왠지 혐오감이 느껴지지만, 그래도 매끄럽게 펴져 고기 밑에 붙어 있어 발견할 수 없다는 점은 괜찮았다. 게다가 그 비계는 부드러움을 선사해 주었다. 국물 역시 시원하고 맛있었다. 어른들 말씀으로는 수원갈비가 유명하다고 한다.
2. 정조대왕과의 만남 - 장용영수위의식 관람
장용영수위의식을 관람했다. 그러기 전에, 화성 3D 입체 애니메이션을 관람하고 수원화성홍보관에 가서 문제를 풀었다. 원래는 체험을 하기로 되어있었는데 황사 때문에(황사도 오지 않은 것 같았다!)취소되었다고 한다. 무척 안타까웠다. 입체 애니메이션도 그렇게 재미있지는 않았다. 아이들은 '용 자물쇠' 와 닮은 자물쇠가 있다고 난리였다. 나도 신기했다. 내 생각으로는 그 자물쇠에 용머리만을 붙여 '용 자물쇠' 를 만들지 않았는가 한다.
장용영수위의식인가 뭔가 하는 그 공연을 관람했다. '빵!' '펑!' 시끄러운 소리가 '왁!' 하니 터져나왔다. 사람들은 모두 일제히 놀랐는데 그것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으나, 내 앞에 검은색 두꺼운 가죽 같은 조각이 떨어져 있었다. 나는 순간, 북 치는 사람이 들고 있던 북채의 가죽이 벗겨졌나보다 하고 생각했다. 북을 너무 세게 치니까 북채의 가죽이 '팍!' 하고 찢어져 튕겨나간 것이라고 생각했다. 알고 보니, 그것은 두 개의 총구같이 생긴 곳에서 나온 것이었는데 무엇이었을지는 아직도 모르겠다.
장용영수위의식에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것은 정조대왕과 악수를 나눈 것과 활쏘기였다. 나는 정조대왕과 악수를 나누었는데 정조대왕의 손은 차가운 내 손과는 달리 따뜻했다. 활쏘기 역시 재미있었는데, 두 팀으로 갈라져 과녁과 정반대 쪽을 겨누었던 사람 셋 중 가운데 사람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잘 기른 수염에(분장한 것일지도 모르지만)호탕해 보이는 얼굴 그리고 친근감이 묻어나는 말투 덕분에 친밀감을 느끼게 됐다. 그 사람은 우리 쪽을 겨누고 쏘는 시늉을 하다가 무슨 말을 벼락같이 하고는 곧장 몸을 돌려 과녁을 쏘았다. 나는 자세히 그 사람을 관찰했는데 그 사람이 쏜 화살은 돼지의 코에 박혔다. 그 사람의 화살은 한 번도 과녁 밖으로 튕겨나간 적이 없었다.(화살과 화살이 부딪혀 튕겨나가는 일이 있었다.) 활쏘기는 정말 대단한 것이다. 아무렇게나 활을 쏘아 댔다간 십중팔구 조금만 날아가던지, 아니면 과녁에서 한참 빗나갔을 것이다.
3. 수원화성 탐험 - 화홍문과 방화수류정
화홍문 밑 다리에 들어간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었다. 화홍문 가까이 다가가면 돌들이 이리저리 늘어져 있는데 그것은 우리가 서 있는 곳에서 첫번째 다리 밑으로 통했다. 그래서 조심조심 돌을 밟고 다리 밑으로 들어가면 다시 돌들이 있는데 그 돌을 딛고 서면 영락없이 다리 밑에 서 있는 꼴이 되었다. 다리 밑에는 물이 흘렀으며 그 물은 이상하게도 내 마음을 활활 불태웠다. 나는 순간적으로 밑에 펼쳐진 광활한 물줄기 속으로 들어가 수영하고 싶어졌다. 그리고 잘만 하면 물줄기를 통과해 돌들을 밟고 반대쪽으로 갈 수도 있을 듯싶었다. 나는 일부러 다리 밑의 뒤쪽으로 갔다. 앞쪽은 아이들이 꽉꽉 차 있었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되도록이면 그 광활한 물줄기에 가까이 가고 싶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그러나 물줄기 때문에 선생님의 말씀이 잘 들리지 않아 앞쪽으로 갔다 뒤쪽으로 갔다 했고, 뒷쪽에서 앞쪽으로 가는 지름길도 찾아냈다. 그 지름길이란 가볍게 돌 3개를 건너뛰어 울퉁불퉁한 바위를 딛고 물에 젖어 미끄러운 바위를 딛은 뒤 벽 쪽에 붙어 있는 하얀 돌에 다리를 얹으면 되었다. 그러면 순식간에 맨 뒷쪽에서 맨 앞쪽 가장자리로 나아갈 수 있었다. 나는 그 지름길 덕분에 아이들을 한번에 제치고 먼저 나갈 수도 있었다.
그리고 징검다리도 한 번 건넜는데 하얀 돌들이 무척 예뻤다. 남자아이들은 폴짝폴짝 뛰어 먼저 건너가 다시 돌아오는 도중, 징검다리를 건너는 여자아이들과 마주치게 되었다. 나는 답답해 징검다리를 건너뛰어 여자아이를 피하고 남자아이들이 쏠려 있는 틈을 타 재빠르게 남자아이들이 서 있는 돌을 지나쳤다. 그리고 여자아이 몇 명을 더 피해 건너편으로 갈 수 있었다. 나는 다시 돌아갔고, 건너오는 아이들과 부딪힐 뻔하기도 했지만 다시 원래쪽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그 때 남자아이들은 '잘하겠습니다 잘하겠습니다 잘하겠습니다' 라고 말했다. 선생님이 무척 화가 나신 듯했다.
방화수류정은 매끄러운 마루에 우뚝 선 기둥, 기둥 위에 화려한 기와가 얹혀 있는 아름다운 곳이었다. 방화수류정 위에 올라서니 기분이 좋아졌다. 방화수류정은 시원했으며 한눈에 경지를 내려다볼 수 있었다. 또한 마루가 매끄러워 기분이 좋았다. 이 방화수류정에서 활 쏘는 시늉도 해보았다. 방화수류정에서 1, 2분 정도를 쉰 뒤 다시 화성탐험을 나섰다. 미션을 푸는 것이 꽤 재미있었다.
드디어 수원화성탐험을 끝내고 돌아오는 시간, 나는 편안하게 앞자리에 늘어져 있었는데 선생님께서 런닝맨을 보았다. 정말 흥미진진했다. 휴게소에서는 떡볶이와 감자알을 사주셨다. 나는 3,000원을 써서 떡볶이를 더 사왔다. 여러 명의 여자아이들이 한꺼번에 떡볶이를 먹으니 금세 동이 났다.
정말 즐겁고 재미나는 수원화성이었다! 무엇보다 흡족한 점은 내 가엾은 다리가 고생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첫댓글 한 눈에 깔금하게 정리했네샘이 든든해 하는거 알아요..
본희의 글은 당당하고 힘이 있는 느낌이야
장경자샘 사진에 활짝 웃는 본희 모습이 넘 예쁘군요
마음 씀씀이도 예쁘고 웃는 모습도 예쁜 본희
본희가 있어서 참 든든해..그래서 고마워.
I you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