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28(일)일부터 3월 1(월)까지 1박2일 일정으로 갑판장네는 강원도 양양에 다녀왔습니다
이번 학기부터 부모의 품을 떠나 강원도 양양군 서면 공수전리(이하 '자두마을')에 위치한
상평초등학교 공수전분교로 산촌유학을 떠나는 딸아이를 데려다 주기 위한 목적이었습니다.

상평초등학교 전수전분교장
공수전분교는 전교생이 스믈 댓 명쯤 되는 작은 산촌학교랍니다.
학생수가 적어(3명인가?) 폐교가 될 위기에 처했었는데 양양군과 자두마을주민들이 나서서
도시아이들의 산촌유학을 도와 줄 양양산촌유학센타(이하 '철딱서니학교')유치하였답니다.
그 결과로 작년에 이어 올해도 약 20명 정도의 도시아이들이 자두마을의 주민으로 등록을 하였답니다.
갑판장네 딸아이도 그 중 한 명입니다. ^^


철딱서니학교 전경(위)과 딸아이가 생활할 방(아래)
철딱서니학교는 이름처럼 학교는 아니고 산촌으로 유학을 온 도시아이들이 함께 모여서 생활을 하는 공간입니다.
이 곳에는 여러 분의 선생님들이 계셔서 아이들을 돌보아 주시기 때문에
산촌에 연고가 없는 갑판장네도 딸아이를 안심하고 산촌으로 유학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의 이곳에서의 생활은 주로 풍요로운 자연속에서 마음껏 뛰어놀며 논과 밭농사도 직접 짓고,
마을행사 및 지역행사(축제)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예정이랍니다.
그 대신 컴퓨터나 핸드폰 같은 것들은 멀리 두어야 한답니다.

철딱서니들의 생활을 책임져 주실 선생님들
2월 28일 오전 11시부터 산촌유학생과 지역주민 간의 자매결연 및 환영회가 있어서
그 시간에 맞추기 위해 이른 새벽에 서울을 출발했습니다.
뻥 뚫린 도로를 자동차를 이용해서 질주를 해도 꼬박 4시간이나 걸렸습니다.
앞으로 이 길을 갑판장이 얼마나 자주 다니게 될지는 아직은 아무도 모릅니다.
아마도 갑판장보다는 딸아이가 놀토 등을 이용해서 더 뻔질나게 드나들 것 같기는 합니다만...
애엄마가 딸아이가 보고싶다며 닭똥같은 물물이라도 뚝뚝 흘린다면 아무 때라도 양양으로 차를 몰고 갈 것도 같습니다.

갑판장네 자매결연 장면(사진은 철딱서니학교 홈페이지에서 발췌했습니다.)
좌측에 모자를 쓰신 분은 철딱서니학교의 교장선생님이시고,
우측의 연두색 조끼를 입으신 분이 갑판장네와 자매결연을 맺으신 이광우 어르신입니다..
잠시간 머무르며 돌아가는 분위기를 보니 철딱서니학교와 자매결연을 맺은 가정뿐만이 아니라
자두마을의 모든 주민분들이 철딱서니들의 보호자를 자처하시니 한결 마음이 놓입니다.
딸아이 덕분에 고향에 대한 개념이 없는 서울 토박이인 갑판장에게도 덩달아 고향이 생긴 것 같아 기분이 좋습니다.
암튼 좋은 인연을 오래도록 이어갔으면 좋겠습니다.


지신밟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마침 대보름이어서 풍물패분들이 철딱서니학교를 찾아주셨습니다.
졸지에 철딱서니학교 앞마당에 동네잔치판이 차려졌습니다.
갑판장도 주민들과 어울려 나물을 안주삼아 막걸리를 마셨습니다.


자두마을분들이 준비해 주신 메밀막국수
점심식사는 자두마을의 주민들이 손수 준비해주신 메밀막국수를 먹었습니다.
첫 맛은 식당음식과 달리 약간 밍하고 씁쓰름했는데 촌김치를 곁들여 먹으니 먹을수록 착착 감기는 맛이었습니다.
갑판장은 염치불구하고 두 그릇이나 깨끗이 해치웠다는 소문입니다.
앞으로도 이런 음식을 자주 맛 볼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램도 있습니다. ^^


짚풀공예 체험
점심식사를 마친 후에는 마을회관 2층에 마련된 사랑방에서
노인회분들이 철딱서니들에게 짚공예를 체험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셨습니다.
처음에는 뒷전에서 구경만 하던 딸아이도 짚풀을 엮어 새끼도 꼬고, 계란꾸러미도 만들며 즐거워했습니다.

서면리장협의회와 새마을부녀회에서 주최한 정월대보름맞이축제
정월대보름이라 그런지 동네에서 마련한 행사들이 넘쳐납니다.
잠시도 쉴 틈도 없이 이번에는 서면 복지회관 광장에 펼쳐진 대보름맞이 행사에 참여를 했습니다.

달집에 소원달기
달집태우기를 할 때 함께 태워 보낼 소원도 적었습니다.
딸아이의 소원은 과연 무엇이었을까요?
아빠의 소원은 '행복한 삶'입니다.
너무 막연한가요?
갑판장네의 가훈이
신나게, 재미나게, 즐겁게
그리고 행복
입니다.

서면 새마을부녀회에서 준비해 주신 떡만두국
좀 애매한 시간이지만 서면주민들이 준비해주신 떡만두국도 한 그릇씩 나누어 먹었습니다.
날씨가 쌀쌀했었는데 따끈한 음식을 먹고나니 한결 훈훈해졌습니다.
암튼 점심, 저녁을 모두 주민들이 정성껏 준비해 주신 음식으로 먹었습니다.

자두마을의 대보름 달맞이행사
밤에는 텅 빈 논 한가운데서 달집을 태우는 달맞이행사도 있었습니다.
이장님의 말씀을 빌자면 인근의 대략 200여개 쯤 되는 마을중에서
해마다 대보름행사를 하는 마을은 자두마을 뿐이시라며 자랑이 대단하십니다.
암튼 기운이 좋으신 분들입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런 일들을 추진할 수 없을겁니다.
딸아이의 철딱서니학교에서의 첫날밤은 애엄마의 성화에 못이겨 하루 미루어졌습니다.
무슨 말씀인가 하면 원래 아이들은 각자의 방에서 자고,
하룻밤을 묵어 갈 부모들은 남녀를 구분해서 각각 마을회관과 철딱서니학교의 강당(?)에서 자야합니다
그런데 철딱서니학교에서 5km남짓 떨어진 곳에 오색온천이 있기에 갑판장과 선장님은 그 곳에서 하루 묵기로했습니다.
딸아이를 천리타향에 혼자 놔두고 오기가 막막한 애엄마가 하룻밤이라도 같이 재우고 싶어
선생님께 말씀을 드리고 딸아이를 데리고 나온겁니다. ㅡ.,ㅡ;;
갑판장의 교욱철학과는 다르지만 애엄마의 심정도 이해 못할 것이 아니기에 그러려니 했습니다.

눈세상이 된 철딱서니학교
우왁!
아침 일찍 딸아이를 철딱서니학교로 데려다 주어야 하는데
갑판장네 가족이 애절한 석별의 정을 나누는 사이에 온세상이 눈세상으로 바뀌어 버렸습니다.
한계령길에서 구룡령길로 옮겨가야 하는데 이것 참 큰일이 났습니다.

영동고속도로 대관령구간
아쉽지만 이미 정해진 수순에 따라 딸아이를 자두마을에 남겨두고 서울로 출발을 했습니다.
올 때 한계령을 넘어 왔기에 갈 때는 구룡령을 넘어 가려 했었는데 무려 40cm가 넘는 폭설로 인해
극심한 정체가 뻔히 예상되는 영동고속도로를 선택했습니다.
그런데 세상에나 만상에나 대관령을 넘는데만 꼬박 5시간이나 걸렸습니다.
결국 양양을 출발한지 10시간만인 밤 10시를 아슬아슬하게 넘긴 시간에 귀가를 했습니다.

고속도로를 우스운 속도로 질주중이신 선장님
갑판장 혼자서 정체가 극심한 도로를 10시간이나 운전을 해야했다면 아마 미치고 팔짝 뛰었을겁니다.
작년에 오너드라이버 대열에 합류한 선장님 덕분에 평창(상)휴게소부터는 조수석에 앉아 탱자탱자 놀면서 왔습니다.
지난 1년간 이런저런 사고로 인해 지불된 비용이 쏠쏠했는데 그 비용에 대한 보답을 만끽한 시간이었습니다. ^^
<딸아이를 천리타향에 두고 온 무심한 갑판장이 딸아이를 그리워하며 썼습니다.>
& 덧붙이는 말씀 :
정작 산촌유학의 당사자인 딸아이보다 애엄마가 더 걱정입니다.
금지옥엽 하나 뿐인 딸아이를 300km가 넘는 곳에 남겨두고 오려니 왜 걱정근심이 없겠습니까.
아쉬게도 이번 학기에 철딱서니학교에 온 유학생중 여자아이가 4명뿐인데
그나마 이미 사춘기에 접어 든 딸아이와 한 또래가 없어서 더 걱정입니다.
철딱서니학교 홈페이지 : http://www.ddorang.net/
자두마을 홈페이지 : http://www.공수전리.kr/
상평초등학교 전수전분교장 홈페이지 : http://school.gweduone.net/user/k100200144/
첫댓글 가족이 참 어려운 결정을 했어...가족의 고마움과 사랑을 더 많이 느끼고 알아가는 시간이라고 생각하고 파찌엄마에게 잘해드리라구...서운하거나 서러워지면 더 많이 보고싶어질테니까.
어제 애엄마가 파찌와 전화통화를 했는데 너무 잘 지내는 것 같아 보여 오히려 서운해 하는 눈치더만...애엄마가 더 걱정이라니깐...나원참~~~~~그 동네 막걸리 맛이 아주 일품이더만...사올려고 했는데 갑자기 쏟아진 폭설로 인해 깜빡했다는 소문이구만..참나원~~~
힘든 결정이셨을텐데 잘 하셨습니다. 교육여건이 좋지 않은 가산동보다는 몸과 마음이 건강해질 수 있는 이곳이 100만배는 더 나아보이네요^^ 두분만 계시면 더 적적하지 않으실지 걱정도 됩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