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일 토요일 일기 첫눈 옴.
폭설의 전조가 없던 터라 토요일 오전에 폭설을 전하는 뉴스에 설마 첫눈이 그렇게야 올까 싶었지요.
낮 12시가 지나고 나니 집사람의 약간 흥분+상기된 전화가 왔습니다.
큰딸이 막 기말고사가 끝나고 집에 왔는데,
아홉 과목 '올백'이라고,
들떠서 씩씩거립니다.
그 다음은 그림이 자동으로 나오더만요.
언니들, 많지도 않은 친구들에게 전화 돌리고 있는 모습...
저도 잠시 쟈가 누굴 닮아서 저러나 생각해보고
음 역시 나밖에 누굴 닮겠나라는 결론에 아무렇지도 않게 도달했구요.
이제 중학교를 가게 되는데
뒷받침을 잘 해낼 지 걱정이 되기도 했구요...
한턱 쏘는 거야 달러빚을 내서라도 당연한 것 아니겠습니까.
평소 학교 왔다갔다 하면서 '이탈리안 돈까스'를 봐둔 곳이 있다고 그리 간답니다. 착하기도 하지...
마침 동광님께서 막걸리 생각에 전주를 오신다기에 저녁을 굶어야 막걸리의 참맛을 즐길 수 있는데,
애들과 아니 갈 수도 없고 난감은 했지만 그래도 어쩝니까.
가정을 꾸리고 처음으로 다섯 식구가 (동네지만) 레스토랑이란 곳을 가 보았답니다.
공부 잘 하는 언니와 큰누나 덕에 밑에 둘은 더 신이 났답니다.
최대한 빨리 식사를 마치고,
삼천동 '선달막걸리'로 급히 이동을 했습지요.
오랜만에 보는 주모는 입이 찢어집니다.
제가 그 집에 가면 주전자 비우는 속도며
주모를 소리쳐 외치는 소리며
그렇게 달콤한가 봅니다.
맛깔난 안주가 차곡차곡 쌓이고,
잠시후 초저녁 잠을 반납한 연주풀꽃도 합류하고
취흥은 도도하고 오가는 술잔만큼 정담도 쌓이고...
근데 제가 가면서 동광님 맛보시라고 대봉홍시를 냉동해서 가져갔는데
일어날 때 보니까 다섯 주전자를 비워댄 막걸리 탓에
홍시는 아예 잊고 있었네요.
다시 가서 꼭 되찾아 대신 맛 보도록 하겠습니다.
(홍시를 살짝 냉동해서 먹는 맛도 별미고,
바짝 얼려서 얇게 깎아서 드셔도 되고,
각으로 썰어서 드셔도 겨울 술안주로도 딱이고 아주 그만입니다)
다음날 아침이 되니 세상은 온통 눈세상입니다.
조기축구를 해야 하는데 눈이 대수겠습니까.
동네 견공들이 눈오는 날 폴짝거리듯
한쪽에서는 축구공을 좇아 정신이 없고,
또 한쪽에서는 굴을 구워 새벽부터 막걸리 잔이 돌고...
전날 동광님 차에 문제가 있다고 할 때,
일요일에 카센터 문 여는 곳이 없을 터이니
꼭 토요일에 차를 손 보라는 후배의 말을
그넘의 막걸리 한 잔 더 하려고 묵살을 했었거든요.
결국 사단은 벌어지고
동광님 차는 눈 많이 내리기로 소문난 정읍 근처 고속도로 상에서
바퀴가 빠지는 불상사가 발생하였지요.
하여튼 어리석기는...얼마나 자책을 했던지...
동광님의 고생기를 휴대폰으로 실황 중계를 듣고
안타까움에 발만 동동거리고,,,
차는 정읍에 버리고 일단 광주까지 케이티엑스를 타고 가셨다가
다음날 차를 수리해서 가져가신다는 말에 얼마나 송구하던지요.
눈 내린 주말의 짧지 않은 이야기였습니다.
아래 사진은 새로 지은 전북도청사입니다.
지금은 낙후전북과는 어울리지 않게 화려한 청사지만,
내년이면 희망전북과 어울리는 청사로 바뀌어 있겠지요.
오가는 길에 늘 보는 건물인데,
마침 카메라가 손에 있어 한 컷 했답니다.
첫댓글 토요일 밤, 찜질방에서의 이야기는 쏘주의 글을 퍼올리겠습니다.
전주에 온 동광은 못보고 , 어제 대전에 갔다 오늘 12시에 전주에 왔습니다 . 매번 대전에 가면 울 광사모식구들 만나야지 하면서도 그냥 오고 맙니다..
헛 먹고파라 전주에서 먹거리중에서 생각나는것은 저거밖에 없는디..에효 막걸리 먹고싶네.
된장아우 축하하네....공부도 잘하고 알라들도 이쁘고 그래 얼메나 좋아...전국에 광사모님들이 오늘따라 왜이리 보고 잡을까///동광님도 보고 잡슴니다.
하얀 눈보며 따스한 아랫목에 앉아 정든 벗들과 탁주를 드셨으니 월매나 행복하시것수...캬...그기다 얼라들 공부까정 잘했지... 근데 동광님은 한 해가 다가는 마지막달에도 액땜을 다하시니 가여워 죽겠어요. 마 새해가 아주 멋지게 활짝 피것이라 사료됩니다. 된장 입이 귀에 걸린 것 다보인다..ㅎㅎ
선달막걸리 묵으러 전주 가야 것다~~
된장네 큰딸이 잘 보이길래 뭐하나 했더니 공부하느라 그랬었군. 축하하네. 그리고 선달막걸리집의 풍경도 훈훈하고..
간만의 동광님...반가웠습니다. 기억해 주셔서 어찌 송구하던지....!
막걸리집 이름도 맘에 드느구먼- 근디 검은옷의 여인은 누구? ㅎㅎ
좋은 분위기네요... 같이 엄청 끼이고 싶네!!
헉! 동광님이 전주에 왔다 가셨군요. 눈 길에 고생도 하시고.... 그나저나 전주의 풍성한 맛거리는 언제봐도 먹음직 스럽군요.
검은 옷의 여인네가 바로 주모랍니다. 어제도 또 방문하여 양껏 퍼마셔서 주모의 사랑을 듬뿍 받았답니다.
좋은 사람들과 좋은 술집에서 좋아 하면서 한잔하면 좋은 일이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