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더뉴스-더사건] 격리 해제 후 '찬물 학대'...막지 못한 비극

[정명진]

[더뉴스-더사건] 격리 해제 후 '찬물 학대'...막지 못한 비극
Posted : 2020-01-14 15:22

■ 진행 : 함형건 앵커, 박상연 앵커
■ 출연 : 공정식 / 경기대 범죄심리학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한겨울에 9살 남자아이를 찬물에 앉아 있도록 학대해서 숨지게 한 의붓어머니가 구속됐습니다. 아이는 과거에도 학대를 당해서 아동보호기관에서 33개월을 보냈습니다. 재학대 피해를 막을 방법은 없었던 걸까요?

범죄심리학자의 사건 추적, 더사건에서 알아보겠습니다. 공정식 경기대 교수와 함께합니다. 안녕하십니까?

참 안타까운 사건이 또다시 발생했네요. 숨진 9살 아이. 직접적인 사망원인이 구타 같은 게 아니고 한겨울인데 베란다 찬물에 아이가 오래 있도록 한 거죠?

[공정식]
이 아이가 언어장애가 있는 아이였는데 식사 준비를 방해한다는 이유로 아이를 계모가 베란다 밖에 있는 영하의 추운 날씨에 욕조 안에다 1시간 이상 놔둔 상태인 거죠. 그러니까 그 상태에서 의식을 잃고 병원에 갔는데 사망했단 말이죠. 그런데 거기에 멍자국이 발견된 거예요. 그래서 수사가 시작됐는데 문제는 이게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겁니다. 세 번째에 해당한다는 거죠. 그것도 밝혀진 사실만 그렇다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아동학대가 굉장히 상습적으로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문제가 매우 큰 사건입니다.

[앵커]
보통 이렇게 학대하는 경우에 계속해서 반복되는 상습 학대인 경우가 많은 건가요?

[공정식]
재학대라고 통상 이야기하는데 재학대는 한 번 학대를 받고 나서 아이가 5년 이내에 또 학대를 받으면 재학대라고 얘기하거든요. 그런 비율들이 점차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추세인데 2010년도에 503건이었던 게 2018년도에 2543건으로 늘어났어요. 그래서 5배 이상 증가를 한 거죠. 거기에서 재학대 부모 중에서 친부모가 차지하는 게 73.5%인데 그중에서 아버지가 43% 정도를 차지하고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이번 사건은 계모지만 친부모에 의한 아동학대도 굉장히 많다 이렇게 볼 수 있죠.

[앵커]
사실은 6개월 전에도 학대로 의심되는 신고가 접수됐다고 해요. 그래서 경찰 조사까지 받았는데도 불구하고 이번 비극을 막지 못했습니다. 참 안타깝고 한탄스러운데. 부모가 아이들을 기관에서 다시 데려다 놓고 다시 또 학대한 거잖아요. 어떻게 이해해야 될까요, 이런 심리를?

[공정식]
그게 상습성이 있다라고 봐야 되는데 학대라고 하는 게 결국은 아이에 대한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의식이 없다, 이렇게 봐야 되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일종의 어떤 소유물로 보거나 어떤 나의 부속으로 보기 때문에 일종의 아이를 물건처럼 취급하는 그런 행태인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이런 행동들은 한 번에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지속적으로 유지가 될 수밖에 없는 것이고 강도는 더 강해질 수밖에 없는 이런 형태의 범죄이기 때문에 상당히 무서운 범죄라고 볼 수 있는 거죠.

[앵커]
기관에서는 부모가 요구를 했고 아이도 동의를 했다고 해서 보냈다고 하는데 말씀해 주셨던 것처럼 앞서 아이는 언어장애 2급이었고요. 나이가 9살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냈다는 그 자체가 사실 선뜻 이해가 되지 않거든요.

[공정식]
그게 우리 현행법상의 규정을 살펴봐야 되는데 아동복지법상이나 규정을 보면 아동학대와 관련한 처벌법을 보면 아동의 부모가 법원에서 친권 제한이나 격리조치를 받지 않는 이상은 아동의 부모가 데려가겠다고 하면 막을방법이 없어요, 법적으로. 그러다 보니까 이렇게 데려가게 된 건데. 문제는 그렇게 데려갔어도 충분히 사후조치로서 모니터링은 하고 있지만 그 모니터링 방법만 가지고는 안 되는 거예요, 지금 현재 이 방식 가지고는. 그리고 또 모니터링도 만약에 그 부모가 거절하면 못하게 돼 있기 때문에 사실은 상당히 제한적이다. 그래서 법률적인 보완이 필요하다고 보는 거죠.

[앵커]
이게 통계적으로 보면 한 번 학대했던 가정은 재학대 가능성이 큽니까?

[공정식]
매우 높게 나타나고 있어요. 그래서 사실은 재학대의 가능성이 아까도 말씀드렸던 것처럼 통계가 보여주듯이 우리가 보낼 때는 아동이라고 하는 것은 아직까지 자기가 스스로 결정할 능력이 아직은 부족한 것이 맞아요, 9살이면. 그렇기 때문에 아동의 심정은 양가감정이 있어서 부모한테 가고 싶은 심정도 있거든요.

그런데 그런 심정을 악용해서 또 아이가 학대받을 위험성이 있다고 한다면 전문가들이 개입해서 객관적인 판단 기준이 필요한데 그런 조치들이 미흡했던 것 아닌가, 이런 비판도 있습니다.

[앵커]
기본적으로 재학대를 막기 위해서는 어떤 조치가 필요할까요?

[공정식]
일단 우리나라 법상으로 보면 심각한 아동학대가 있는 경우에만 가해자 처벌이 되거든요. 이게 가장 문제인 것 같아요.

[앵커]
그 심각한이라는 건 어느 정도인가요?

[공정식]
상당한 정도의 중상을 입었거나 이런 건데 이탈리아 같은 경우는 경미한 아동학대도 징역형을 선고하기도 하고요. 독일이나 영국 같은 경우에는 지금 현재 이 사건은 아동학대치사죄로 기소가 됐는데 사실은 독일이나 영국 같은 이런 나라에서는 치사죄로 안 봅니다. 이건 살인죄로 봐요. 그래서 강력히 처벌하고 있는 추세고 특히 영국 같은 경우는 계모가 만약에 아이를 방임만 해도 징역 10년을 선고할 수가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그런 것에 비교해 보면 아동보호의 기준들이 너무 약한 거 아니냐, 이런 비판들을 받을 수 있습니다.

[앵커]
지금 말씀하셨듯이 종합적으로 보면 부모가 거부할 경우 강제할 수 있는 방법이 마땅치가 않고 모니터링 해 봤자 한계가 있는 것이고. 그러면 전반적으로 제도적인 틀을 손봐야 될 부분이 있는 거군요?

[공정식]
그렇죠. 지금 상태에서는 아동학대와 관련된 법률도 더 강화해야 되고 특히 아동이라는 어떻게 보면 저항할 수 없는 힘이 없는 아이들이기 때문에 그런 점들을 좀 더 객관적으로 사회적으로 전문가들이 개입을 해서 보호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체적으로 만들어질 필요가 있어요. 예를 들면 스웨덴 같은 경우는 신체적 학대는 어떠한 이유로도 용납이 안 돼요. 스웨덴 같은 경우는. 또 더불어서 스웨덴은 가해자 처벌뿐만 아니라 피해자에게 심리치료 프로그램을 의무적으로 제공하거든요. 이런 좀 더 적극적인 행정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앵커]
해외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어 보이는데 법적으로는 어느 정도까지 규정을 최소한 해 놔야 한다고 생각하시는지요.

[공정식]
저는 최소한 이건 살인죄기 때문에 무기징역 이상은 돼야 한다고 보는 거죠. 그래서 필요하다면 사형도 선고할 수 있어야 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앵커]
그 부분에 대해서는 관련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좀 더 논의가 있고 의견수렴이 공개적으로 더 진행돼야 될 것 같습니다. 이번에는 지명수배 얘기를 해 보겠습니다. 얼마 전에 중요지명피의자 공개수배 명단이 나왔는데 여기에 이 사람이 국제PJ파 부두목이라고 하죠, 조규석 씨. 어떤 얘기입니까?

[공정식]
원래 공개수배라는 게 1년에 2번 정도 상반기, 하반기 해서 중요범죄자 중 20명씩 선발해서 그 사람들을 공개적으로 수배하게 되어 있는데 이번에는 국제PJ파의 조규석 씨를 비롯해서 정읍의 이삿짐 센터 살인사건의 성치영이라든가 또는 전처 살인사건 황지영이라든가 이런 사람들이 다 포함돼 있는 20명이 공개가 된 거죠. 특히 조규석 씨 같은 경우는 2017년에 광주에서 사업가를 납치해서 이 사람을 양주에서 살해를 했거든요. 그래서 이 사람이 처음에 자수한다고 해서 경찰에서도 자수하기를 기다렸던 거죠.

그런데 이 사람이 과거에도 이런 도주한 경험이 여러 번 있어요. 그러면 왜 자수한다고 했을까 생각해 보면 아마도 시간을 벌려고 했던 거 아닌가. 왜냐하면 자수한다고 하면 기본적으로 수사 집중력이 떨어지게 돼 있거든요
그래서 그 기간 동안 오히려 장기도피를 준비한 게 아닌가, 이렇게 의심을 받고 있는 사건이죠.

[앵커]
도피 수법이 점점 더 지능화되고 있다고도 하더라고요. 이것도 맥을 같이한다고 볼 수 있을까요?

[공정식]
조규석 씨가 이번에 동생한테 소변 깡통을 준비하라고 얘기했는데 과거 사건에서 납치한 사업가가 차량 안에서 소변이 마려워서 죽겠다, 그렇게 막 우겨가지고 피해간 사건이 있었어요. 그 사건 경험 때문에 이번에는 조규석 씨가 미리 깡통을 준비시킨 거죠. 그런 검거를 피할 수 있는 방법도 찾은 거고. 그리고 아마 이 사람이 저번 사건에서 체포된 게 대포폰 사용 때문에. 그것도 굉장히 조심스럽게 사용했는데 한 10대 정도를. 그런데 결국은 대포폰 때문에 걸렸거든요. 그래서 이 사람이 이번에는 거의 휴대폰을 사용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요. 이런 것들을 범죄의 진화라고 볼 수 있는 거죠.

[앵커]
사실 공개수배라고 하면 일정한 절차를 거쳐서 결정이 될 텐데요.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대상이 되는 게 아닌가 봅니까?

[공정식]
공개수배라고 하는 게 현행법상으로 보면 지명수배에 관한 법률에 보면 지명수배가 있고 지명통배가 있고 그다음에 공개수배가 있어요. 그런데 지명수배나 지명통보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6개월 동안 범인을 검거하지 못하면 그 사람들 중에서 중대범죄자 20명을 선정하는 거예요. 그리고 그 사람들을 공개수배 명단에 게시하게 되는 건데 그렇기 때문에 사실은 공개수배자들은 소재를 전혀 알 수 없는 사람 또는 장기 미제로 남을 수 있는 그런 정도의 범인인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사실은 경찰의 수사 한계를 보여주는 가장 대표적인 사례이기도 하고 따라서 경찰에서는 마지막 카드로 공개수배 명단을 공개하는 거죠.

[앵커]
그래서 늦게 이루어질 수밖에 없군요?

[공정식]
법률적으로 보면 경찰이 늦게 한 게 아니라 일반적으로 절차가 있어야 되기 때문에 그래서 늦어진 거라고 보시면 되겠죠.

[앵커]
그럼 이렇게 공개수배 얼굴과 이름이 공개가 되면 도피한 범죄자들의 어떤 심리에는 변화가 확실히 있습니까?

[공정식]
아무래도 일단은 사람들이 많은 곳은 전혀 못 가게 되는 거죠. 왜냐하면 얼굴이 공개가 되기 때문에. 또 실제로 공개수배가 되고 나면 상당수의 범죄자들이 검거가 돼요. 예를 들면 공개수배자 중 한 45% 정도가 검거가 되는데 그중에 30명 정도가 시민 제보고요. 그다음에 15명 정도는 자수를 해요. 왜냐하면 심리적 압박이 크기 때문에. 결국은 효과가 있다, 이렇게 봐야겠죠.

[앵커]
효과가 있다고 하셨는데 그러면 공개수배 같은 경우에 도피자들이니까요. 장기간 도피할 경우에 형량이 더 높아지는 건가요?

[공정식]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 형법상 도주죄라는 규정이 있는데 도주죄는 체포 또는 구금된 자를 대상으로 하는 거예요. 지금 조 씨는 체포된 구금자가 아니에요. 따라서 도주죄 성립이 안 됩니다. 다만 이 사람은 현재 도주 중에 있기 때문에 이 사람이 자수를 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형이 감경되지는 않습니다. 그렇지만 이 사람을 도와준 사람들은 범인도피죄가 되는 거죠. 이 사람들은 형법상 징역 3년 이하 또는 벌금 500만 원에 처할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더 큰 형벌을 받을 수 있죠.

[앵커]
그러면 이런 도피자들을 잡기 위한 또 다른 방법으로는 뭐가 있습니까?

[공정식]
가장 경찰에서 할 수 있는 방법 중에서 제일 좋은 방법은 과학수사 기법의 활용이라고 볼 수가 있는데 대표적으로 과학수사가 발전하다 보니까 화성 연쇄살인사건의 이춘재도 DNA 수사 기법으로 검거가 됐더 것처럼 그런 기법들이 있을 거고. 그다음에 범인을 입증하는 과정 중에 진술분석 같은 것들을 활용하게 되면 증거가 없는 사건의 범인을 입증하는 데 굉장히 활용할 수 있다고 봅니다.

[앵커]
사실 공개수배 전단을 경찰서 벽에다 붙인다 하더라도 많은 대중이 지나다니는 곳은 아니지 않습니까? 그래서 사실 상당히 효과가 제한적일 수도 있다, 지금 방식은. 공공장소라든가 아니면 요즘 SNS 시대니까요, 다른 방식으로도 좀 더 많이 전파할 수 있지 않나 이런 의견도 있는 것 같습니다.

[공정식]
우리나라 공개수배 제도의 특성을 보면 뭐랄까, 수배자의 인권 보장 차원을 굉장히 중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최소한의 정보만 공개하게 돼 있거든요. 범죄 사실도 개요만 하게 되어 있고 성명, 이름 정도이고 지정된 장소나 이런 쪽만 하게 되어 있는데 독일이나 이런 데서는 상당히 구체적인 신상정보를 공개합니다. 그리고 인터넷, 전단지뿐만 아니라 심지어 전화번호부까지, 물론 SNS는 당연한 거고 폭넓게 적극적으로 게시를 하게 되어 있어요.

[앵커]
유럽이 사실 개인정보 보호에 대해서 엄격한 편인데도 그 부분은 강력하게 하는군요.

[공정식]
그렇습니다. 더욱더 강하게 하고 있고 또 미국 같은 경우는 심지어 FBI 중심으로 운영하고 있는데 미국의 경우에도 수배자의 신상정보 말고도 피해자의 최근 현황까지도 같이 공지합니다. 이유는 뭐냐 하면 시민들에게 이 피해자가 지금 고통스러운 상황에 있다는 공감을 끌어내는 거죠. 그렇게 되면 적극적으로 신고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되는 거예요. 그런 방법을 활용하기도 하거든요. 그런 측면에서 놓고 본다면 우리나라 공개수배제도는 아직까지는 거기에 못미치고 있다라고 볼 수 있겠죠.

[앵커]
그 부분도 역시 사회적인 논의가 좀 더 활발한 공론화가 필요한 부분인 것 같습니다. 오늘 공정식 경기대 교수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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