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돌뱅이의 어수선한 입담들이 빠져나간 유성 장터 널푸러진 비닐 봉투가 두둥실 바람을 담고 구른다.
난전을 벌였던 자리에 찢겨 버려진 종이 박스들. 과일.채소 팔던 할머니의 엉덩이 무게로 짓눌렸던 자국에 미지근한 체온을 식히고 있다.
순대국밥집 주인 여자가 기름기 밴 뚝배기에서 뭉텅한 촌로(村老)의 지문과 입술 자국을 설거지 하여 엎어놓고 허리에 감긴 전대의 피곤함을 덧셈으로 재어본다
마실 나온 시골구경꾼은 하나둘씩 끊기고 마지막 생선장수가 비린내를 거두어 떠난 유성 장터에 적막이 밀려든다.
그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 들이 바람에 몸을 뒤척이며 두런 거린다.
주모가 팔다 남은 막걸리 바닥을 긁으며 나무의자 끝에 걸터앉아 군내 물씬 풍기는 깍두기 입안에 가득 채우고 모래 씹는 맛으로 살아온 세월을 걸죽하게 뱉어낸다.
시끌벅적 뒤의 썰렁함이 유성장터를 어둠으로 덮고 있다.
오늘이 유성장(4.9)이라서 퇴근길에 날씨도춥고 막걸리 한잔생각이나서 유성장터를 찾아갔다. 해질녘의 유성장의 파장 모습이 눈에들어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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