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월(歲月)의
가치(價値) ♧
한국전쟁이 끝난 직후,
물감도 없고 캔버스도 구할 수
없었던 시절,
우리나라의 한 무명(無名)
화가(畵家)가알고 지내던
미군 병사에게 일본에 갈 때마다
물감과 캔버스를 사다달라고
부탁을 했었답니다.
화가(畵家)의 사정을 너무도
딱하게 여긴 미군 병사는
일본에 휴가차 갈 때마다
캔버스와 물감을 자기 돈으로 사다가 그에게 주었었답니다.
그 화가(畵家)는 미군 병사의
은혜(恩惠)에 보답하고자
그림 한 점을 그려서 보답으로
주었더랍니다.
미군 병사는
이 그림을 받을 때,
''저 무명 화가의
그림이 뭐 그렇게 중요하겠어?''하고
성의(誠意)를
생각하여 본국에 돌아갈때 가져가
그냥 창고에 쳐박아 놓았었답니다.
이 병사가 세월이 흘러 나이가 들자 너무
생활이 궁핍하게 되었는데,
그 무명 화가의 이름이 매스컴에
오르내리는 것을 보고
보관하던 그림을
한국(韓國) 시장에
내 놓았답니다.
이것이 박수근(朴壽根) 화백(畵伯)의
"빨래터''라는 그림이었답니다.
그림을 판 노인은
'존 닉슨''이란 사람인데,
그 그림이 무려 45억 2천만원에 팔린 것입니다.
•••
당장은 별 볼일 없고 가치없이 생각되던 것이
나중에 어떻게 될 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역으로 지금은
가치 있다고 생각하던 것이
나중에도 가치있는 것인지는
그때가 되어봐야 아는 법입니다.
세월(歲月)은 가치 없는 것과 가치 있는 것을 드러내는 시험대입니다.
사람 또한 세월이 지나보면 그 가치가 드러납니다.
※ 박수근의 빨래터 (1954)
ㅡ 모셔온 글 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