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한 봄과 함께 지천으로 피든 꽃들이 자취를 감추는 여름철 초입, 골목길 담장 넘으로 더하지도 않고 모자라지도 않은는 주홍빛 색갈로 채색된 능소화가 피는 계절이왔다. 꽃 색은 겉은 연주홍 이지만 안을 들여다보면 나팔처럼 벌어진 부분은 진한 주홍빛이고 긴 통으로 이어지면서 다시 연한 주홍색으로 변하는데, 그 가운데 진홍빛 줄무늬가 세로로 보이며 곳곳에 갈색 반점이 있어 전체적으로 아주 인상적인 꽃이다. 한여름에 피어나는 이 붉고 큰 꽃송이를 보고 시원함을 느끼게 된다.
옛 선비들 집에는 덩굴로 구불 구불 자라는 나무는 사람의 심기를 어지럽힌다고 심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능소화만은 양반집에도 심어 다른 이름이 양반집나무로 부리우기도 한다. 다른 덩굴나무와 다르게 그 덩굴모양이 고고하고 예사스럽지 않기 때문이다. 능소화 화분이 눈에 들어가면 실명이된다는 말이 있으나 화분에는 아무런독성이 없다고 하니 안심하고 뜰에 한그루를 심어 초여름 貧花의 계절에 즐겨 볼만하다. 능소화는 중국 강소성에서 도입이 되었다고 하나 언제쯤 인지 확실하지는 않아 우리꽃처럼 생각되어진다. 능소화가 필때쯤 장마가 시작이 되어 비를 맞은 능소화는 첫사랑에 버린 받은 풀죽은 총각 꼬라지처럼 처량하기 그지없다. 금년에는 늦장마여서 아직은 찬란한 꽃들이 아직은 그대로여서 보기에 좋다.
느티나 칠엽수처럼 넓은 면적을 차지하지않고 벽을 타고 위로 올라가기 때문에 좁은 곳에도 심을 수있다. 손바닥 만한 여분의 땅이 있으면 심어 꽃이 없는 초여름의 한적함을 달래 볼수있는 꽃이다.
이 능소화의 학명이Campsis grandiflora 인데 여기서 캄프시스라는 속명은 그리스어로 ‘굽는다’는 뜻으로 수술의 휘어진 모양을 나타내고 있다.
무더위가 시작되려는 요즈음 능소화 꽃을 보면서 좋은 여름 보내시길 바랍니다.
첫댓글 비온 후인지 색이 유난히 곱습니다.
빌려온 사진이라 잘 모르겠습니다마는 아마 솔선생 상상력이 맞는것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