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 '캐치 미 이프 유 캔'
평판 좋은 사람이 꼭 좋은 사람 아니다
◇ 스티븐 스틸버그 감독의 희대의 미남 사기꾼 영화 '캐치 미 이프 유 캔(Catch Me If You Can, 2002)'
진정성이 있는 사람은 자신의 부족한 점을 알고 다른 사람처럼 보이려 하지 않는다. 자신을 있는 그대로 드러낸다.
30대 초반의 결혼 1년 차 J는 의사가 아닌 사실이 들통나 결혼 파탄 직전에 부모에 이끌려 마지못해 내원했다.
의사인 부친의 기대에 따라 의사가 되길 희망했으나 의과 대학 진학에 실패해 일반 대학에 진학했고 부모에게 솔직하게 말할 용기가 나지 않아 이를 숨겼다.
아내가 된 여자 친구를 처음 만났을 때도 자신도 모르게 의과 대학을 다닌다고 속인 뒤 그 후 계속 의사 행세를 하게 되었다고 했다.
평생 올곧게 살아온 부모도 아들에게 속은 사실을 알고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다행히 아내가 J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수용해 주어 지금은 조그만 사업을 함께하며 잘살고 있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캐치 미 이프 유 캔>(2002)에서 프랭크는 항공기 조종사와 명문대 출신 변호사를 사칭하면서 미국 전역을 돌아다닌다.
위조 수표를 사용하지만 단순히 금전적 이득을 위한 사기 행각만으로 보기에는 이해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
실제 자신의 모습과 달리 본인이 바라는 인격으로 행세하는 점이 특이하다. 또한 행동하는 데 주저하지 않고 죄책감을 느끼지 못한다.
영화는 아버지의 사업 실패와 부모의 이혼을 계기로 보여 주지만 그것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렵다. 점잖아 보이는 아버지도 도덕성에 문제가 있어 보인다.
프랭크는 결국 그의 뒤를 추적하는 FBI 요원에게 체포되고 만다.
우리 주변에는 의사 행세를 하는 J나 <캐치 미 이프 유 캔>의 프랭크 정도는 아니나 자신의 실제 모습과 다른 사람처럼 말하고 행동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덕(德)을 해칠 수 있다는 이유로 공자가 싫어한다고 말한 ‘사이비(似而非)’가 그런 사람들이다. 사이비는 겉은 그럴듯하지만 속은 보잘것없는 사람이다.
처세에 능해 흠잡을 데 없어 보이고 시류에 영합하여 사람들도 많이 따른다. 주위 사람은 물론 본인 스스로도 옳다고 믿고 있어 그 실체를 파악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공자는 누구에게나 평판이 좋은 사람이 좋은 사람이 아니라 선한 사람이 좋아하고 선하지 않은 사람은 싫어하는 사람이 좋은 사람이라고 말했다.
사이비는 자신과 달리 삶의 원칙을 내세우는 훌륭한 사람을 비현실적인 사람으로 매도하고 혼자 잘난 척하며 까다롭게 구는 사람으로 폄하하는 경향이 있다. <계속>
글 | 김창윤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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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캐치 미 이프 유 캔'. 평판 좋은 사람이 꼭 좋은 사람 아니다
와봐라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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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4.09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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