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8.20. 목. 乙未날
겁재 양, 정재 관대, 천살. 백호살.
일운으로 천간 을이 와서 을경합.
일운으로 미가 와서 자미원진, 술미형. 미는 갑목(비견) 입고, 계수(정인) 입고.
수업 마치고 9시 반이 되어서야 바람 쐬러 밖으로 나왔다.
늦게 운동장을 열 바퀴 돌고 동네를 싸돌아다니며 바람을 맞았다.
열대야 탓에 학교 운동장에도 동네 길거리에도 아이들이며 어른도 꽤나 어울려 다닌다.
11시 가까이 된 시각, 집에 당도해 방만 닦자했다가 청소신이 강림하고 말았다.
과탄산소다, 구연산, 베이킹소다 삼총사로
싱크대, 욕실, 세면대 배수구 구멍마다 쏟아넣고 식초 부어 거품 올리고
뜨거운 물로 세척하고 다시 찬물로 씻어내리고..등등.
다 마치고 더위에, 가스에 취해 뻗어 기절했다. 끄읏!
덕분에 어제의 일기를 오늘 올린다.
예수정이란 66세 배우가 있다. TV에서 처음 보았을 때부터 머리가 새하얀 노인이었다.
많이 익숙한 얼굴이다 했는데 故 정애란 배우의 딸이라고 한다. 전원일기 최불암의 어머니다.
아무튼 예수정 배우가 최근 단독주역을 따낸 영화는 <69세>인데 덕분에 홍보성 인터뷰가 여기저기 많이 났다.
젊은 시절 극단에서도 한 냄비에 숟가락을 담그지 않아 욕먹을 만큼 깔끔했고
작금의 코로나 시대엔 개인 식기를 챙겨 다닐 정도로 자기 관리에 확실하다.
그런 오랜 습이 현재의 그의 모습과 태도와 주관을 만들었다.
'지금의 내 자신에게 집중하는 이기주의자'.
66세인 지금은 ‘탄생에서 멀어지고 소멸에 가까워지는 나이’라고 했다.
잘 소멸해가는 것이 숙제라고도 했다.
사회에서 밥벌이를 시작한 것이 21살 22살 무렵.
내 나이 20대엔 한 해 한 해가 너무나 더디게 흘렀고 항상 나이를 올려 말하고 다녔다.
어려서 피해본다고 생각했다.
늘 사랑하고 사랑받고 인정받는 데 온 열정을 다 털어 넣었고 당연히 영혼은 바닥이었다.
유일한 바람은 얼른 늙어 이 뜨거움이 빨리 휘발하는 거였다.
그렇게 서른이 되어선 세상을 다 산 듯했고 30대에 넘치는 판단으로 실패도 겪었다.
영화 <올드보이>의 오대수처럼 ‘오늘을 대충 수습’하고 살았던 40대엔
겨우 회복한 정상적 궤도를 달리느라 주변을 둘러볼 틈이 없었다.
그땐 50이란 나이가 있는지도 몰랐다. 늘 내가 그때까지 살 것 같지 않았다.
어이없이 반백년이 넘고서야 재수 없으면 이렇게 30년은 다 살수도 있겠구나 알게 되었다.
이제야 나이가 돌아봐졌다.
올해 쉰 셋이 되어 한 해 한 달 하루 하루 몸이 나이를 말해주는 시기가 되었지만
여전히 내 속엔 다 크지 못한 아이가 웅크리고 있고 가끔 나와서 말동무가 되어준다.
명리학의 입장에선 배우자와 자식이 생기는 시점을 인생의 터닝포인트라고 본다.
그래서 성혼하지 않은 문점자를 봐주지 않는 도사도 있단다.
결혼과 가정 속에서 지지고 볶으며 풀지 못한 과보의 숙제를 그대로 안고 50대의 중반을 향해간다.
이 조차 온쪽을 만들기 위해 나의 오늘은 무엇을 채워가고 있을까..
첫댓글 탄생에서 멀어지고 소멸에 가까워지는 나이...ㅍㅎㅎ
그려. 시작이 있었으니 끝도 있어야지.
참 좋다. 요즘은 사진 작가 맞지요??
요즘은 "결혼은 선택"이라며 혼자 사는 사람들이 늘어 나고 있습니다
너도 나도 태어는 났지만 꽃피우고 열매 맺기를 소홀히 하면 다음 세상에 넘겨 줄 씨가 없는데
괜찮을까?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