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이 울다>를 보고
두 남자와 한 여자가 영화를 봤다.
네 남자와 한 여자가 '주당천하'에서 막걸리와 부추전으로 뒷풀이를 했다.
예전 TV문학관을 열심히 봤는데, 영화 <산이 울다>를 보면서 마치 TV문학관을 보는 듯했다.
배경이 중국의 오지라는 것을 빼고는 현대문명이 덜 보이는 산골, 가난과 무지, 순박함 속에 감추어진 이기적 폭력성, 순수하면서도 외골수적인 사랑, 비극적 결론 등등.....
남편의 죽음이 그녀에게는무한한 행복이라는 사실을 남들은 몰랐다.
범죄는 완벽했는데 하필 남편 살인범으로 몰린 남자가 그녀에게 처음으로 진실된 사랑을 느끼게해준 사람, 그녀가 처음으로 사랑을 느낀 사람이라니....
죽는 순간에도 멍청한 년이라며 아내에게 도끼를 던진 사내, 나이어린 그녀를 벙어리로 만들기 위해 그녀의 목젖을 가위로 자른 사내....
내용은 그렇게 복잡한 편은 아니었고 관객들이 이해하기 어렵지도 않았다.(영화를 많이 본 사람이라면 다소 뻔한다 싶은)
영화가 잘 만들어졌다면 래리 양 감독의 디테일한 연출과 배우들의 연기력일 것이다.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게 무거운 주제를 무리 없이 이끌어 간 것, 질질끌지 않고, 장황하지 않고, 군더더기 없이 풀어간 것....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인생은 아름다워>, <비포 선 라이즈>, <냉정과 열정 사이> 등등 최근 일려의 재상영 영화들을 보았는데, 이 행렬에 넣어주어도 될 영화였다.
<45년 후>와 <초인> 보고 싶은데 볼 수 있을려나, 볼 수 있으면 좋겠는데....
오랫만에 대리운전을 했다. 밤바람이 선선했다.
첫댓글 이중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빼고 이번에 저도 다 본 영화네요.